정수연 피어슬릿 대표

-아포피스, 영상·음악과 함께 챗봇을 통해 삶을 회고하는 서비스
-디테일에 집착적이고 모든 요소가 섬세해서 몰입력이 강해

[2022년 한국여성벤처협회 예비창업패키지 선정기업] 멘탈 헬스 챗봇 서비스 ‘아포피스’ 개발한 스타트업 ‘피어슬릿’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피어슬릿은 기술과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멘탈헬스 솔루션 앱 ‘아포피스’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정수연 대표(29)가 2022년 7월에 설립했다.

정 대표는 “정신 건강 증진의 가치를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라며 “챗봇과 데이터 3D 랜더링 콘텐츠 등을 통해서 진입장벽이 낮은 멘탈헬스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를 만났다.

아포피스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아포피스는 게임과 유사한 서비스로 하나의 세계관, 스토리를 기반으로 3D 랜더링 기반의 그래픽 영상, 음악과 함께 챗봇을 통해 삶을 회고하는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 후에 소행성 충돌로 지구가 멸망한다’라는 스토리를 가지고 정말 자신이 일주일 후에 죽는다고 가정하고 가상의 인물과 함께 대화를 나눠보는 서비스입니다.

죽음을 가정하고 삶을 회고하는 것이 멘탈 헬스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여러 연구에 따르면 ‘죽음 교육’의 효과가 굉장히 명확합니다. 유한한 삶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 그리고 적절한 회고를 하는 것은 삶의 방향성이나 철학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서 우울까지 감소하게 한다고 합니다. 특히 제가 이 부분을 뼈저리게 경험하기도 해서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보는 것이 얼마나 삶 자체에 그리고 자아에 좋은 것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현재 다양한 생산성 기반의 회고나 루틴 서비스들은 많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외부 자극이 너무 많은 현대 사회의 삶에서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면서 삶을 정말 깊게 생각해 볼 만한 시간이 없다는 것에 문제 인식을 느꼈습니다. 그런 가치들을 모두 전하고 싶어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2022년 한국여성벤처협회 예비창업패키지 선정기업] 멘탈 헬스 챗봇 서비스 ‘아포피스’ 개발한 스타트업 ‘피어슬릿’
아포피스에는 어떤 기능이 있나요
아포피스는 자체 제작한 소설형 스토리, 3D 랜더링 기반의 그래픽, 음악 등을 복합적으로 제공합니다. 하나의 새로운 체험이 되도록 하고 이를 통해 굉장히 자신에게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 이후에는 삶에 대해 깊숙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이끄는 챗봇과 대화하면서 자기 삶을 회고하고 자연스럽게 기록하게 됩니다. 마케팅 활동없이 현재 사용자 2만 명 이상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이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이 주변에 추천을 해주면서 바이럴이 되고 있습니다. 아포피스에서 얻은 데이터나 인사이트를 토대로 앞으로도 새로운 관점과 3D, 콘텐츠, 기술 등이 융합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예정입니다. 정신 건강 증진과 나아가서는 모두의 자아 정체성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치를 전달할 계획입니다.

아이템의 경쟁력을 꼽자면 무엇인가요
가장 큰 경쟁력은 몰입력입니다. 아포피스는 지금까지 쌓아둔 사용자 피드백이 아주 많습니다. 현재까지 1500개 이상의 사용자 피드백과 1200개 정도의 앱 평가가 쌓여 있습니다. 공통으로 말하는 부분이 디테일에 집착적이고 모든 요소가 섬세해서 몰입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아포피스는 이 서비스로 전달하고 싶은 가치와 메시지 분위기 등을 정해두고 모든 요소를 정말 섬세하게 다듬었습니다. 크게는 음악과 그래픽부터 작게는 챗봇 하나의 말투 하나까지 굉장히 잘 조절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콘텐츠 경쟁력도 중요해 보이네요
맞습니다. 그래서 아포피스는 퀄리티 높고 셀렉티브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 합니다. 그렇기에 아포피스는 콘텐츠 자체로 경쟁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 파워는 IP 사업으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판로 개척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아직 적극적으로 판로 개척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아포피스의 경우 자연스럽게 바이럴을 타면서 사용자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아포피스의 경우 Z세대를 집중 타겟으로 한 서비스였기 때문에 틱톡에 자발적으로 한 유저가 앱 추천 영상을 올려줬는데 거기에서 굉장히 많이 사용자가 유입됐습니다. 서비스의 가치를 알아봐 주고 주변에 추천을 많이들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인사이트를 토대로 특정 타겟에게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는 매체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자신의 주변에 추천할 수 있을 만한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우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국내 최대 규모의 IT 벤처 창업 동아리 ‘SOPT’에서 회장을 맡았습니다. 1년 반 동안 동아리 안에서 여러 차례 IT프로젝트의 PM을 경험하고, 이후에는 동아리 회장까지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개인적인 경험을 살려서 IT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는데 그게 초기 아포피스였습니다. 처음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정말 좋은 친구들과 재미있게 진행했습니다. 아포피스 초기 베타 서비스를 운영했는데 이 앱으로 인해 큰 도움을 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한 사용자가 너무 우울하고 힘들었는데, 그냥 지나쳤던 삶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했어요. 이 앱 덕분에 더 살아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돼 본격적으로 창업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창업 실행 후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위에 말했던 것처럼 전달하고자 했던 가치가 충분히 전달됐다고 느낄 때입니다. 아포피스를 통해 각자의 고유한 하나뿐인 삶을 죽음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알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설립일 : 2022년 7월
주요사업 : 멘탈 헬스 챗봇 서비스 ‘아포피스’ 개발
성과 : 2023년 12월 아포피스 앱 서비스 정식 출시, 사용자 2만 명 유치, 2023년 12월 블루포인트 파트너스 시드 투자 유치, 2022년 11월 한국 콘텐츠 진흥원 주관 2022 Knock 데모데이 특별상 수상


jinho2323@hankyung.com
[2022년 한국여성벤처협회 예비창업패키지 선정기업] 멘탈 헬스 챗봇 서비스 ‘아포피스’ 개발한 스타트업 ‘피어슬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