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브이로그] 한번쯤 만들어보고 싶었던 아이디어를 누구나 직접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나는 어릴 적부터 레고 놀이를 즐겨했다. 똑같은 모양의 레고가 모여, 매번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게 재밌었기 때문이다. 30대가 된 지금, 돌이켜보면 참 많은 것을 만들어왔다. 독립출판에도 도전해보고 DIY 키트로 생활 용품들까지 말이다.

와디즈에서 일하다 보니, 일하면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역시 ‘만드는 사람들(Maker)’이다. 수많은 메이커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만드는 즐거움’ 만큼이나, 창작의 고통 역시 상당하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그 자체가 창조의 과정이고, 스타트업 업계에서 많이 말하는 ‘Zero to One’에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조이' 포스터.
△영화 '조이' 포스터.
꿈꿨던 인생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에서
아이디어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여 기적을 만들다.

영화 <조이>는 2016년 3월 개봉한 영화다. 국내에서는 약 17만 명의 관객이 들었다. 관객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성공한 CEO들이 추천하는 창업 스토리 영화로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 ‘조이’ 역을 맡았던 제니퍼 로렌스는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싱글맘 조이는 억척스럽게 삶을 버텨내는 여성이다. 이혼한 부모님과 전남편 할머니와 두 아이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어릴 적 꿈꿨던 인생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에 지쳐갔다. 의도치 않게 와인잔을 깨뜨린 조이는 손을 다치게 되지만 그 순간 떠올린 아이디어에 매료돼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돌입하게 된다. 아주 멋진 것을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어릴 적 꿈을 이루겠다는 다짐을 가지고 말이다.
스타트업 CEO들이 꼭 봐야 할 영화 ‘조이’ [영화로 풀어보는 스타트업 이야기]
여성 CEO에게 더욱 가혹했던 비즈니스 세계의 냉혹한 현실
싱글맘이자 사업 경험이 전무했던 조이에게 기업과 투자자들의 시선은 냉정했다. ‘그냥 집에서 가족 뒷바라지나 하세요’, ‘넌 할 수 없을거라고 수없이 경고했잖아’. 실제 영화 속 대사들은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너무나 혹독한 피드백이었다.

더욱 암담하게도 기적적으로 얻게 된 홈쇼핑 방송 기회에서 단 한 개도 팔지 못한 채 파산 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던가. 비즈니스 세계의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조이는 아주 멋진 것을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어릴 적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산업디자이너의 대학시절 포트폴리오 이미지에서
꿈에 그리던 제품화에 성공

(주)이디연은 ‘이로운 디자인을 연구’해 잊지 못할 경험을 제안하는 스타트업이다. 리빙테크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2025년까지 10개 이상의 브랜드 제품 라인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업디자이너였던 이연택 대표는 자신의 대학시절 포트폴리오에 이미지로만 존재하던 디자인을 직접 제품화하는데 도전한다. 2011년 대학시절의 아이디어가 2015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메이커스 리그 프로그램을 통해 시제품으로 제작되었고, 이후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하며 제품화를 실현할 수 있었다.


이디연은 이렇게 론칭한 ‘코르크 스피커’를 시작으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업그레이드한 코르크미니 스피커와 코르크 라이트(Light) 등을 선보이며 총 7차례의 크라우드펀딩을 모두 성공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톱 3 백화점에도 입점하고 하이트진로, 벤츠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프로모션 행사 때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해외에서는 코카콜라 멕시코 법인으로의 수출 등 성과를 만들어 냈다.
△코르크 스피커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페이지.
△코르크 스피커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 페이지.
일상에서 창의적 만들기를 실천하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란, 메이커들이 일상에서 창의적 만들기를 실천하고 도전하는 문화를 공유하는 것을 지칭한다. 제조 기술의 발달과 3D 프린터 등 시제품 제작 인프라의 발전으로 소규모 개인 제조 창업이 확산되는 트렌드가 바탕이 된다.


(출처 : 창업진흥원 메이크올 웹페이지)

창의와 도전의 주역인 메이커(Maker)에 대해서는 미국,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관심과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메이커, 메이커 운동이라는 용어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DIY(Do It Yourself) 문화의 확산으로 일반인들에게도 메이커로의 경험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전국에 212개의 메이커 스페이스가 운영 중이며, 제조 설비와 컨설팅 등 메이커에게 필요한 다양한 설비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진흥원 메이크올 웹페이지.
△창업진흥원 메이크올 웹페이지.
누구나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세상에 선보일 수 있도록
메이크미디어의 설립자인 데일 도허티는 메이커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만드는 활동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관점에서, 제작방식에 관계없이 ‘우리는 모두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그동안 제조와 생산은 거대한 자본이 필요했고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춰야 가능했다.

반면, 우리는 어린 시절 레고 놀이를 하면서 또 취미로 DIY 키트를 조립해보면서 이미 메이커가 되었다. 영화 속 조이가 와인자국을 닦아내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종이에 하나씩 그려가며 구체화 해 나간 것처럼.

물론, 아이디어가 모두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에 성공하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조이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던 것은 ‘아주 멋진 것을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어릴 적 꿈을 떠올렸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희용 님은 와디즈파트너스에서 투자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투자심사역으로 일하다 보니, ‘매일 쏟아지는 새로움’과 만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 시장, 사람들과 함께 미래를 상상하고 투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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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단절된 현재를 살아가는 직장人, 스타트업人들의 직무와 일상에 연관된 글을 쓰실 텍스트 브이로거를 모십니다. ‘무료한 일상 속에서 느꼈던 감사한 하루’, ‘일당백이 되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의 치열한 몸부림’, ‘코로나19 격리일지’, ‘솔로 탈출기’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직접 경험한 사례나 공유하고픈 소소한 일상을 글로 풀어내시면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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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