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걸 나눔스페이스 대표

-전북대학교 임상시험센터장인 김 대표가 직접 창업
-앱 통해 임상시험 참여, 환자와 연구자들 간의 의사소통 가능

[전북대학교 창업중심대학 실험실특화초기창업패키지] 비대면 임상시험에 사용될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기업 ‘나눔스페이스’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나눔스페이스는 비대면 임상시험에 사용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김민걸 대표(44)가 2022년 1월에 설립했다.

김 대표는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북대학교병원 임상시험센터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20여년간 신약개발 임상시험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얻은 경험을 다른 의학 연구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나눔스페이스를 설립했다.

나눔스페이스는 임상시험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할지 기획하고, 데이터수집 도구를 전달하며 이후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임상시험 분야에서는 이러한 기업을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라고 부릅니다. 현재 국내에는 CRO 회사가 70여곳 있습니다. 기존 CRO 회사들이 임상시험 업무에 대한 서비스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 나눔스페이스는 이러한 업무를 어떻게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원격강의, 화상회의, 비대면 진료 등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국민 이해가 높아졌다”며 “임상시험 분야에서도 비대면의 중요성이 부각 됐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창업중심대학 실험실특화초기창업패키지] 비대면 임상시험에 사용될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기업 ‘나눔스페이스’
나눔스페이스는 현재 비대면 임상시험에 사용될 스마트폰 앱을 주요 아이템으로 개발하고 있다.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임상시험 참여 신청을 하고 연구에 관해 설명을 들은 후 참여를 위한 전자 동의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전자설문 방식 등을 통해 환자의 증상을 의사에게 전달해주며 환자와 연구자들 간의 의사소통도 가능합니다.”

김 대표는 “나눔스페이스 핵심 아이템은 임상시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필요한 임상시험 관리시스템 (CTMS, Clinical Trial Management System)”이라고 강조했다.

“병원에서는 환자 진료 과정에서 건강정보를 기록하고 관리하기 위해 전자건강기록(EHRs, Electronic Health Records) 시스템이라는 전산시스템을 사용합니다. 병원 내 임상시험에 대한 전산시스템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임상시험의 계약과 연구비 관리 등 행정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것들이 주를 이루며 실제 연구자들이 임상시험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산시스템은 없습니다. 연구자로서의 입장에서의 오랜 기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자들이 임상시험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임상시험관리시스템’을 개발하게 됐습니다.”

CTMS는 환자들을 방문 일정을 관리하고 이들에게 발생한 약물 이상 반응을 기록하고 평가해 연구 진행 중 수집되는 다양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서를 관리하고, 환자와 연구자 간의 의사소통(SMS, 카카오톡 등) 기능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나눔스페이스 아이템은 IT 개발 기술력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임상시험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필요성을 기반으로 발굴하였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을 위해 제약회사에서는 막대한 R&D 예산을 투입해 임상시험을 수행합니다. 대부분 전통적인 통계분석 기법을 통해 결과를 산출한 후 더 이상 활용되지 않습니다. 나눔스페이스는 이렇게 묻힌 임상시험 데이터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 임상시험에서 수집된 환자데이터를 최신 통계기법으로 추출해 신규 임상시험의 대조군으로 활용하는 외부대조군연구(External Control Trials)가 규제과학적으로 활용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북대학교 창업중심대학 실험실특화초기창업패키지] 비대면 임상시험에 사용될 소프트웨어 개발하는 기업 ‘나눔스페이스’
김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신약 개발 임상시험 분야는 일반적인 연구 분야와 달리 규제과학적 측면을 고려해야 해서 매우 보수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분야들에 비해 최신 IT 기술들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공 분야인 임상시험 분야의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 방안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고민해 왔습니다. 200여건 이상의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실무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에 대해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단순하지만 하나하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습니다. 그런데 교수로서 이러한 연구 활동은 다른 기관의 사람들에게는 도움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사업으로 체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던 중 전북대학교 창업지원단의 권대규 교수님께서 2021년도에 교원 창업을 지원하는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참여를 권해주셨습니다.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특허 등 아이디어를 정리해서 육성사업에 지원하였는데 이 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의과대학 졸업 이후 연구자로서 교육자로 사는 삶을 살아왔다”며 “창업을 통해 또 다른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어 두렵기도 하지만 회사를 경영한다는 미지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모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나눔스페이스는 현재 25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김 대표는 “통계, 데이터베이스, IT 개발뿐만 아니라 의약학, 영양학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나눔스페이스는 대웅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 여러 제약사와 서울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분당차병원 등 국내 대학 병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과 비전이 20대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며 “지역 우수 인재들을 많이 채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립일 : 2022년 1월
주요사업 : 임상시험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성과 : 임상시험 앱 개발, 임상시험관리시스템 개발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