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원 이루라 대표
-벗겨짐 없이 기도를 압박하지 않는 반려견 하네스를 개발
-각종 쇼퍼테인먼트 기반 이커머스 브랜드 만드는 것이 목표
전 대표는 “이루라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숏폼 커머스’ 시장에서 매력적인 콘텐츠 파워를 지닌 반려동물 브랜드 ‘하르나르’를 시작으로 국내와 해외까지 진출하는 것이 목표인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하르나르는 순우리말로 강아지의 나이를 셀 때 한 살을 ‘하릅’, 네 살을 ‘나릅’이라고 합니다. 강아지 활동량이 가장 많은 청년기가 1~4살입니다. 하르나르는 어릴 때부터 올바른 관리로 언제나 아이처럼 쌩쌩하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브랜드명입니다.”
하르나르의 첫 제품은 3개월 강아지부터 사용하는 하네스다. 전 대표는 “하네스는 매일 30분씩 보호자와 함께하는 산책이 행복한 교감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라며 “2022년 10월 일본과 한국 동시 출시해 일본 크라우드펀딩 1,048% 달성(2차 앵콜펀딩 진행 중), 국내 크라우드펀딩 4,226% 달성했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소형견이 많다. 하네스는 소형견 다수가 앓고 있는 기관지 협착증 때문에 산책할 때 목이 조금만 압박돼도 심하게 기침하는 강아지들이 많다는 문제점에서 시작된 제품이다.
“하네스의 기원은 마차를 끌던 말의 마구였고 이후 무거운 물건을 싣는 썰매견이나 안내견에게 사용됐습니다. 해외에서도 하네스를 대형견을 기준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애초부터 3kg 내외 소형견 체형에 맞지 않아 벗겨지고, 기관지가 압박되는 것이죠.”
강아지 기관지는 사람처럼 폐에 산소를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소형견의 경우 이 기관지의 형태를 유지해주는 C형 연골이 약해지기 쉬워 기관지 내부가 좁아지며 호흡곤란으로 이어진다. 전 대표는 “기관지 협착증은 치료 회복이 어려운 불치병이라는 점이 매우 안타까웠다”며 “그래서 아이들의 행복한 산책 시간만이라도 목 압박 없이 편하게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에 개발한 것이 기침 방지 하네스”라고 말했다.
하르나르는 소형견의 좁고 깊은 기관지에 맞게 갈비뼈 중심부인 ‘복장뼈자루(manubrium)’에 고정해 벗겨짐 없이 기도를 압박하지 않는 하네스를 개발했다.
전 대표는 “하르나르 하네스는 해부학을 근거로 반려견 뼈 구조에 맞게 설계해 꺽꺽거리는 기침과 탈출을 방지한다”고 말했다.
“반려견 갈비뼈를 만져보면 복장뼈자루(manubrium)라는 돌출부가 만져집니다. 그 위로 기관지는 뼈로 덮여있지 않아 자극에 매우 취약하죠. 기침 없는 뼈착하네스는 기관지 부근에 패드가 닿지 않아 물리적인 충격을 없앴습니다. 뼈착하네스는 갈비뼈에 고정해 순간적으로 당겨도 목 위로 올라가지 않아 목 졸림도 없습니다. 또한, 뼈에 맞는 구조는 3개월 아기 강아지조차 빠지지 않을 만큼 안전합니다.”
전 대표는 한국과 일본에 제품을 동시 출시하며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마케팅에서 반려동물은 매력적인 콘텐츠입니다. 숏폼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쇼퍼테인먼트’, 즉 제품의 기능이나 가격을 내세워 직접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대신 이용자가 재미와 유익함을 느껴 구매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전략에도 매우 부합한 콘텐츠입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등장하면 귀여워서 3초 이상 시선이 머물게 됩니다. 하네스는 야외에서 늘 함께하는 제품이다 보니 콘텐츠 에너지가 강력합니다.”
전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어릴 적부터 창업은 꼭 하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첫 창업은 2020년 뉴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당시 틱톡을 시작으로 ‘쇼츠(숏폼 영상)’가 뜨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B2B로 모바일게임 콘텐츠IP를 활용한 쇼츠를 제작해 마케팅을 제휴하는 아이디어로 창업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템이 정착하기 어려웠고 수익화할 수 있는 자체 콘텐츠가 없어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 후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이 성장하는 시장을 지켜보며 숏폼 마케팅과 가장 강력한 시너지는 ‘이커머스’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이루라입니다.”
창업 후 전 대표는 “세웠던 가설이 딱 들어맞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가설을 설정하고 참여와 반응을 검증한다. 이때 핵심은 고객 관점에서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가치를 강력한 퍼포먼스 콘텐츠로 표현하고 높은 반응과 참여가 나타날 때, 고되지만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덧붙여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규모와 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제품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루라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고려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고려대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고려대학교 캠퍼스타운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받았습니다. 레벨업 프로그램으로 시제품 제작을 위한 초기 자금 조달이 창업에 큰 힘이 됐습니다. 안암역과 인접한 창업지원 공간은 동대문 일대와 가까워 제품 원단과 부자재를 수급할 때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전 대표는 “반려동물 시장을 출발점으로 확장성이 높은 스킨 케어 등 각종 쇼퍼테인먼트 기반 이커머스 브랜드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22년 6월
주요사업 : 숏폼커머스 스타트업
성과 : 2021년 10월 고려대 캠퍼스타운 경진대회 은상, 2021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2021년 11월 한국여성벤처협회 전국여성벤처성장챌린지 최우수상, 2022년 5월 예비창업패키지 선정, 2022년 11월 일본 크라우드펀딩 ‘마쿠아케’ 1,048% 달성, 2023년 4월 한국 크라우드펀딩 ‘와디즈’ 4,226%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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