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꿈②] '열정으로 달린다'···특종 찾아 나선 대학생 기자들](https://img.hankyung.com/photo/202505/AD.40554951.1.jpg)
작은 변화를 가져다주는 작은 발걸음
세종대학교 학내 소식을 알리는 세종대신문사는 대학생 기자들의 취재열기로 365일 내내 뜨겁다.

얼마 전 세종대 군자관 외벽 도장 및 승강기 공사와 내부 환경 개선과 관련한 사안(세종대신문 698호, ‘군자관 변화를 맞이하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마감 6일 전까지 인터뷰에 응하는 학생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경우에는 24시간 내내 휴대전화를 분신처럼 들고 다니며 인터뷰하겠다는 연락이 왔는지 수없이 확인한다. 취재원 한 명의 작은 목소리라도 간절해지는 순간이다. 결국 취재원을 확보해 인터뷰를 성사시켰지만 매 호수 발행을 앞두고 취재원 섭외는 항상 가장 큰 난관으로 작용한다.
취재 과정 중 많은 어려움을 맞닥뜨리지만 학보사가 학내 이슈를 공식화해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은 바쁜 학업 속에서 학보사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일례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출석체크만 하고 수업을 듣지 않는, 이른바 ‘출튀’를 다루는 사안(세종대신문 701호, ‘출석은 체크, 강의는 스킵’)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출결 시스템에 변화가 생겼다.
이 아이템은 출튀 외 본인이 아닌 다른 학생이 출석을 대신 하는 ‘대리 출석’도 문제로 삼았다. 이와 관련해서 취재 기자들은 교직원을 만나 인터뷰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그 결과 기사가 발행되기도 전에 단말기 변경 신청에 대한 승인을 일부 지연해 대리 출석이 제한되며 출결 관리 시스템 일부가 변경됐다. 이를 통해 더 공정한 출결 관리가 이뤄졌고 학생들은 출결에 대해 경각심과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학보사는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서 실질적인 시스템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의 학보사인 중대신문의 제작총괄 편집장 임영진(중앙대·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21)씨와 편집총괄 편집장 오윤수(중앙대·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21)씨는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 속 대학생 기자로서 삶의 이야기를 편집장 시선에서 전했다.
임 씨와 오 씨는 학보사에서 발행하는 모든 기사를 총괄하는 편집장으로서 취재 과정 중 가장 큰 돌발 사고로 마감이 촉박한 상황에서 취재가 부족했을 때를 꼽았다.
임 편집장은 “취재 중 변경 사안이 생길 경우에는 취재 방향을 수정하거나 아이템을 변경하지만 이와 달리 마감 과정에서 이를 대응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오 편집장은 “부족한 기사라도 기사의 방향이나 성격을 바꿔 발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로 인해 기사가 가지는 효용은 감소하겠지만 일부의 효용이라도 공동체 내에서 발현될 수 있도록 한다”고 전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 2023년 2월부터 7월까지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5,202명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콘텐츠·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18종 이용률’ 결과에 따르면 종이신문 유료 구독률은 지난 2000년 53%에서 급감해 2021년부터는 5% 내외를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건국대학교의 건대신문 ▲숙명여자대학교의 숙대신보 ▲홍익대학교의 홍대신문 등 여러 대학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사를 학생들에게 전하고 있다.
중대신문 또한 유튜브에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인스타그램으로 카드뉴스를 업로드 하는 등 종이신문이 위기를 맞은 상황 속에서도 학생들과의 소통 창구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임 편집장은 “그럼에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학보사를 운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독자들을 종이신문으로 가게 하는 가교로서 뉴미디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기자들은 저마다 다양한 학과, 다양한 꿈을 가졌지만 한 호수를 발행하기 위해 모두가 공통된 한 가지의 목표만을 바라보며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들의 노력이 만든 학보사는 공동체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며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나침반 역할이 아닐까. 과거 수십 년 전 선배들이 뛰었던 것처럼 말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허준희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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