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마이스트로우’ 캠페인, 노스페이스 ‘극한 쇼핑’ 캠페인 등을 진행한 디지털 광고대행사 ‘이노레드’는 최근 업계에서 가장 ‘핫’한 기업 중 하나다. ‘대한민국광고대상’, ‘클리오 스포츠 어워드’ 등에서 상을 휩쓸며 이노레드만의 크리에이티비티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보다 좋은 알짜기업] 야근 없는 광고대행사 ‘이노레드’...“신입 채용 때 중요한 것은 역량보다 ‘떡잎’”

△ 이노레드 사옥 내 라운지. 'G모닝로그' 등 사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이노레드는 남다른 ‘크리에이티비티’의 비결을 그들만의 기업 문화에서 찾는다. ‘유쾌한 혁신’을 타이틀로 내세우고 있는 이노레드는 임직원 모두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야근 없는 회사’ 만들기다. 야근이 당연시 여겨지는 광고업계지만 이노레드는 직원들이 가능한 야근을 하지 않도록 권장한다. 고통 속에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 아니라 즐겁고 유쾌하게 일하며 그 안에서 즐거운 아이디어를 떠올리자는 취지다. 그간 광고업계에서는 ‘칼퇴근’이 불가능한 일처럼 여겨졌지만 이노레드는 8시 출근, 5시 퇴근 문화를 지키면서도 업무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이노레드를 방문한 날도 오후 5시가 넘자 사무실이 한산해졌다. 퇴근길 만난 한 직원은 “퇴근 후 직원들끼리 함께 운동을 다니거나 취미생활을 즐긴다”며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드러냈다. 유쾌한 기업 문화 덕분에 이노레드는 기업평판서비스 ‘잡플래닛’의 미디어/디자인 산업군 237개 기업 중 만족도 1위로 꼽히기도 했다.



[대기업보다 좋은 알짜기업] 야근 없는 광고대행사 ‘이노레드’...“신입 채용 때 중요한 것은 역량보다 ‘떡잎’”

△ 이노레드 사옥



기업평판서비스 만족도 1위 기업, 비결은?

이노레드의 구성원은 ‘딜리노’라고 부른다. 유쾌한 혁신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딜라이트풀 이노베이터(Delightful innovator)’의 줄임말이다. 이노레드는 딜리노의 협업과 팀플레이를 회사의 원동력으로 본다. 한두 명의 스타플레이어가 회사를 이끄는 것이 아니라 딜리노 모두가 함께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성과를 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보미 인사팀 차장은 “70명의 딜리노 중 누구 한 명이라도 없으면 이노레드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라며 “신입 직원들은 이노레드의 이러한 공기를 흡수하고 녹아드는 것이 미션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보다 좋은 알짜기업] 야근 없는 광고대행사 ‘이노레드’...“신입 채용 때 중요한 것은 역량보다 ‘떡잎’”

△ 이노레드 사옥 내 도서관



이노레드의 기업 철학을 잘 보여주는 문화 중 하나는 ‘칭찬카드’다. 회사 생활을 하며 발견한 다른 딜리노의 칭찬할 점을 꼽아 한 달에 한 번씩 칭찬카드를 쓰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 것. 업무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비어있는 종이컵을 채워 넣는 소소한 행동 등도 모두 ‘칭찬거리’가 된다. 김 차장은 “이노레드는 사내 복지가 좋기로 소문났지만 비용으로 보상되는 복지혜택은 별로 없다”며 “소소한 행동이지만 함께 박수를 보내고 칭찬하는 등 직접 구성원이 참여하고 그것을 함께 나누는 문화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달에 한 번, 3명 이상의 딜리노가 모이면 회사에서 책을 구매해주는 ‘북클럽’ 문화도 있다. 딜리노들은 책을 함께 읽고, 리뷰 미팅을 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하도록 한다. 각각의 개인에게 독서지원금을 지급하는 여느 회사와 다른 이노레드만의 특징이 묻어나는 활동이다.



[대기업보다 좋은 알짜기업] 야근 없는 광고대행사 ‘이노레드’...“신입 채용 때 중요한 것은 역량보다 ‘떡잎’”

△ 하루도 빠짐없이 촬영하는 단체 사진 (사진=이노레드 제공)



이노레드는 ‘G모닝로그’로 아침을 시작한다. 회사 내 라운지에 모든 딜리노가 모여 ‘아침 조회’와 비슷한 시간을 갖는다. 대표가 공지사항을 전달하기도 하고 딜리노의 선행을 칭찬하는 시간을 갖거나 외부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기도 한다. 딜리노가 함께 영어를 배우거나 게임하는 시간을 가질 때도 있다.


G모닝로그의 내용은 매일 조금씩 다르지만 마무리는 언제나 단체사진 촬영이다. 카메라 앞에서 억지로라도 크게 웃으며 하루를 유쾌하게 시작해보자는 취지다. 김 차장은 “이노레드 창립 이래로 매일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며 “사진 포즈를 담당하는 딜리노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 달에 한 번 오전 10시에 출근하는 ‘지각데이’, 금요일 점심시간을 2시간 가질 수 있는 ‘프런치데이’, 날 좋은 날 갑자기 소풍을 떠나는 ‘게릴라 소풍’ 등의 제도도 딜리노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mini interview 김보미 인사팀 차장

“인턴십 코스 ‘이노라이더’로 신입 채용, 사진·학교·나이 안 본다”


[대기업보다 좋은 알짜기업] 야근 없는 광고대행사 ‘이노레드’...“신입 채용 때 중요한 것은 역량보다 ‘떡잎’”

△ 김보미 차장


Q 이노레드 채용의 특징은.

한 사람에 대한 시간 투자를 많이 한다. 대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채용할 수는 없지만 지원자 모두를 꼼꼼하게 살핀다. 자소서를 인사팀뿐만 아니라 대표까지도 모두 읽어볼 정도다. 그러다 보니 서류 검토 기간이 1주일에서 2주일 정도 소요된다.


Q 이노레드의 인재상은.

공식적으로 밝히는 인재상은 ‘세상을 즐겁게 만드는 혁신가’다. 어떤 열정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지원서에 사진을 부착하지도 않고 학교 정보, 나이 등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한 정보보다도 왜 이노레드인지, 왜 광고를 하고 싶은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Q 2017년 채용 규모는.

올해 초 정규직으로 전환된 케이스를 합하면 총 11명이다. 전체 인원의 15~16%를 지난해 신규 채용했다.


Q 이노레드는 인턴십 코스 ‘이노라이더’를 통해 신입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어떤 채용 방식인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간 인턴십 기간을 갖는다. 지원자는 인턴십을 통해 회사를 경험하고 자신과 우리 조직이 맞을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인턴 기간 중에는 자주 면담 시간을 가지면서 정말로 이노레드에 남길 원하는지를 체크한다. 회사에서도 인턴 기간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지만, 본인도 회사를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재학 중 인턴십을 한 뒤 복학했다가 졸업 후 입사도 가능하다. 이노라이더를 거쳐 회사 생활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 친구들도 있다. 자신의 의사로 퇴사한 몇몇 예외적 케이스를 제외한다면 정규직 채용 비율은 100%다.


Q 이노레드 채용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통해 채용한다. 이노라이더의 경우 보통 1차 면접에서 합격자를 뽑는데,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경우 2차까지 면접을 보는 경우도 있다. 경력직은 면접 횟수가 더 많다.


Q 각 단계별 중점적 평가 요소는 어떻게 되나.

서류전형에서 중요한 것은 진실성이다. 지원서상에 오류가 없어야 하며 모두 사실이어야 한다. 때문에 단순히 ‘참여했다’, ‘리드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참여했고,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가 나타나면 좋다. 본인이 가진 업에 대한 의지나 목표가 뚜렷한 사람을 찾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면접에서는 압박 질문을 하지 않는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 업을 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확인하려 한다. 열정은 넘치나 너무 본인의 주장이 강해 협업이 안 될 것 같은 사람은 합격하기 어렵다.


Q 지원 분야에 대한 자신만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방법을 조언한다면.

어떤 목표를 갖고 노력을 해본 사람만이 해당 분야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남이 말하는 강점이 아닌 자신이 도전을 하며 깨달은 강점이 궁금하다. 개인이 얼마나 절실해 이런 시도를 했구나라는 것을 자소서를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수상 여부 등은 중요하지 않다. 이노라이더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다. 태도나 열정 등의 ‘떡잎’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Q 이노레드 입사를 희망하는 취준생을 위한 조언의 한마디.

합격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전화로 불합격 통보를 하면 항상 전하는 말이 있다. 어느 부분이 모자라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적합한 사람이 합격했을 뿐이라는 거다. 얼마나 간절하고 열심히 준비했는지를 알기에 더욱 아쉽다. 취업이 힘들어질수록 지원자들이 서로를 경쟁자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당장은 그럴 수 있지만 나중에는 좋은 동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도우며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phn0905@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