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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남아야 할 이유, 떠나야 할 이유를 생각해 봤다 [점프의 기술]
여전히 업계 사람들을 처음 만나면 ‘그 회사는 사람 정말 사람 안 뽑는데 어떻게 간 거에요?’ 라는 말을 듣는다. 실제로 지금 나의 회사(이하 A사)의 PR/대외협력 채용공고가 떴을 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가고 싶은 회사'라 입을 모아 말할 정도였으니.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는 분도 있었고, 그중엔 정말 지원한 사람도 있었다. 3년 전 A사의 채용공고가 올라왔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이거 내가 하고 있는 딱 그거잖아?’였다. 하지만 이전 회사에서 이미 즐거운 경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었기에 이직을 해야겠다는 확고한 마음이 들진 않았다. 또 채용공고 문구에서 계속 되뇌이는 말이 있기도 했다. 스스로 내성에 강한 편이라고 느끼지만 A사 입장에선 유약한 것일 수 있겠다 싶어 금세 이 공고를 잊어버렸다. 그렇게 두 달쯤 지났을까? 페이스북 메시지가 와 있었다. A사의 파트너였다. 파트너는 대학시절 잠시 일했던 스타트업에서 인연이 되었던 분이다. 연락을 하고 지내진 않았지만 업계서 퍼스트펭귄으로 여러 업적을 쌓아온 분이기에 먼 발치에서 응원하는 분이기도 했다. 열어본 메시지의 첫 마디 아주 짧고 강렬했다. “인혜님 잘 지냈어요? 왜 A사 지원 안했어요? 기다렸는데!”이직 때마다 피어 오르는 ‘이회사 뭐지, 궁금해!’ 버튼이 작동했다. 짧은 문장에 서론,본론,이유가 다 담겼다. 궁금함을 못참고 답장을 했고 커피챗을 했다. 또 면접 아닌 면접을 보며 여러 질문을 듣고 여러 생각을 이야기했다. 점점 A사의 매력에 빠졌고, 곧 팀원들과의 면접이 잡혔다. A사와 그 당시 근무하던 회사의 성격이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2024.03.05 16: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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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변화 없는 이직, 해? 말아?” 동반성장 가능한 회사라면 OK [점프의 기술]
작은 스타트업 에이전시에서 다시 시작해 경력단절을 극복하던 5년 전, 당시 한 스타트업 초기 투자사가 나의 클라이언트였다. 클라이언트의 사무실이 있던 건물 5층엔 아주 흥미로운 이름의 회사가 있었다. (이하 F사라고 칭하겠다) 종종 미디어 모니터링을 통해 F사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지만, 정확히 어떤 철학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진 잘 몰랐다.궁금한 마음에 포털사이트에 몇 번 검색해 봤지만 아주 파편적인 정보만 가득했다. 이 회사에 대한 첫 인상은 '이름은 아주 트랜디한데 정확히 어떤 곳이고 뭘 지향하는진 잘 안 모르겠다'였다.아주 무더운 어느 여름날, 한 투자사의 커뮤니케이션 팀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녀는 10여 년 전 대학시절 여름 인턴 프로그램을 했던 스타트업에서 처음 만났었다. 스타트업 홍보를 맡고 있지만 현재 트랜드나 투자현황과 같은 분위기를 좀 더 알고 싶어 연락해 두었던 참이었다.“혹시 이직 관심 있어요? 안그래도 F사에서 PR담당자를 채용한다고 좋은 사람 추천해달라는데 한 번 만나봐요!”궁금한 건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내 성격에, 궁금했던 그 회사에서 사람을 찾는다니. 당시 이직보단 호기심이 앞섰기에 냉큼 제안을 수락했다. 바로 F사의 파트너와 미팅 일자가 잡혔고 2주 후에 건물 5층으로 찾아갔다. 회사에 대한 첫 인상은 ‘와, 생각한 것보다 더 흥미로운데?’ 였다.육중한 책장을 열고 들어가면 나오는 회의실, 브루클린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인테리어의 사무실, 자유롭게 근무하는 스무명 남짓의 구성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회사에 가자마자 F사의 파트너는 ‘대표님도 같이 뵈어도 괜찮죠?’ 라고 물었다. 갑작스런
2024.02.16 14: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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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애들은 꼭 그렇더라”는 말에 퇴사를 고민한다면…[어쩌다 워킹맘]
새학기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워킹맘에겐 퇴사, 휴직이라는 큰 고민에 빠지게 되는 시기다. 동네 지인은 초등입학에도 휴직하지 않는 나에게 ‘야수의 심장’이라고 했다. 이미 이전에 3년이 넘는 경력단절이 있었고, 육아휴직은 다 써버렸으며, 회사 내 업무 담당자가 1인인 환경이었기에 휴직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나 역시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다. 휴직이나 퇴사를 해야 할지 말지 기준은 아이의 성향 부모가 얼마나 양육을 잘했는지와 무관하게 아이에겐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기질이 있다. 개인적으론 아이의 기질을 잘 알고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낯선 환경과 사람에 적응이 유독 힘들고 오래 걸리는 아이라면 혹은 다른 양육자보다 엄마에 대한 집착이 강한 아이라면 한학기나 초반 몇 개월만이라도 휴직하는 것이 아이의 학교 적응을 돕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아들이 어린이집부터 유치원까지 모든 기관의 적응이 수월했고 비교적 환경 순응적인 아이다 보니 휴직없이 버텨 보기로 했다. 만약 휴직이 어렵다 해도 퇴사는 어지간하면 말리고 싶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소수의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결국 사회적 자아를 실현하고 경제적 소득을 얻기 위한 고민이 또다시 시작되기 때문이다. 돌봄교실과 이모님, 남편과의 파트너십,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동네엄마 네트워킹 생각보다 놀랐던 건 학교 내 돌봄교실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종이접기 등 간단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 프로그램과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 기회가 현저히 적던 아이에겐 마치
2024.02.14 10: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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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교육 고민이신 사장님들···'70·20·10' 들어보셨나요? [차연수의 이로운 노동법]
2024년도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나갔다. 연초에는 최저임금 등 각종 법개정에 맞춘 근로계약서, 연봉계약서, 취업규칙 작성을 포함한 규정정비 컨설팅 문의가 많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는 기업들의 규정정비 컨설팅 수요 외 ‘교육’에 관한 자문과 상담이 이어지고 있어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롭다.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고민하는 곳은 신규 사업장보다는 어느 정도 업력이 있는 사업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곳들의 특징은 사업 초기 변동성에서 벗어나 직원들의 인력구조나 업무 프로세스가 세팅된 상태다. 사업의 성장은 획기적인 아이템과 리더십에서 비롯되지만, 그것을 뒷받침해줄 무형의 조직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직역량의 향상을 목표로 한다면 개인역량의 발전 또한 필수불가결하게 염두에 둬야 할 요인이다.하지만 교육을 고민하는 사업주 또는 인사담당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교육의 효과성이다. 회계, 세무, 기술공정 등 비교적 프로세스가 전형화 돼 있고, 수치로 단계별 확인이 가능한 직무의 경우 관련 지식과 업무스킬의 습득이 주를 이루는 일정 수준의 직무교육은 그 효과가 단시간 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업무를 넘어 과업별 응용과 실전 문제해결능력이 요구되는 심화업무의 경우에는 강의형 교육만으로 그 효과가 보장되기 어렵다. 특히 기획, 홍보, 마케팅, 인사, 개발, 연구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무는 더욱 그렇다. 어떻게 하면 교육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 사업주들에게 필자는 ‘70/20/10 모델’을 소개한다. ‘70/20/10 모델’이란, 학습과 역량개발의 70%는 업무경험을 통해 이루어지고, 20%는
2024.02.06 11: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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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10계명' 들어보셨나요?” [다소 솔직한 이직의 기술]
많은 직장인들이 새해 목표로 세운 결심 중 하나가 ‘이직’이다. 이직할 회사를 아무리 꼼꼼하게 알아본다고 해도 정작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경우가 있다. 회사 재무제표는 물론, 평판사이트에서 평점을 보는가 하면 재직 중인 사람을 통해 회사에 대한 레퍼런스 체크도 해보지만 사실과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직 시 꼭 알아봐야 할 10가지 항목을 짚어봤다. 1. 재무제표재무제표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중요하지만 인건비 등의 간접비를 통해 기업이 직원들에 대한 복지 및 개발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인건비 부분에서 경영진에 대한 보상 등을 제외한 후 직원과 경영진과의 임금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 예상해볼 수도 있다. 다만 계약직 개인 간 급여차이 복리후생 및 기타 혜택 등에 의해 아주 정확한 데이터를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참고로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2. 최근 직원들의 입퇴사율 및 평균연봉직원의 입퇴사율은 국민연금의 데이터를 이용해 비교적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다. 각종 채용포털 사이트 및 잡데이터, 오픈샐러리 등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이트마다 직전 개월 혹은 1년간으로 다르게 데이터를 뽑아내기도 하니 모두 참고해보는 것이 좋다. 최근 퇴사율이 높다면 구조조정인지 사내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알아봐야 하며, 입사율이 높다면 전체 직원 수 및 매출을 보아 성장에 따른 채용인지 퇴사자를 메우기 위한 채용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해당 회사가 파견직원으로만 채워진 경우에는 입퇴사율이 파견회사로 소속되므로 파악하기 힘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3. 채용공고 내용검색
2024.02.01 13: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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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 후 다시 나의 길을 찾는 법을 배웠다 [점프의 기술]
퇴사가 아닌 ‘권고사직’이었다. 회사 입장에서야 숱한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출근할 곳을 잃는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결정이고, 또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인만큼 고용과 해고가 잦은 스타트업에선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퇴사와 동시에 긴 5월의 연휴가 찾아왔다. 그리고 동시에 결혼 1년 반 만에 임신을 하게 됐다. 그 사이 잡혀 있던 면접들이 있었지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면접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임신은 잠깐 나를 쉬어가게 만들기 위한 커리어 고민의 탈출구로 여기기로 했다.그것도 잠시 ‘이렇게 쉬다가 정말 영원히 쉬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이 덮쳤다. SNS를 가득 채운 미혼 친구들의 승진 소식, 마음에 담아둔 그 회사가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더 성장했다는 뉴스들이 나를 힘겹게 했다. 나는 주저 앉았는데 모두가 달리는 모습으로만 보였다. 아이를 가졌다는 행복만큼이나 우울도 함께 찾아왔다. 나만 제자리에 있으면 안된다는 조바심도 들었다.그때부터였다. 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를 재운 뒤 드는 생각들과 앞으로 하고 싶은 것. 그게 이뤄지지 않을지라도 벽에 대고 말하는 시간들일지라도. 그러다 문득 어차피 이렇게 방구석에서 글 쓰며 병행하는 육아를 굳이 한국이 아니어도 될 것 같았다. 그 생각의 끝에 어느샌가 발리행 비행기 티켓이 내 손에 쥐여져 있었다. 한 달 간의 발리 생활은 우울했던 나를 다시 살아나게 했다. 그 기분을 벗삼아 밤마다 한두 줄씩, 또는 한 페이지씩 발리에서의 생활을 담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사람이 모이고, 정
2024.01.26 09: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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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아닌 1주 기준’으로 주 52시간 위반 논란이 종결됐다 [차연수의 이로운 노동법]
지난해 연말 주 52시간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연장근로시간의 계산은 1주를 기준으로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1주간의 근로시간 중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이 연장근로시간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이 대법원의 판단을 두고 ‘이게 새로울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주 52시간은 1주 법정근로인 40시간(8시간x5일)에 1주 연장근로의 한도인 12시간을 더한 수치다. 연장근로는 원래 1주 12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이 대법원 판단이 어째서 새삼스러운 의의가 있다는 것인지 원심의 판단과 비교해보자.근로시간 위반 여부가 문제가 된 해당 사례에서 원심은 하루 소정근로시간 8시간을 초과한 일단위의 연장근로시간을 각각 계산해 그 총합이 1주 12시간을 넘었는지 보았다. 예를 들어, 주4일 하루 12시간씩 1주 48시간을 근무한 경우 연장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을 초과’한 4시간x4일인 총 16시간으로 계산되므로 1주 연장근로시간의 한도인 12시간을 초과해 법 위반이라고 본 것이다.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주 법정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만을 연장근로로 인정하는 대법원의 판단 기준에 따르면, 하루 12시간 주4일 근무한 경우 총 근로시간은 48시간이므로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8시간만을 연장근로로 보아 주 12시간 한도 내에 있으니 근로시간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루를 기준으로 하는 원심의 판단 기준은 가산수당 지급 대상이 되는 연장근로의 계산 방식과도 동일하다. 근로기준법 제50조제2항에서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라고 명확히 정하고 있어 하루 8시간을 초과한 근
2024.01.17 11: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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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익은 40대가 된 후 세상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어쩌다 워킹맘]
해가 바뀌며 이제 완연한(?) 40대가 되었다. 늘어가는 주름과 흰머리는 슬프지만 20대보다는 30대가 좋았고 30대보다 40대의 인생이 훨씬 충만해졌다. 인생의 정점이라는 40대에, 그리고 엄마이자 아내로, 딸이자 며느리로, 또 경단녀를 거쳐 워킹맘으로 살며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결이 맞는 사람과 가까이하자 과거의 나는 타인의 평가에 지나치게 연연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길 바랐고 좋은 평가를 해주길 바랐다. 마치 인기투표 하듯이 많은 친구들이 옆에 있고 나를 찾아주는 것이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 사람은 많았지만 타인에게 휘둘리거나 끌려 다닌 적도 많았고, 거절하지 못해 곤란하다고 느끼는 상황도 많았다. 맞지 않는 사람과의 불편한 자리를 감수하며 있거나 무례한 사람에게도 대응을 하지 못해 끙끙 앓기도 했다. 점차 나이가 들고 가정이 생기며 유한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쓸 수밖에 없어지며 인간관계는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나의 가족과 가정, 그리고 나와 잘 맞는 그 자체로 참 괜찮은 사람들에 에너지를 쓰고 나머지 관계는 거리를 두면서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지금도 나는 거절이 어렵다. 하지만 심호흡을 하고 필요한 거절을 정중하게 잘 하려고 한다. 타인이 잘되는 것을 깎아내림으로 자기의 존재감을 확인하고자 하거나 남의 약점을 본인의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는 사람을 멀리한다. 그 안에서 깨달은 건 ‘내 인생을 타인의 기준에 맞추거나 비교하지 말자’다. 중요한 사람과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괜찮은 사람에게 에너지를 쏟기에도 부족한 인생이다. 행복의
2024.01.12 09: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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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나를 잘 아는 지인이 필요할 때 [점프의 기술]
“너, 혹시 콘텐츠 에디터 해볼래?” 첫 직장에서 함께 일하다 먼저 커머스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동기의 제안이었다.당시에도 스타트업은 막 떠오르는 트렌드였다. 이직을 고민하던 2016년, 그해 하반기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0%를 돌파했다. 온라인 쇼핑에 있어 모바일이 PC사용을 역전한 때도 이 즈음이다. 모바일 기반 커머스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하던 시기였다. 쿠팡, 배달의민족, 컬리, 오늘의 집과 같은 스타트업들은 인재 영입에 바빴고, 영리하고 반짝이던 사람들도 스타트업으로 속속 옮기기 시작했다. 모든 통계와 손가락이 ‘저 쪽이 미래입니다'하고 이정표를 찍어준 것만 같았다.더군다나 언론홍보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드는 에디터라니. 당시에도 언론은 사양산업이란 말은 왕왕 있었다. 하물며 언론이 있어야만 하는 내 업은? ‘미래가 불투명하지 않을까’라는 일할 동력을 잃었던 내게 영감이 샘솟고 트랜드를 주도할 것만 같단 환상이 가득했다.제안을 한 친구는 지난 4년간 나의 SNS를 보며 기회를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회사가 투자금을 확보하며 팀 헤드가 주변에 센스 좋은 친구 없는지 물어 연락을 주었다고. 당시 작지만 하루에 100여명이 방문하는 일상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고, 예쁜 사진이 좋아 일찌감치 인스타그램을 했다. 커뮤니티 세계의 밈과 짤을 꽤 잘 활용해서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없던 시절 적재적소 짤을 보내 짤부자란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런 내모습을 누군가 지켜보고 좋게 봐준다니. 그러니까 나는 평소대로 기록만 했을 뿐인데, 이걸로 이직의 기회가 찾아온다고?일말의 고민 없이 가고 싶다 말했고, 바로 면접과 과제가 잡혔
2024.01.10 11: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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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의 이직, 이력서를 한 곳도 넣지 않았다" [점프의 기술]
오늘도 전화를 받았다. “후배가 이직 하고 싶어하는데 A랑 B회사중에 어디가 더 좋아?기왕이면 안정적인 곳. 너 시장상황 잘 알잖아.” “있잖아, 좋은데 안정적인 곳은 없어....”내게 이직의 조언을 얻는 이유, 소위 말하는 ‘T자형 인재’로 한 직무로 여러 분야에서 일해봤다는 것. 그리고 시장의 상황과 회사의 현황을 볼 수 있는 경계인 투자라는 영역에 몸담고 있다는 것. 내가 하는 일에 매몰되지 않고 생경하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와, 어떻게 투자사로 이직을 했어요? 이런 업계가 있는 줄도 몰랐어” 라며 지인들이 말한다. 두 번째로 놀라는 이유는 내가 회사에 지원하기보다 먼저 이직제안이 들어왔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 중생은 절이 싫어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 누구보다 일을 즐기던 나에게 옆구리를 찌른 수많은 회사들로 하여금 5번의 이직이 있었다는 점이다. ‘요즘 세상에 그게 뭐 대단하다고?’ 라고 생각하는 프로 이직러도 분명 있을 터. 그럼에도 모든 이직을 오퍼로 간 건 나의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라 생각한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 탈출을 꿈꾸는 그 어떤 이에게 ‘나도 그랬다'고 다독이고 싶었다. 그리고 나 역시찌질하고 지난했던 때가 있었다고. 지금 겪는 것 괴롭겠지만 결국 나의 무기가 될 거라고., 똑같이 ‘이직이라는 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에도 없는 영혼 없는 이력서를 붙잡고 앓았더라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백마디 말도 좋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다른 이에게 오히려 한 장의 글이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 앞으로어리숙했던 과거의 모습을 꺼내볼까 한다. 첫 직장은 홍보
2024.01.02 10: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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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를 보고 왔습니다 [인생 1회차, 낯설게 하기]
나는 사주나 손금, 타로를 깊이 믿진 않지만 재밌는 이야기거리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친구를 따라 사주와 손금을 각각 보고 왔다. 사주는 건대입구 ‘사주카페 거리’에서, 손금은 구의에 위치한 한 가게에서 봤다. 하지만 난 이런 말들을 무작정 옳다고 믿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듣고 잊어버리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다. 그저 친구들이 그런 곳에 관심이 많았고, 나도 한두 번쯤은 보면 재밌는 이야기거리가 생길 것 같았다. 이런 내 마음은 타고날 때부터 갖고 온 것인지 사주와 손금에서 모두 “나신교라서 남 말 안 듣는다”는 말을 들었다.친구는 연애 타로를 봤는데 타로 리더가 초면에 반말을 하고 뭔가 잘 알려주지 않아서 불쾌하게 나왔다. 당시 나도 타로를 배운 상황이라 얼마나 성의 없는 풀이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다시 갈 집을 찾다가 입구에 “될 일은 된다”라고 적힌 사주 가게를 발견했다. 사주풀이 3만원, 상세 풀이는 5만원이었다. 3만원에 인생을 알 수 있다니! 정말 좋은 가성비라고 생각했다. 내가 푯말을 보고 들어왔다고 하자 사장님은 이렇게 말했다.“될 일은 당연히 되죠. 반대로 말하면 안 될 일은 어떻게 해도 안 됩니다.”사주를 본 게 11월 중순이었는데 글을 쓰고 있는 12월 초에 내가 들었던 사주 풀이 대부분을 잊었다. 나보고 30살 넘어 예술을 하라고 했다는 것 빼고는… (결과물이 구려도 사람들이 잘 봐준다는 말이 꽤나 보장된 성공 같아서 내심 기분은 좋았다.) 듣는 순간은 재밌지만 거기에 매몰되려고 하진 않는다. 정해진대로 사는 건 재미가 없다.손금을 보고 기억에 남았던 건 ‘사회적 노예’라는 단어였다. 20대 초반에 학생이
2023.12.28 11: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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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0.78’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차연수의 이로운 노동법]
12월을 마주하는 기분은 묘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설레기도 하고, 야속하게도 빠른 시간에 서럽기도 하다. 한편, 연말에 빠질 수 없는 신년계획 세우기에 앞서 곰곰이 올 한해를 돌이켜보는 일은 필수다.연말이 되었으니 올 한해 우리나라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올해 2023년을 장식한 대표 키워드는 바로 ‘저출산’일 것이다. 국내 합계출산율이 0.78명(2022년 기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올 초부터 뉴스, 신문, 유튜브 할 것 없이 각종 매체를 휩쓸었다. 저출산 문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합계출산율 0.78명은 꽤나 심각하고 충격으로 다가왔다.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우리나라 초저출산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경쟁, 고용, 주거, 양육의 불안 등을 꼽았다. 인구소멸 기로의 국가적 위기 속에서 출산율 반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은 사회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고용과 양육 측면에서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육아휴직 연장(1년→1년6개월), 자동육아휴직제, 6+6 부모 육아휴직제와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 100%까지 지급하는 특례 확대 등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안정적인 고용 및 양육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뒷받침을 해주는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다만, 정부의 역할 못지않게 그러한 제도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현장인 수많은 사업장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사업장에 대한 실질적 지원 또한 균형 있게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필자가 올해 여성가족부 경력단절예방 지원사업, 고용노동부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만난 수많은 사업장은 대체로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의 중요
2023.12.15 12: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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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민이 고민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고민일까? [인생 1회차, 낯설게 하기]
고민이 생겼다. 업무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앞으로의 인생이 평탄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툭 솟아올랐다. 경험이 압축된 20대 초반을 지나며 ‘앞으로 고민을 고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순간을 즐겁게 사는 것으로 목표를 잡자’고 다짐했건만, 나를 괴롭히는 게 생겨버렸다. 누군가 고민의 흔적은 딱지가 되어 인격의 자산이 된다고 했던가. 사실 나의 고민도 극복하면 먼 훗날 ‘성장이었다’라고 회상할 종류의 것이라 그 말이 틀리진 않은 걸 스스로도 안다. 하지만 당장 기력이 없기에 경험을 사지 않고 상처도 없으면 안 될까, 같은 투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착실하게 나만의 대답을 찾아낼 건 뻔하다. 내 고민과 별개로 벽에 부딪혀 이겨내 성장하고, 안 될 것 같은 일도 도전하는 게 청춘의 미덕이고 의무라고 누군가는 말한다. 하지만 반문하고 싶다. 과연 지금 우리에게 그럴 여유가 충분한가? 어리숙한 사람은 도전하고, 숙련자는 기다려줄 시간과 자원이 있긴 한 건가? 그리고 그걸 청춘에게 “부여”하는 건 옳은 일인가? 얼마 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최고령 수험생 김정자 할머니가 화제였다. 김 할머니는 “자식을 다 키워낸 뒤 평생 한이 됐던 공부를 다시 하기 위해 만학도가 됐다”고 밝혔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업을 마치고 여유가 생긴 다음에야 나를 위한 시간을 낼 수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김 할머니처럼 나이와 사정이 다양한 모든 사람의 도전에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이미 이뤄본 사람들이 시간을 내야 한다는 시혜적인 시선은 아니다. 누구나 새로운 시도, 혹은 실패를 하더라도 회복할 수 있는 안전망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3.12.05 15: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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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치열하게 싸우는 부부들에게 [어쩌다 워킹맘]
가족이 함께 한 여행이었다. 미리 잡힌 남편의 일정에 맞춰 제주로 갔고, 남편의 일정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이미 밖은 어두워졌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이었다. 아들과 둘이서 리조트에 머물던 시간도 꽤 괜찮았다. 그럼에도 연락한 번 없던 남편에게 화가 났고 따져 묻는 내게 본인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예정된 ‘일’을 하고 있었던 남편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렇게 좋았어야 할 여행에서 사소한 일로 싸움이 벌어지고 부부는 냉랭했다. 아이가 매우 어릴 때 우리는 종종 치열하게 싸우곤 했다. 아이가 커가며 감정적인 갈등이나 빈도는 줄었지만 오히려 어쩌다 한 번씩 부딪힐 때면 더욱 치열해졌다. 둘 다 물러섬이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이가 어리고 행동이 제한되던 어릴 때와 지금의 갈등의 원인은 다른데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건 부부가 둘 다 사회생활과 일, 가정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었고 육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완벽에서 오는 갈등은 이렇다. 아이는 여태껏 유치원이나 학교에 지각을 한 적이 없었고 아침을 거르고 간 적도 없다. 등원이나 등교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 이면에 아이를 준비시키는 부모는 얼마나 아이를 다그칠 수밖에 없는지 짐작이 갈 테다. 지각을 하면 정말 대단히 큰일이라도 나는 마냥 아침 등교준비에 아이를 몰아붙인 결과였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매일의 루틴을 약속대로 해내는 연습을 제대로 시켰지만 한편으로는 조금만 지체되거나 시간을 넘기면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지는 너그럽지 못한 엄마였다. 어쩌다 가끔이 아닌 매일을 하다 보면 참아줄 수 있는 역치는 점점 낮아져 아이의 행동이 조금만 지체 되도 행동에 대
2023.12.04 10: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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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에게 수시로 연락오는 선배? 비결이 궁금하다면 [다소 솔직한 이직의 기술]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직을 생각하거나 준비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떠나는 이의 뒷모습만큼직장인들의 마음을 흔드는 건 없는 법. 누군가 ‘이직은 기세’라고 했다. 생각만으론 절대 움직일 수 없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막상 사람인, 잡코리아를 접속하기까지가 쉽지 않다. 접속은 하더라도 이력서&자소서를 쓰노라면 ‘그동안 내가 뭘 했지’라는 자괴감에 빠져든다. 이직의 대행해주는 헤드헌팅사가 있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접근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유는고연봉, 전문직만 해당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에서다. 이 글은 그렇지 않다라는 점, 그리고 헤드헌터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팁을 담았다. 헤드헌터 활용법, 어렵지 않아요 우선 헤드헌팅사의 공고에 지원을 한다. 헤드헌터는 현 시점에 기업에서 의뢰한 인력을 찾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온다면 서류 및 면접에 합격할 확률이 직접 지원한 것보다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긴 한데, 그럴 경우에도 낙심하지 말자. 차후에 다른 회사의 포지션에 맞으면 연락이 올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다소 아날로그식의 헤드헌터와 네트워킹을 하자. 간혹 전화 혹은 이메일로, 회사명을 오픈하며 내 연봉만 물어보고 바로 추천하겠다는 헤드헌터들이 있다. 이런 경우, 일회성 추천이 될 확률도 높고, 서류 합격 불합격 관련 피드백은 커녕, 나는 마치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것처럼 잊혀진 경우가 있다. 필자의 경우, 코로나 전에는 무조건 사전에 대면 미팅, 코로나 이후에는 화상 미팅으로 채용할 회사는 물론 후보자와 사전 미팅을 한 후 추천을 한다.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 하더
2023.11.23 11:3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