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외통수의 해법
[한경 머니=한용섭 편집장]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작해 결국 ‘코로나 진행형’으로 해를 넘겨 버렸습니다. 분주하게 방역을 펼치고, 희망 섞인 치료제나 백신 이야기가 간간이 들리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은 변함이 없네요. 꼼짝달싹 하지 못한 채 백기투항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되는 외통수 같습니다.

바로 내일과 모레의 일이 걱정되는 상황에서 노후 준비나 생애 플랜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먼 이야기 같습니다.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웃어넘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통수도 나름대로 해법이 있는 법입니다. 판을 뒤집어엎든지 아니면 스스로 알파고급의 논리적 해법을 찾든지 말이죠.

멀찍이 앞을 내다보면 코로나19의 위기는 서막에 불과한지도 모릅니다. 2020년은 1세대 베이비부머의 시작인 1955년생이 65세에 접어든 시기이고, 2020년의 합계 출산율이 역대 최초로 0.8명대가 될 것이란 전망은 곧 인구절벽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더구나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혼인 건수도 급감했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에 따르면 1982년 전체 출생아 수는 80만 명이었는데 2020년에는 27만 명대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전 세계에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입니다. 통상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14%를 고령사회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2020년 우리나라의 고령화율은 15.7%이고, 5년 뒤에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전망입니다.

초고령사회의 문제는 생산연령인구의 급감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고령자의 의료비와 연금이 부담될 수밖에 없는 거죠. 법정 정년 60세와 연금 지급이 시작되는 62세, 65세까지의 공백을 ‘소득 크레바스 시기’라 부르는데, 이는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0년 12월 한국은행의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 3분기까지 30대 이하는 7.6%, 40대 3.3%, 50대 4.4%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나타난 반면, 60대 이상은 9.9%라는 높은 증가세를 보인 겁니다. 60대 이상 대출 비중은 2014년 이후 연평균 0.5%포인트 상승해 2019년 3분기 전체 가계대출에서 60대 이상의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8.1%로 집계됐습니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베이비부머인 60대가 빚으로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한 것이죠.
한경 머니가 신년 1월호 빅 스토리로 ‘연금부자를 꿈꾸다’를 제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입니다. 여유로운 노후를 위해서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연금 3층탑’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상식으로 통하고 있지만 부정확한 정보와 지식으로 인해 사실 실행에 옮기는 것을 주저하는 모습이 많습니다.

이에 머니는 나에게 맞는 연금을 찾는 방법과 노후소득을 준비할 때 궁금한 12가지 팁, 주목해야 할 연금제도의 변화 등을 상세히 소개해 인생의 외통수를 풀 슬기로운 연금 해법을 제시해 봤습니다. 코로나19의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맞이한 2021년. 올해는 움츠려 있던 소망들이 씨와 싹이 되고 꽃으로 만개할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8호(2021년 0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