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정채희 기자 l 사진 박혜정 맡김프로젝트 대표 제공] 일상의 영상화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중년 유튜버들이 있다. 이들은 유튜버의 세계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2년 만에 월수입 1000만 원을 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엄마 유튜버 박혜정 씨를 만났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혜정 씨는 재테크와 자기계발 콘텐츠를 다루는 ‘소사장소피아’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채널의 현재 구독자 수는 9만 명, 누적 조회수 557만 건을 달성했다. 육아를 하던 중 심심하고 따분한 일상을 탈피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해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했다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채널이 성장하면서 광고수익이 생기고, 생각지도 못한 방송 출연과 사업 기회가 열리고, 끊임없이 제휴 요청이 들어왔다. 자신의 브랜드로 강의를 열고, 원하는 시간에 일한다. 엄마의 시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삶의 주도권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는 현재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컴맹을 위한 유튜브 수업 ‘유튜브마스터’ 과정을 운영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박 씨는 더 많은 중년 여성들이 유튜브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펼치기를 소망한다. 다음은 유튜브 전도사 박혜정 씨와의 일문일답.

박혜정 크리에이터 “유튜브, 나를 브랜딩…창업보다 낫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1980년생. 박혜정입니다. ‘소사장소피아’란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요. 제 채널의 주 내용은 자기개발, 육아, 재테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유튜브는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2017년 초에 시작했어요. 둘째 아이를 겨울에 낳았는데, 날이 추워 밖에 나가지도 못하니까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그때가 이미 1~2년 전업주부로 살았을 때인데 대화할 사람도 없고, 내 생각을 표현하고 말하고 싶은데 통로가 없었어요. 그래서 시작했어요. 수익을 바라거나, 사업을 시작한다거나 그런 전략을 짜고 들어간 게 전혀 아니에요. 지금 누리고 있는 사업이나 수익 등의 모든 장점들을 그 당시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죠.”

소사장소피아의 초반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정말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했어요. 오늘 집에서 있었던 일들로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개면서 수다를 떨었어요. 세수도 안 하고 아이를 등에 업은 채 그냥 일상의 그대로를 영상에 담았어요. 채널을 성장시키고 구독자 수를 늘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그렇게 자유롭게 하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가능한 일이기도 했죠. 유튜브를 시작하고 한 7~8개월은 정말 성장세가 미미했어요.”

언제부터 구독자 수가 급증했나요.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재무설계사를 자칭한 이들이 사회초년생을 끌어들이는 문제가 많이 일어났어요. 전문가라고 말하면서 수익률 그래프의 상승세만 보여 주는 등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혹할 만한 문제들이 있었죠. 전직 은행원으로서, 또 재테크관련 책을 쓴 저자로서 간과할 수가 없었어요. ‘금리에 연연하지 마라’, ‘전문가의 말을 믿지 마라’는 내용이 담긴 영상 콘텐츠 ‘재테크할 때 기억해야 하는 5가지(3월 18일 기준 조회수 36만 회)’를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유튜브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의도를 가지고 한다고 해서 그게 꼭 성공으로 이어지지가 않더라고요. 이전까지는 제가 전직 은행원이었고, 재테크 책을 썼다는 등의 개인 이력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올린 콘텐츠가 아니었지만 정직한 조언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아요.”

박혜정 크리에이터 “유튜브, 나를 브랜딩…창업보다 낫죠”
유튜버로 올리는 수익이 궁금해요.

“11개월간 수익은 제로였어요. 그로부터 한 달 후에는 10만~20만 원, 1년 뒤에도 100만 원이 채 안 됐어요. 이후에 경매과정, 유튜브개설과정, 자기계발과정 등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수익이 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는 구독자 수로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에요. 구독자와 광고가 없어도 충분히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사업적으로도 정말 다양하게 홍보할 수 있고, 내 브랜딩을 만들 수도 있어요. 정말 무궁무진한 기회가 유튜브 안에 있어요.”


애로사항도 많았을 것 같아요.


“유튜브 작업이란 게 재미있지 않으면 지속할 수가 없어요. 편집하는 데에만 3~4시간을 쏟아야 하는 데다가 수익은 쉽게 나지가 않죠. 그럼에도 1년 이상 유튜브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이에요. 기계치인 제가 스마트폰 하나로 맨 땅에 헤딩하듯이 영상 하나를 올리고 나면 성취감이 엄청 났어요. 구독자 반응이 하나둘 달리면서 보람도 생겼죠. 물론 매너리즘도 찾아왔어요. 구독자 수가 급증하고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콘텐츠 질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겼고 경쟁 크리에이터들보다 앞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유튜브가 재미없고 힘들더라고요. ‘아, 내가 욕심을 가져서 힘들구나. 초심으로 돌아가자.’ 처음에 그랬듯이 컴퓨터를 버리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쉽게 영상 편집을 했어요. 보통은 구독자가 늘면 편집 기술도 늘기 마련인데 거꾸로 간 거예요. 대신에 언제 어디서나 편집할 수 있을 만큼 시간 확보가 가능해졌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지 않게 됐어요.”


유튜버의 삶,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하나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리스크가 없는 것은 없어요. 무슨 일을 하든지 시간과 돈을 써야 하죠. 그런데 유튜브는 리스크가 거의 없는 곳이에요. 투자비용은 매우 적은 편인데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죠. 웬만한 창업보다 몇 배의 가능성이 있어요. 성과 대비 위험도를 따졌을 때 유튜브를 안 하는 게 손해라고 생각할 정도예요. 동기부여를 위해 희망을 드리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려 봐도 그러하죠. 혹여 수익이 남지 않더라도 내 인생의 한 부분을 기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남는 장사가 되겠죠. 시간이 갈수록 유튜브를 하기 위한 장비들이 발달하면서 쏟아야 하는 에너지도 훨씬 아낄 수 있게 됐어요. 기기를 다루기 쉬워졌으니까요.”

박혜정 크리에이터 “유튜브, 나를 브랜딩…창업보다 낫죠”

하지만 이미 레드오션이 아닌가요.


“그렇죠. 유튜브의 기회와 가능성에 한계가 있는데 계속 하려는 사람만 넘쳐 난다면요. 하지만 유튜브의 세계는 무한해요. 시청자가 늘고 광고주도 늘죠. 시장규모가 무한하기 때문에 ‘시장이 끝났다’고 말할 수가 없어요. 사람들은 현재 유튜버들이 얻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안에 들어와서 보면 정말 빙산의 일각이에요. 앞으로 마음먹기에 따라서 무한한 기회가 있을 거예요. 유튜브란 파도에 몸을 실어라. 전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실제 유튜버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튜버마스터’ 과정은 세상에서 가장 쉽고 친절하게 유튜버를 알려드리는 것을 콘셉트로 해요. 40대 이상 중년들 중 컴맹, 기계치만 오라고 하죠. 스마트폰으로 찍고 편집하고 하는 과정을 4주에 걸쳐 알려드립니다. 아직 프로그램이 1년이 채 안 됐는데 수강생 중에는 현재 월 수익 광고수입료만 600만~700만 원을 버는 분이 생겼어요. 그분도 처음에는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본업을 그만두셨을 정도로 유튜버 생활에 푹 빠지셨죠.”

프로그램 대상자를 40대 이상으로 한정하는 등 특히 중년에게 유튜브를 추천하는 이유가 있나요.

“유튜브를 제일 많이 보는 세대가 4050이라고 합니다. 유튜브의 주 소비층인 반면 중년 크리에이터 수는 적죠. 크리에이터의 1차 구독자는 자기와 연령대나 취미활동이 비슷한 사람들이에요. 따라서 중년에게 유튜브 시장은 매우 유리한 시장입니다. 예전에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게 매우 어려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60대도 충분히 모바일로 영상을 찍어 올릴 수 있죠. 연령이 높을수록 사회 주류에서 제외된 느낌이 들기 쉽지만 유튜브를 하면 나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시작하고 끝을 낼 수도 있죠. 내 시간을 내가 컨트롤하면서 삶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고, 더불어 용돈도 벌 수 있어요. 집에서 아이만 돌보는 무력한 엄마, 은퇴 후 소외된 계층이라는 사회의 부당한 시선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일을 하는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충족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소사장소피아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한국 시장을 넘어 중국으로 진출하고자 해요. 제가 중국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중국 플랫폼에서 중국 채널을 오픈하고 싶어요. 제2외국어를 할 수 있다면 유튜브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만날 수 있어요. 더 큰 시장이 열려 있으니까요. 유튜브란 게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하고 싶은 걸 계속 해 볼 수 있어요. 안 되면? 접으면 되죠. 그래서 신이 나요.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계속 할 수 있으니까요.”

박혜정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소사장소피아’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다. 중국 베이징대 금융학과를 졸업한 후 IBK기업은행에 입사했다. 퇴사 후 은행에서 알게 된 은행 거래고수들의 은행 거래법과 재테크 방법을 담은 <은행의 사생활>을 출간했고, 베스트셀러가 됐다. 현재 유튜브 ‘소사장소피아’를 운영하며, 관련 노하우를 담은 책 <엄마는 오늘도 유튜브로 출근한다>를 펴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9호(2020년 0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