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이색 경험은 곧 부의 상징을 의미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색다른 경험을 위해 천문학적 금액도 지불할 용의가 있다. 하지만 고액자산가도 쉬이 누릴 수 없는 세계가 있었다.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우주다. 그런데 그 우주에서 하룻밤을 머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면 어떤가. 솔깃하지 않은가.
문명의 마지막 경계, 상상을 현실로
여기, 짜릿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프로젝트가 있다. 2018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우주개발회의 ‘스페이스 2.0 정상회담’에서 구체화된 ‘오로라 스테이션 프로젝트’다. 당시 미국 기술 스타트업 업체 오리온스팬은 우주여행을 즐길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최고급 우주호텔을 2021년 말까지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고객에게 맞게 제작된 개인용 수면 캡슐, 최고급 우주 식사, 럭셔리한 실내 디자인을 갖춘 오로라 스테이션이 우주여행의 높은 기준을 세우며 새로운 우주여행 시대를 열 것입니다.”
오리온스팬의 창업자 프랭크 벙거(Frank Bunger)의 계획에 따르면 너비 3.7m, 길이 10m의 호텔형 우주선에 관광객을 태워 지표면 200마일(약 321.86㎞) 위에서 12일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초소형 럭셔리 호텔’을 만들 예정이다.

이 호텔의 가장 큰 매력은 지구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구 표면 320km 상공의 저궤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다. 특히 하루에 32번, 12일간 무려 384번의 일출과 일몰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천혜의 경관은 호텔이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 것이란 계획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어디에서도 즐길 수 없는 다양한 활동도 체험할 수 있다. 식량을 재배하는 연구실험에 참여할 수도 있으며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며 두둥실 떠다닐 수도 있다. 짜릿한 12일의 여정에 참여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9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08억 원이 소요된다. 특별한 하룻밤을 위해 9억 원을 쓰는 셈이다.

9억짜리 하룻밤, 6개월 치 매진 행렬
관심은 폭발적이다. 오리온스팬에 따르면 오로라 스테이션을 발표한 지 불과 72시간 만에 4개월간의 예약이 완료됐으며, 현재 6개월분이 매진됐다. 이미 대기자 명단이 공개됐으며, 고객들은 북미, 유럽과 중동 지역 등 출신이 다양하다. 출시가 가까워지면 명단에 있는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여행 일정이 공지될 예정이다.
벙거 CEO는 “2021년 말 시작해 2022년 첫 손님을 맞이할 예정”이라며 “전 세계 사람들은 우주여행의 전망에 대단히 흥분하고 있다. 언젠가는 오로라 스테이션에 탑승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불가능한 미래 우주 숙박, 또 하나의 훈장으로 다가올 날이 머지않았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8호(2019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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