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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t people 양지영 R&C연구소장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내년까지는 서울의 입주 물량이 증가하지만, 이후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집값 폭등은 다시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사람들은 귀할수록 더 갖고 싶어 하는 속성이 있다”며 “인기 지역은 재건축 때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더 많은 가구가 공급될 수 있게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줄어들 텐데,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이 양극화를 부추기는 양상이다”라고 말했다.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서울·수도권 인기 주거지역 집값은 앞으로도 상향곡선을 그릴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서울 순유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며 “신도시로 빠져나갔던 중산층이 도심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도심권에 적합한 4차 산업혁명의 업종을 고려할 때 서울 도심권은 업무 공간은 물론 주거 공간으로서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커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최근 <사야 할 아파트, 팔아야 할 아파트>란 책을 냈다. 누구나 궁금해하는 ‘어디에 사야 하나’, ‘언제 사야 하나’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 10여 년 전엔 <아파트 시대 끝났다>는 책을 냈었다.

“과거에는 여기저기 눈만 돌리면 곳곳에서 개발이 이뤄지던 시대였다. 부동산에 돈이 몰리려면 여기저기 개발되고 변화돼야 한다. 그때는 부동산에 돈이 몰리지 않는 것이 이상한 것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이미 무(無)에서 유(有)가 창조되는 시대는 지났다. 빌딩이 안 올라간 곳을 찾기가 어렵지 않나. 이제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에서 ‘관리’ 수준으로만 이뤄지는 정도여서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도 한정적이다. 과거처럼 모든 집이 오르는 시대는 끝났다. 앞으로는 되는 곳만 되는 시대,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 ‘되는 곳만 되는 시대’라면 강남 등이 더 오른다는 것인가.

“인구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전반적인 주택 수요도 줄어든다. 이 가운데 교통, 학군, 업무 환경 등 모든 것이 잘 갖춰진 ‘일부 동네’만 관심을 받는다. 자본력이 있는 사람들이 살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의 가치가 올라간다. 강남을 대체할 곳이 나오기에는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에 일대가 들썩인다.

“장기적으로 용산의 경우 강남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입지와 개발계획들이 있다. 그러나 단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 대규모 개발계획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 있고, 그에 따라 집값은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

- 그렇다면 서울지역 아파트의 가치는 계속되나.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의 가치는 도심과 가까이 있으면 지속될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고 직업이 자유로운 사람들은 땅이 있는 단독주택을 선호하겠지만, 도심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의 주거 공간은 아파트로 집중된다. 서울과 수도권의 서울 접경 지역 아파트는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방은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 미래 남북통일 시대의 유망 지역은.

“남북통일이 되면 서울 중심지와 지방의 차별화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일자리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려온다. 사람들은 이미 인프라가 다 갖춰진 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파주 등 북한 접경 지역은 학군 등 갖춰 나가야 할 것이 많다. 통일이 되면 북한의 자산가들도 서울로 향할 것이다. 지방은 남북통일이 되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 서울 자치구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서울 성동구와 광진구, 영등포구 등이 변화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그 귀한 땅에 소규모 공장 등이 아직도 많다. 향후 대규모 업무지구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 교통, 학군, 편의시설 등 집값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자연의 가치가 커질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이 ‘집’과 ‘가족’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잘 개발된 편리함의 가치보다 여유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곳의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 숲 같은 녹지가 그런 요소다. 현재까지 집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우선 꼽힌 것은 지하철역까지의 거리(역세권)였다. 그러나 지하철역은 계속 개발될 것이라 지하철에서 먼 아파트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반면 건강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녹지는 개발부지 고갈로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녹지와 가까운 동네라는 것은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다.”

- 녹지 인근도 지역별로 평가가 다르지 않나.

“녹지가 가깝다고 다 잘되는 동네는 아니다. 강남 등 서울 접경 지역이면서 녹지가 있는 곳이 유망하다. 또 해당 지역에 저층의 주택이 밀집해 있다면, 좋은 신축 아파트가 들어와도 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일례로 풍부한 녹지를 자랑하는 판교와 용인에 대한 시장의 잣대는 다르다. 우후죽순 개발되면 가치가 떨어진다. 큰 그림을 봐야 한다.”

- 한강변의 희소가치도 강조했는데.

“한강변 아파트는 지금도 비싸다. 그러나 향후 더 비싸질 것이다. 달동네로 평가되던 흑석 뉴타운이 최근 급등한 것도 한강 조망권의 가치 때문이다. 한강변 아파트와 단순히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의 가격 격차도 점점 벌어질 것이다. 한강을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곁에 두고 사는 게 좋다. 자녀나 반려동물과 산책을 하는 등 한강공원의 인프라를 즐길 수 있는 곳은 향후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현재 생활환경에 따라 다소 저평가된 곳도 있지만, 한강변은 결국엔 뜨기 마련이다.”

- 잘 사고 잘 파는 시기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떤 시기인가.
“서울 인기 주거 지역도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상승하겠지만, 계속 상승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서울 집값은 최근 몇 년간 상승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매도 타이밍에 가깝다. 하지만 인기 주거 지역일수록 오를 땐 크게 오르고 내릴 땐 조금 내려 장기적으론 상승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0호(2018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