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런 모습은 아닐까요.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무엇에라도 홀린 듯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심지어 길을 걷거나 가족이나 지인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고개를 숙여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분들도 있죠.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인간의 바둑을 스스로 학습해 세상에 없는 묘수를 찾아내는 AI 시대에 현대인들은 너무나 무기력하게 스스로를 모바일 기기 안에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되물어봅니다.
물론 모바일 기기는 좀 더 빠른 시간 내 다량의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그 같은 ‘정보의 씨앗’들을 가지고 ‘상상력의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건 인간의 몫이겠지요.
세계적인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상상력은 지식을 연결시키는 고리이고, 이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이에 머니는 11월호에서 ‘신화’를 주목해봤습니다. 스마트폰 이후 미래 산업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에 갑자기 고리타분한 ‘신화’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고도 기묘하고, 또 아름답기까지 한 신화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보물창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4억 부 이상 책자가 판매되고, 출판, 영화, 캐릭터, 관광 등으로 파급력을 넓히면 경제적 효과만 300조 원이 넘는다는 조안 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의 모티브는 다름 아닌 그리스 신화와 켈트 문학이었습니다.
또 일본의 수백만의 신을 모시는 다신교 문화와 민담 속 요괴 이야기는 <포켓몬고> 게임으로 진화했죠. 어쩌면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탄생시킨 블록버스터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나 마블과 DC코믹스의 수많은 히어로들도 현대판 신화로 봐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신화는 오랜 역사 속에 구전과 글로 전해지며, 더욱 풍성한 이야기와 예술로 진화해 왔습니다. 음식으로 치면 숙성이 잘 된 발효식품이고, 금융상품으로 말하자면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이 곱절로 불어나는 ‘복리식 적금’ 같은 존재로 변모했습니다.
영웅신화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강력한 리더십이 투영돼 있고, 동서양의 신화들을 차근히 비교해보면 뚜렷한 세계관의 차이도 느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갈구하면서 옛것을 돌아본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만 미래로 상상력의 가지를 길게 뻗으려면 뿌리의 깊이부터 제대로 알아야 되지 않을까요.
더불어 머니는 과세당국의 상속·증여 태스크포스(TF) 운영 등 발 빠른 과세 강화 움직임 속에 주요 기업들의 편법 증여 논란을 점검하고, 저금리 시대에 글로벌 자산관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변액보험 상품의 새 트렌드도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길고 길었던 추석연휴가 지나자 서늘해진 가을바람이 옷깃을 세웁니다. 이해인 시인은 <가을 편지 1>에서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이라고 적었지요. 머니가 전해 드리는 이야기들도 눈과 마음을 맑고 깊어지게 하는 그런 소식들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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