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통해 PB 명품 브랜드를 각인시킨 신한은행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고객 중심의 ‘스킨십 자산관리’의 전형을 만들어 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한경 머니의 ‘2017년 베스트 PB센터’ 설문에서 은행권 최고 득점(315점)을 올리며, 프라이빗뱅킹(PB) 명가의 자존심을 보여줬다.
여기서 한 번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신한은행이 PWM 모델을 첫 번째로 선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다른 금융사들도 유사한 협업 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 신한의 균형 잡힌 투자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주는 상품, 자문, 투자, 부동산, 세무 분야 등 전문가 150여 명으로 구성된 IPS(Investment Products and Services) 조직도 KB국민은행 등에서 벤치마킹을 하며 그 자체로 차별성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신한은행이 4년 연속 PB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경쟁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들은 은행·증권 협업 모델인 PWM이 5년간 노하우를 축적하며 완숙기에 들어갔다고 전한다. 이제는 몇 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신한PWM과 IPS라는 시스템에 의해 자산관리나 PB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자신감이다. ◆자산관리, 화려함보다는 고객 중심
신한은행은 지난해 자산규모나 니즈에 따라 고객을 세분화해 금융자산을 기준으로 준자산가
(1억~3억 원)라는 개념을 도입해 전국 주요 지점에 조성된 PWM라운지에서 프리미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조성한 PWM라운지는 총 18곳에 이른다.
또 고자산가(3억~50억 원)는 27곳에 이르는 PWM센터에서, 초고자산가(50억 원 이상)는 PWM 프리빌리지(Privilege: 서울센터와 강남센터 2곳)에서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올해는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고객 수익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자산관리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찾아 PWM센터를 점차적으로 추가해 나간다는 구상이지만 전략의 중심은 화려한 외형 확장보다는 고객에게 맞춰져 있다.
임범준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부장은 “올해 영업 포인트는 부동산과 고객 수익률 제고다”라며 “결국 고객들의 자산을 불려주는 것이 저희의 본업이니까 고객 수익률 제고 등 내실화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춰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올해 신한PWM의 첫 작품은 ‘중용펀드 시즌2’의 출시다. 중용펀드는 성과 우수 중위험·중수익 펀드(공모주펀드, 일반채권혼합펀드, 해외채권형펀드, 자산배분펀드 등)로 지난해 선보인 중용펀드는 신규 유입액만 4100억 원에 달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개인고객은 물론 법인 최고경영자(CEO) 및 영리·비영리법인의 자금관리 컨설팅 서비스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법인 전용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세무 상담을 활용한 가업승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종합 컨설팅 역량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부동산투자자문센터를 개설하는 등 부동산 자문 능력도 업그레이드시켰다. 부동산 펀드, 리츠 전문 직원을 대거 충원해 앞으로는 기존 상가나 빌딩 중심의 부동산 투자는 물론 공장이나 물류창고, 호텔 등 자문 부동산을 확대하고, 해외 부동산 펀드 등도 적극적으로 중개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신한PWM은 비금융서비스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다양한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이어가고 있는 것. 그중에 하나가 금융권 유일의 커플 매칭 서비스인데 자산가들의 자녀 중 미혼남녀의 일대일 만남을 주선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해 현재 총 34쌍의 성혼 커플을 탄생시켰다. 고객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분들이 많은데, 은행 특유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커플 매칭 서비스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는 귀띔이다.
더불어 신한PB 2세 스쿨, PWM센터별로 매달 진행하는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 문화행사, 부동산 필드 아카데미 등은 고객들의 커뮤니티의 장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
이지연 WM사업부 과장은 “신한의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친화력인 것 같다.(웃음) 상품에서 재미를 못 봤는데도 왜 신한에 믿음이 자꾸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고객이 더러 있다”며 “여러 미사여구가 있지만 결국 고객 관리의 기본은 스킨십에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신한PWM은 위성호 신임 은행장이 제시한 ‘디지털’과 ‘글로벌’이라는 어젠다에도 적극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은행권 최초로 모바일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엠폴리오(M-Folio)를 출시한 바 있는데, 앞으로 주가연계펀드(ELF)나 골드뱅킹, 방카슈랑스 등의 가입을 모바일을 통해서 가능하도록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신한은행의 20개국 150여 글로벌 네트워크와 협업해 국외 고객의 국내 보유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글로벌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 자산관리 영토를 개척해 나간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한용섭 기자 poem1970@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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