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차가 가지고 있는 효능만 해도 한 가지 이상 갖고 있어 예전에는 몸이 아플 때 약용으로 쓰이던 것이 바로 우리의 전통차다. 따라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려는 웰빙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몸에도 좋고,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전통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남, 홍대, 상수 인근 지역의 한국형 디저트 카페인 설빙, 오가다, 오설록 매장을 둘러본 결과, 매 시간마다 한국 전통차를 즐기는 소비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한방차를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블렌딩 티 카페인 오가다 매장에서 만난 50대 사업가 박영숙 씨는 전통차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일을 하다 보면 각종 바이어 미팅, 회의 등의 이유로 수시로 커피를 마셨어요. 그 결과 만성 수면장애와 위궤양에 시달렸죠. 물을 마실까 하고 생각했지만 좀처럼 습관이 잘 들지 않아 국산차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다소 밍밍하게 느껴졌지만 계속 마시다 보니 그 오묘한 향과 맛에 빠져 요즘엔 시간이 나면 종종 전통차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십니다. 전보다 속도 훨씬 편해졌어요.”
이 같은 현상은 관련 식품업계 판매량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옥션에 따르면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18일 현재까지 전통차 판매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오미자·구기자·한방차의 경우 전년 대비 판매율이 54%나 올랐고, 보리차·결명자차는 21%, 차 선물세트도 10% 늘었다.
G마켓 역시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7일까지 지난해 추석 전(9월 14~23일) 대비 커피음료 판매는 36%, 커피믹스 판매는 40% 늘어난 반면, 차 음료 및 전통음료 판매는 60% 증가했다. 유자차 및 모과차(113%) 판매가 가장 많이 늘었고, 녹차나 허브차 음료는 42%, 보리 및 옥수수차 음료도 37% 판매가 증가했다.
롯데백화점도 추석 기간 동안 팔린 전통차 선물세트 판매량이 2013년 14.4% 올랐던 것이 올해에는 17.1%까지 신장했다. 국내 전체 차 생산 규모도 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다류 생산 규모는 2007년 4922억 원에서 2014년 8197억 원으로 66.6% 올랐다.
블렌딩 티, 다양한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
무엇보다 최근에는 기존의 올드한 느낌의 전통차에서 탈피, 새로운 세대의 입맛과 라이프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색다른 향과 색을 겸비한 블렌딩 티들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건강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가공 음료보다는 직접 내려먹거나 블렌딩하는 방식으로 선회한 것을 주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블렌딩 티를 내세운 업체들도 순항하고 있다. 오가다의 경우 주요 매장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블렌딩 티 전문 업체인 티젠 역시 올해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500% 이상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대표 녹차 브랜드인 오설록 티 하우스는 ‘제주 녹차’를 이용한 다양한 차 음료를 선보여 인기다. 진하게 우려낸 오설록 차와 상큼한 과일, 향긋한 허브 등을 블렌딩한 메뉴인 티칵테일, 티를 베이스로 한 셰이크와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오프레도, 차를 탄산수로 즐기는 티 에이드 등 다양한 티 제품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부도 올해 초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법>을 발효해 블렌딩 티 등 국내 차 시장 발전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차 산업 관련 기술 개발과 보급 등을 골자로 하는 해당 법령을 통해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차 가공법 등의 연구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오설록 관계자는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짐에 따라 맛과 향이 다양한 블렌딩 티에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흐름에 맞춰 오설록은 꽃과 과일 등을 녹차, 발효차, 한국적 후발효차 삼다연 베이스에 블렌딩한 다양한 블렌딩 티를 개발해 출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차 트렌드를 이끄는 프리미엄급 블렌딩 티를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히는 등 당분간 전통차를 기반으로 한 블렌딩 티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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