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예로부터 건강한 치아는 신체 오복(五福)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치아는 음식물을 자르고 부셔 영양 흡수가 잘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치아가 부실하면 그만큼 영양 섭취에 문제가 생기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주의가 필요하다. 치아 건강을 위한 일상 속 관리 노하우를 소개한다.
중년의 치아건강, 이것부터 지켜라
최근 치주 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치주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1346만4819명이었다. 이는 2010년 798만9653명에 비해 68%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특히 40대가 되면 치주 질환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40대에는 161만365명(11.9%), 50대 170만9603명(12.6%)으로 늘어났다. 반면 젊은 층인 20대는 89만2122명(6.6%), 30대는 113만739명(8.3%)이었다.

잇몸은 치은과 그 아래 치주인대, 치조골 등의 치주조직까지 포함해 말한다. 치은은 치아의 목 부분부터 뿌리 방향으로 치조골을 덮고 있는 분홍색 점막조직을 말한다. 치주 질환(잇몸병)은 치은, 치주인대, 치조골 등 치주조직에 염증이 생겨 조직이 파괴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을 가리킨다.

이 염증은 치아에 붙은 음식물 찌꺼기 속 ‘플라크(plaque)’라는 세균이 원인이다. 양치질을 소홀히 해 플라크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점차 단단해지면서 ‘치석’으로 변형된다. 이 치석이 계속해서 쌓이게 되면 잇몸과 치아 사이가 벌어지고 여기에 세균이 침투해 치주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치주 질환은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구강 관리가 안 돼 쌓인 치태와 치석 양이 많아서 치주 질환이 증가한다.

잇몸병은 염증이 치은에만 생긴 치은염, 치조골에까지 염증이 진행된 치주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치주염의 전 단계인 치은염은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부위에서 염증이 시작된다. 잇몸이 검붉게 변하고 피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치은염은 치주염에 비해 가벼운 잇몸병이지만 쉽게 봐서는 안 된다. 치은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치조골까지 퍼지기 때문이다.

치주염으로 인해 치조골이 파괴되면 최악의 경우 치아를 뽑게 되고, 발치한 치아를 대신할 임플란트를 식립해야 한다. 임플란트를 한 후에도 잇몸 관리에 소홀하면 다시 염증이 생겨 비싸게 주고 한 임플란트까지 망가질 수 있다.

치은염이나 초기 치주염의 경우에는 스케일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중도의 치주염의 경우에는 ‘치은소파술’이라는 잇몸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중증도의 치주염의 경우에는 잇몸을 열어서 치료하는 ‘치은박리소파술’을 받아야 한다. 이 치료 외에도 뼈에 염증이 많은 경우
‘조직유도 재생술’이나 ‘골이식술’처럼 이식재를 이용해 뼈나 치주조직을 재생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다.

◆주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치주 질환 예방해야
잇몸병이 생겼을 때 약국에서 잇몸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잇몸약은 부기를 가라앉히고 치조골과 치주인대를 재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인 치석 제거가 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잇몸병이 생겼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칫솔질과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주기적으로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치주 질환 예방이나 치주 치료 후에는 주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치아 관리를 해야 한다.

치주 질환이 심하거나 관리가 잘 되지 않는 환자는 3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하고 상태가 좋아지면 6개월에 한 번으로 늘려준다. 치주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이나 치은염 정도의 가벼운 치주 질환을 앓은 경우에는 1년에 한 번 스케일링을 받으면 된다. 특히 2013년 7월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연 1회 스케일링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해졌다. 또 평소 올바른 칫솔질로 구강 건강을 챙겨야 한다.

일단 칫솔을 가볍게 쥐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 45도 정도 각도로 위치시켜 치아 사이사이로 칫솔이 들어가도록 한다. 2~3개의 치아를 한 단위로 해 10회 정도로 짧고 가벼운 힘으로 전후 진동을 주면서 쓸어내린다. 이 방법으로 바깥쪽, 안쪽 치아를 모두 닦는다.

위, 아래 앞니 안쪽 부분은 칫솔을 수직으로 세워 치아를 하나하나씩 닦는다. 이후 치아의 씹는 면을 닦아내고 마지막으로 혀를 닦는다. 칫솔질 후에는 치실 또는 치간 칫솔로 치아 사이의 음식물과 치태를 제거하는 게 좋다. 더 깨끗이 제거하기 위해서는 첨단 칫솔을 이용해 치아의 뒷면과 칫솔이 닿기 힘든 구석 부위까지 닦아주면 된다. 이를 닦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칫솔 관리다.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세균 감염 등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칫솔은 3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주는 것이 좋으며, 자신에게 맞는 칫솔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치주 질환을 앓고 있어 잇몸이 약한 사람들은 부드러운 미세모 칫솔을 사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충치나 보철물이 있는 사람들은 빳빳하고 단단한 칫솔을 선택해 치아가 잘 닦이도록 해준다.

치아 건강을 위한 생활법은
치아 건강을 위해 평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 섭취다. 물을 하루 8잔 정도 충분히 마시면 입 속이 건조해지지 않아 잇몸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수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침 분비가 줄어든다. 당연히 침은 끈적끈적해지고 음식물 찌꺼기가 치아 표면에 쉽게 달라붙는 환경을 만들게 된다. 이 때문에 충치와 치주 질환 발생이 더 쉬워지고 입 냄새도 나게 된다.

음식에 따라 양치질 시간도 달라야 한다. 산성성분이 포함된 탄산음료 등을 마셨을 때는 30분 후에 양치를 하는 것이 좋다. 산성성분이 치아의 부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양치를 하게 되면 치아가 마모될 수 있기 때문에 물로 입을 헹궈주고 30분 후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 하지만 당분이 높은 음식을 섭취한 경우에는 바로 양치질을 해야 한다.

살균과 소독작용을 하는 침의 분비를 막아 치아 부식, 마모, 충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평소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치아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뜨거운 국물을 먹다가 중간에 찬물을 함께 마실 경우 급격한 온도 차이로 치아와 잇몸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섭씨 85도 이상의 뜨거운 국물은 시린 치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약간 식혀서 먹는 것이 치아 건강에는 도움이 된다.

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