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결은 철저한 수익률 관리, 박관종 대표 "2년 내 해외시장 출사표"

[Asset market leader] 프렌드투자자문, 설립 5년 만에 수탁고 2조원
프렌드투자자문은 2010년 11월 설립돼 5년 만에 수탁고 2조 원을 돌파하며 단기간에 성공한 투자자문사다. 성공을 이끈 박관종 대표는 투자자문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 박 대표를 만나 투자 철학과 운용 전략을 들어봤다.


박관종 프렌드투자자문 대표는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1991년부터 9년간 나라종합금융과 태광투신운용, 외환은행, 우리CS자산운용을 거친 그는 외환은행 주식운용팀 시절 연 100%의 수익률을 수차례 올렸고, 우리CS자산운용에서는 6개월간 코스피 대비 9.01%포인트 초과 수익을 올리면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박 대표는 2009년, 한때 국내 3대 투자자문사 중 하나로 불린 인피니티투자자문의 공동대표를 맡으며, 1년 4개월 만에 수탁자산을 38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2010년 11월 프렌드투자자문을 설립하고 2011년 초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현재 프렌드투자자문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전업 투자자문사 회계연도 영업실적’ 중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에서 각각 26억8000만 원과 124억 원으로 6, 7위에 올랐다.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박 대표는 그 비결에 대해 “단기 성과보다 오랜 기간 수익률 측면에서 합리적인 회사가 되자는 생각만 했다”고 말한다.

“시황 산업이다 보니 부침에 따라 고객들도 많이 변하고, 수탁고도 많이 변하는데요. 궁극적으로 우리 회사는 조금 더 긴 호흡을 가지고 고객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시작은 경력만큼 화려하지 않았다.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 박 대표는 운용과 마케팅을 대부분 직접 했고, 관리까지 1인 3역을 맡았다. 모든 걸 직접 하다 보니, 주위를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회사의 비전을 설명하며, 거래 제안도 직접 하고 다닌 그다.

그렇게 회사는 조금씩 발전했다. 이듬해 마케팅 전문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권한과 책임이 직원들에게 조금씩 이양하면서 상황은 점차 나아졌다.

“혼자 모든 것을 하다가 조금씩 권한과 책임을 이양하니, 운용 이외에도 다른 걸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우리가 흔히 바둑을 두다 보면 판을 멀리서 바라볼 때 더 잘 보이잖아요.”

프렌드투자자문은 첫해에 약 6000억 원의 수탁고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8월까지 3년 만에 8000억 원으로 올라서는 등 호성적을 거뒀지만 박 대표는 “첫 3년간은 설립 이후 자리를 잡는 과정으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내실을 다지는 기간으로 생각했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한꺼번에 돈을 끌어들이지 않고, 기존 고객들의 수익률 관리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평균 5% 이상씩 초과 수익 달성

안정적인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노력한 결과로 지난해말 연기금 자금 운용까지 맡게 됐다. 현재 수탁고는 2조500억 원까지 확대됐고 현재 기관과 개인은 8대2 비율이다. 연기금은 운용사나 투자자문사 선정에 있어 철저히 성과 베이스를 바탕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뒤따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를 계기로 회사의 규모를 키우지는 않겠다고 잘라 말한다. 규모 이상의 임무가 주어지면 기존 업무가 비효율적으로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표는 “우리 스타일은 한꺼번에 공격적으로 가지 않고, 차근차근 순리대로 움직이는 스타일이다”라고 부연했다.

프렌드투자자문은 성장투자와 가치투자가 혼합된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주식과 기본적으로 우량한 재무제표와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평균 5% 이상 수익률을 달성해 왔다.

박 대표는 “우량 비즈니스 모델은 그 시대에 기업이든, 개인이든 소비자에게 많은 호응을 받는 제품이 핫한 것”이라며 “캐팩스(capax) 붐이 조성되면 이에 적합한 설비투자 비즈니스 모델이 가치가 있는 것과 같이, 소비패턴이 달라지면서 선호되는 업종이 그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트렌드가 미래 트렌드에 반영될 수 있는 상황 모델을 가지고 있는 사업군과 그에 맞는 회사라면 더없이 좋다는 설명이다.

그럼 그가 말하는 ‘이 시대에 맞는 업종’은 뭘까. 박 대표는 자기 투자와 연관된 산업이 좋다고 추천한다.

“가령,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산업군에서 투자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음식과 간편 요리, 제약·바이오, 그리고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 뷰티산업과 인테리어까지 괜찮다고 봐요.”

2년 후 해외 공략, 발로 뛰는 지속 성장 추구

프렌드투자자문의 운용 철학은 여느 운용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큰 틀에서는 적합한 주도주를 찾아내자는 것이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운용조직 내부 육성 시스템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꾸준한 운용 성과를 내는 원동력이 된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프렌드투자자문은 현재 전체 20명의 직원 중 리서치 파트 5명, 운용 파트 4명과 이외에 회계, 마케팅 인력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 대표는 일부 경력 직원들이 합류하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젊은 매니저들에게 회사의 철학인 ‘지속 가능성과 성장’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일방적인 지시보다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직원을 채용할 때도 인품과 창의력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귀띔했다.

운용 조직은 개인당 하루 2개 기업을 탐방하며, 발로 뛰는 리서치로 종목을 발굴하고, 매일 회의를 거친 다음 매수·매도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 실제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고 있다. 박 대표는 앞으로 1~2년 내 해외 투자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의중도 내비쳤다.

바꿔 말하면 약 2년간은 또 다른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해외 시장을 담당하는 운용 인력도 현재는 없다.

“머릿속에는 있지만, 천천히 진행하려고 합니다. 완전히 준비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 상황을 알고 진입해야 하죠. 체질을 강화한 다음에 고려해 볼 생각입니다.”

박 대표는 “알아도 당하기 십상인데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면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며 “그 손실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간다”고 신중히 답변했다.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해외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겠다는 박 대표가 이끄는 프렌드투자자문이 2년 후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나원재 기자 nwj@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