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창간 10주년, 감사합니다”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한경 머니가 창간 10주년을 맞았습니다. 10년 만에 국내 정상의 월간지로 성장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사랑을 오래 받다 보면 그 사랑의 고마움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그 고마움을 잊어버리는 과정에서 보통 오만이 스며듭니다. 그 오만은 우리를 퇴보의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사랑이 커질수록, 우리는 더 좋은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창간 10년을 맞아 지나온 날을 돌아봤습니다. 자산가들을 위한 투자와 라이프스타일 전문지로서의 제 역할을 다했는지 반성합니다. 지난 10년간 세상은 급변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쳤습니다. 본격적인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투자 패러다임이 바뀌고, 라이프스타일도 달라졌습니다. 언론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보를 실어 나르는 수많은 길이 생겨났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매일같이 전 세계에서 올라오는 정보가 산더미처럼 쌓입니다. 모두 무료입니다. 우리는 고민했습니다. 우리는 성찰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가까이 있었습니다. 걷고 있었는데도 그 길의 고마움을 제대로 몰랐습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 길의 이름은 ‘독자’입니다. 우리는 ‘독자’를 ‘VIP 고객’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독자 감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첫째, ‘기호품’이 아닌 ‘생필품’ 같은 기사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대다수 언론은 여전히 공급자 마인드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보의 순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것입니다. 둘째, ‘신뢰’를 얻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정보의 홍수’ 시대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독자들이 ‘한경 머니의 기사는 꼭 필요할뿐더러 믿을 수 있다’라고 생각할 날이 꼭 오리라고 믿습니다. 셋째, 단순한 정보 전달자를 넘어 다양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겠습니다. 한경 머니는 자산가들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창간 10주년호인 6월호부터 리뉴얼을 통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습니다. 제호 디자인을 신뢰와 진심이 배어나는 스타일로 바꿨습니다. 표지에 들어가는 광고도 뺐습니다. 우리의 수익보다 독자의 신뢰를 얻으려는 의도입니다. 매달 전면에 내세우는 ‘빅 스토리’는 관련 정보가 난무하는 거시경제 상황이나 일반적인 투자 법칙이 아닌 생활 속에서 찾아낸 자산관리의 묘수를 다룹니다. 4060세대의 직접적인 고민을 풀어줄 상속·세금 섹션을 별도로 신설한 것도 이번 리뉴얼의 주요 특징 중 하나입니다. 김앤장, 율촌, 세종 등 로펌들과 딜로이트안진, 삼일회계법인 등 회계법인, 그리고 금융권 관련 부서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오직 한경 머니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로 꾸밀 계획입니다. 행복한 라이프와 리타이어먼트를 지원하는 콘텐츠도 알차게 보강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편집장의 고향은 깡촌입니다. 개울가에 수십 년 된 미루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날, 간혹 인근 밭에서 부모님을 돕다가 그 미루나무 그늘에서 새참을 먹게 되는데, 나무 이파리들을 흔들며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꿀맛 같았습니다. 상속과 절세, 투자, 그리고 좀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독자 여러분들이 잠시 쉬면서 기운을 얻고 지혜를 구하는 미루나무 같은 잡지가 되겠습니다. 애정 어린 비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장 권오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