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이 사랑하는 술, 샴페인
‘다운’된 기분을 ‘업’시켜줄 아이템을 찾는다면 샴페인이 제격이다. 샴페인에는 황금빛 색상과 방울방울 올라오는 기포, 가벼운 폭발음, 톡 쏘는 맛 등 거부할 수 없는 희열이 숨어 있다. 게다가 ‘여자가 마셔도 추해지지 않는 유일한 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아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명사들이 사랑하는 술, 돔 페리뇽과 페리에주에를 소개한다. 페리에주에‘샴페인의 꽃’으로 불리는 ‘페리에주에’는 프랑스 와이너리 가문의 자손 피에르 니콜라스 페리에와 아델 주에가 결혼해 1811년 설립한 샴페인 하우스다. 포도 작황이 좋지 않은 해에는 아예 샴페인을 생산하지 않는다. 샴페인 역사상 가장 드라이한 ‘브뤼’ 스타일을 선보이며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로열 워런트를 수여받았을 뿐 아니라, 나폴레옹 3세와 레오폴드 1세 등 유럽 왕족들이 즐겨 마셨다. 그레이스 켈리 모나코 왕비, 장 폴 고티에, 크리스앙 라크루아 등 패션 디자이너를 비롯한 유명 예술가와 셀레브리티들이 사랑하는 샴페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로맨틱한 탄생 배경 때문에 결혼식 피로연주(酒)로 많이 쓰인다. 마이클 더글러스와 캐서린 제타 존스의 피로연에 선택되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는 김희선 피로연 샴페인으로도 유명하다. 대표 제품은 ‘페리에주에 벨레포크’로 보틀이 유명하다. 1902년 세계적인 유리 공예가 에밀 갈레가 디자인한 보틀은 연초록 병 전면에 흰색의 아네모네 꽃향기를 형상화한 것으로 마치 명화를 보는 듯, 예술성이 담긴 패키지로 인정받고 있다.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의 ‘벨레포크’는 최상급 포도원에서 재배돼 최고급 샤도네이가 높은 비율로 블렌딩돼 감귤류와 복숭아, 배 등의 과일 향과 맛이 특징이다. 돔 페리뇽
17세기 베네딕트 수도사의 이름인 ‘돔 페리뇽’은 ‘최고의 샴페인’으로 불린다. 수도사 피에르 페리뇽은 지하 와인 저장고의 와인 한 병이 갑자기 터진 것을 발견하고 연구를 시작, 지금의 돔 페리뇽이 탄생했다. 돔 페리뇽은 늘, 항상, 언제나 빈티지 와인이다.
상파뉴 지방의 엄선된 포도 농장에서 그 해 최고의 포도만을 거둬들여 한 병이 완성되기까지는 최소 7년이 걸린다. 돔 페리뇽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프랑스 왕실에서부터다. 루이 14세와 15세의 식탁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돔 페리뇽이 올라왔다. 또한 최고의 날을 기념하는 자리에도 항상 함께한다. 1952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대관식용 샴페인으로 쓰인 후 각국의 공식 만찬과 행사에서 최고의 예의를 표하는 샴페인으로 사용되고 있다. 1981년엔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비의 결혼식 축하주로 쓰이며 그 명성이 더 굳건해졌다. 에드워드 8세와 심프슨 부인, 윈스턴 처칠, 마릴린 먼로, 칼 라거펠트 등도 돔 페리뇽 역사에 일조한 인물들이다. 앙금숙성이라 불리는 2차 숙성 기간을 거친 ‘돔 페리뇽 P2-1998’은 돔 페리뇽 중에서도 최고급 라인이다. 7년간 숙성한 포도 중 최고급 원액을 선별해 12~16년 동안 더 숙성시킨 제품이다. 스모키한 향과 갓 구워진 빵, 체리, 감귤, 건무화과 맛이 특징이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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