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와 로리 맥길로이는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와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선수로 육상과 골프에서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비결은 허리와 골반 부위인 이른바 ‘파워 존’이 남들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허리와 골반은 힘의 원천이기에 모든 스포츠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골프에서 ‘파워 존’은 스윙의 중심축이다. 허리와 골반의 무게중심 축으로부터 힘이 만들어져 팔과 다리로 전달되면서 모든 동작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허리와 골반이 약하면 강한 힘을 만들어낼 수 없고 약한 ‘파워 존’은 몸을 흔들리게 하고 균형감과 안정성이 떨어져 허리와 골반은 물론 다른 신체 부위에도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수 있다. 운동을 직업으로 삼고 근력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는 많은 골프 선수들 역시 진료해본 결과 허리와 골반이 결코 안녕하지 못하다는 거다.

그 이유는 첫째, 대부분의 골퍼들이 척추는 휘고 골반은 틀어져 있다. 휘어져 있는 곳은 척추와 골반이 이어지는 부분으로 움직임이 많기 때문이다. 척추가 휘면 척추의 관절도 어긋나고, 인대도 틀어지고, 근육도 꼬이게 된다. 어긋난 관절은 관절통이 생기고, 틀어진 인대는 늘어나 아프고, 꼬인 근육은 뭉치거나 늘어나 통증을 유발한다.

특히 척추 관절 마디가 틀어지면 디스크 탈출은 물론 척추 관절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골프 선수들은 일반인에 비해 디스크 탈출은 2~3배 이상, 척추 관절 손상은 3~4배 이상 높다. 관절이 어긋나면 움직임은 제한되고, 인대가 틀어지면 관절을 제대로 잡아줄 수 없어 척추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며 꼬인 근육도 수축을 제대로 하지 못해 근력을 약하게 한다. 따라서 척추는 부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굳어지게 되고 척추의 중심축이 흔들리며 스윙을 할 때마다 앞뒤 혹은 좌우 스웨이가 생겨 스윙 아크 역시 정확한 궤도를 만들어낼 수 없다.

둘째, 근육의 심각한 손상이다. 허리와 골반 근육은 백스윙, 다운스윙, 피니시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수축과 이완, 꼬임과 풀림을 되풀이한다. 근력이 좋으면 스윙에 문제가 없지만 근력이 떨어지면 근육이 피로해지고 부상과 경기력 저하는 자명한 일이다. 근력은 근육이 수축할 수 있는 힘을 말하며 근력과 근지구력으로 나뉜다. 근력은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근지구력은 근력을 얼마나 많이 반복하고 오랫동안 유지하는가 하는 힘이다. 근육의 과사용으로 근지구력이 떨어지면 근육은 피로해지고 노폐물이 쌓여 파열 등 심각한 부상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보자. 임팩트 직후 피니시 동작에서 복부의 외복사근, 허리의 요방형근, 골반의 대퇴근막장근, 중둔근, 장경인대 등이 벽을 만들며 버텨줘야 한다. 하지만 이 근육이 피로하거나 약하면 회전하는 힘을 버티지 못하고 골반이 빠지게 되고 근육은 예상치 못하게 늘어나 심한 경우 찢어진다. 찢어진 근육은 처음에는 자각 증세가 없지만 운동량이 많아지면서 심각한 손상을 가져온다. 이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찢어진 근육은 흉이 지면서 딱딱해지고 수축력과 유연성이 떨어져 뭉치게 되고 뻣뻣해진다. 뭉치고 딱딱한 근육은 더 찢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골프 스윙을 할 때 신체의 움직임은 조화로운 종합예술이다. 몸의 모든 관절, 근육, 인대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리듬감 있게 움직여줘야 좋은 스윙을 만들 수 있다. 부드러운 엿은 잘 휘어지고 딱딱한 엿은 쉽게 부러지는 것처럼 근육은 부드러워야 한다. 장타를 원하는 골퍼라면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것이 필수다.

동심성 수축근력과 편심성 수축근력으로 구성된 것이 근력이다. 스윙을 할 수 있게 하는 근력이 동심성이고 피니시에서 골반이 빠지지 않게 수축해 버티는 것이 편심성이다. 동심성 수축이 힘을 만들어내는 근력이라면 편심성 수축은 몸이 밀리는 것을 막아 중심과 안정성을 유지해 부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근력 강화 운동을 할 때 동심성 수축근력 운동은 많이 하지만 편심성 수축근력 운동은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셋째, 골반이 딱딱해지면서 굳는다. 골반은 척추와 이어지며 척추의 힘을 다리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골반 역시 몸의 중심축을 이루는데 축이 굳으면 굳은 부분을 대신하기 위해 다른 신체 부위의 보상 작용이 생겨 많이 쓰게 된다. 배드민턴을 칠 때 허리나 골반, 어깨가 굳어 움직임에 제한이 오거나 손목, 팔꿈치를 많이 사용해 테니스 엘보가 오는 것이 좋은 예다. 골프도 골반이 굳어 스윙이 잘 되지 않으면 팔 위주의 스윙이 돼 어깨와 팔, 손 등에 손상이 발생한다.

골프는 어드레스 때부터 몸을 앞으로 숙인 기마자세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기에 골반 안쪽의 앞쪽 근육과 허벅지의 앞쪽 근육이 짧아진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이 근육들은 짧아져 굳게 된다. 우리 몸의 근육은 안 쓰면 짧아지고 굳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골반 속의 근육들은 골반과 엉덩이 관절을 이어주고 축을 형성한다. 이 근육들은 작기 때문에 조금만 무리가 되면 쉽게 상처받는다. 결국 관절이 굳고 축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을 잃게 돼 골반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나영무 솔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