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당신에게 어울리는 ‘홈케어기버(재택간병인)’
아픈 사람을 돌보는 간병인이라는 의미의 ‘케어기버’는 서양에서는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 고령자는 육체적 부분뿐만 아니라 심리적 부분까지도 고려해 섬세한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고령자를 돌보는 가장 적임자는 가족이라고 볼 수 있는데 최근과 같이 핵가족 사회에서 일상생활을 포기한 채 가족을 돌보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고령자에게 익숙한 자기 집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가족 같은 마음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홈케어기버’의 역할이다. 선진국들의 경우 고령자들의 80% 이상이 요양원과 같은 외부 시설보다는 집에서 노년 보내기를 선호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서 요양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홈케어기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관련 자격증으로는 국가공인자격증인 ‘요양보호사’와 민간전문자격증인 ‘간병사’가 있다.
나이 든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는 ‘금융노년전문가’
금융노년학이란 인생 전반에 걸친 자산 수명 이슈와 개인 및 그 가족의 욕구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적 토대 위에 종합적으로 걸쳐 있는 학문이다. 즉,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고령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재무적, 비재무적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한다. 보통 금융계 종사자들은 젊은 편이어서 나이 들어가는 고객들의 변화하는 특성과 삶의 우선 순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금융노년전문가는 심층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고령화 추세 속에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산업이 금융이기 때문에 금융노년전문가에 대한 필요성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융권 경력자라면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한 직업이라 하겠다.
금융업종 경력이 없다면 증권, 펀드투자권유자문 등 금융상품 관련 자격을 취득하면 진출할 수 있다. 금융노년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미국 민간자격으로 새롭게 들어온 금융노년전문가 과정 이수도 고려해볼 만하다. 관련 자격증 취득 방법은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시니어용품 머천다이저’
고령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시니어용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활동적인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각종 생활용품부터 최첨단 웨어러블 의료 기기까지 모든 소비 분야에 다양한 제품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 수많은 상품들을 소비자들이 일일이 체험하기에는 분명 어려움이 따를 것이므로 직접 써보거나 시니어들의 욕구를 분석해 유용한 상품들을 추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니어 소비자의 구매 패턴과 소비 유형을 파악해 시장성 있는 상품을 선택하고 생산자가 만들어낸 상품들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가교역할을 해주는 시니어용품 머천다이저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다. 다양한 분야가 많아 접근이 쉽기는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한 분야이기 때문에 평소 관심 있게 지켜본 분야가 있으면 충분한 시장조사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분야는 아니지만, 판매관리전문가 교육 등을 받아 필수 이론을 습득하면 유리하다.
예술성과 실용성의 조화, ‘유니버설 인테리어 디자이너’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란 의미로 나이나 신체 능력, 사용 환경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철학을 담은 디자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대표적인 사례가 ‘고령친화주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선진국처럼 ‘내 집에서 오래 살기(aging in place)’ 개념이 확장된다면 그 수요 증가 또한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미 자기가 살고 있는 주거공간을 편리하게 바꾸기 위해서 유니버설 디자인이 반영된 각종 편의시설에 대한 설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 및 각종 생활 환경을 기능과 용도에 맞게 재설계할 때 사용 대상자를 포괄적으로 고려해 공간 구조 및 가구, 시설의 배치를 구성하는 유니버설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 분야에 진출하기 쉬운 방법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관하는 실내건축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동물 애호가라면 ‘반려동물매니저’ 어때요?
1~2인 가구가 많아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스트레스와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반려동물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고령화 등으로 인해 사육 가구 수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여기며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반려동물매니저는 반려동물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해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는 경우를 보완할 수 있도록 여러 정보들을 전문적으로 학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도움을 주는 조언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해당 분야 진출을 위해서는 반려동물관리사나 반려동물장례지도사 등의 자격을 획득해 두면 유용하다. 앞서 이야기한 직업들은 완전히 새로운 직업이라기보다는 기존 직업을 고령화의 관점으로 재구성한 직업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개념을 가미하면 얼마든지 또 다른 가능성을 스스로 만들 수 있고 충분하게 남은 삶의 시간을 훨씬 활기차고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다. 100세 시대는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창작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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