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닝 연간 스케줄
2015년 새 달력은 1월부터 시작하지만 정원을 가꾸는 가드닝 스케줄은 바로 3월이 그 시작이다. 생명이 움트고 자라는 곳이니만큼 어느 한순간도 멈춰 있지 않은 정원. 잊지 말고 달력에 꼭 체크해 두어야 할 가드너의 1년 스케줄을 정리했다. 3월의 정원, 봄이 깨어난다, 하지만 아직은…경칩(6일), 낮이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21일)이 있다. 언 땅이 녹으니 당장이라도 씨를 뿌리고 싶지만 아직은 조심스럽게 땅의 온도를 체크해야 한다. 완두콩, 상추 등의 채소와 꽃을 보는 1년생 식물 모두 이때부터 파종이 가능하지만 날씨가 따뜻하지 않은 곳에서는 직접 땅에 씨뿌리기를 하지 못하고 온실에서 싹을 틔운 후 따뜻해진 날에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3월은 씨뿌리기보다 더 중요한 일이 가지치기다. 장미를 포함한 덩굴식물, 개나리 등 유난히 가지가 엉키는 식물은 꽃이 피기 전 역시 따뜻한 날을 골라 과감하게 1년 치 이발에 가까운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급한 마음에 서두르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날씨를 수시로 체크하며 마지막 큰 추위가 지나갔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4월의 정원, 무엇을 심든 틔워낸다
식물을 심기에 적합한 청명(5일)과 식물에게 필요한 비가 내리는 곡우(20일)가 있다. 말 그대로 뿌리만 땅에 꽂아줘도 될 만큼 날씨가 딱 좋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위에 대한 우려가 있다. 씨 뿌리는 날만큼은 앞뒤로 날씨 체크를 반드시 해 심고 물을 준 뒤 물이 얼어 씨앗을 동사시키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씨뿌리기를 할 때는 한 식물을 한꺼번에 심지 말고 일주일 간격으로 나눠 심으면 꽃이 피는 시기도 일주일 간격으로 길어진다. 그만큼 오래 꽃을 볼 수 있고 채소의 경우도 수확이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기 때문에 좋다. 장식용 갈대 종류는 묵은 잎을 이제야 잘라주자. 밑동에 파릇한 올해의 싹이 올라와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베란다에도 화분을 마련해 작고 아담한 정원이 가능해진다. 다만 우리가 원하는 식물만 쑥쑥 자라주는 것이 아니라 뜻하지 않게 원치 않는 식물도 급성장을 한다. “잡초는 없다”라는 어느 학자의 말도 있지만 잘못하면 원하지 않는 식물로 정원이 뒤덮일 수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 원하지 않는 식물을 퇴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손으로 직접 뽑아주는 것이다. 5월의 정원, 여름 정원을 준비하자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6일), 여름의 기운이 느껴진다는 소만(21일)이 들어 있다. ‘벌써’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5월의 정원은 이제 여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백합, 달리아, 칸나 등의 화려한 열대식물의 꽃을 기대한다면 지금 즉시 알뿌리를 심자. 텃밭 정원도 이제 자생지가 열대지방인 토마토, 고추 등을 심을 수 있게 된다. 풋고추를 아주 오랫동안 텃밭에서 따먹고 싶다면 역시 일주일 간격으로 소량을 지속적으로 심어주자. 베란다 화분에 심어진 식물들은 이제 하루에 한 번씩 물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식물은 갈증이 심해진다. 봄의 화단은 어느새 봄의 꽃들로 절정이다. 더할 나위 없는 정원의 계절이지만 그만큼 정원을 돌보는 손길도 바빠진다. 식물 자체가 씩씩하면 이웃해 있는 잡초, 병충해를 스스로 잘 이겨내니 흙의 영양분이 충분한지, 물 빠짐은 원활한지 등을 잘 살피자. 식물은 흙이 키우고, 정원사는 흙을 돌보는 사람임을 잊지 말자. 6월의 정원, 스스로 건강해질 수 있도록 지켜보자
보리를 베어내고 벼를 심는다는 망종(6일), 낮의 길이가 가장 길어지는 하지(22일)가 있다. 하지만 지구가 최근 뜨거워지고 있어 벼를 심는 시기도 빨라지고 있고, 정원에 심는 식물들도 더 서둘러줘야 한다. 나무를 심고, 옮기는 일은 여름이 오면 힘들어진다. 잎이 무성해지기 전 옮겨야 할 나무, 심어야 할 나무가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 성장이 빨라진 식물들은 작은 화분이 답답해진다. 식물의 크기에 비해 화분이 작을 경우 뿌리가 돌돌 말리며 점점 힘들어지니 한 치수 더 큰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주자. 본격적인 장마가 오기 전 일부 식물들은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해 약을 쳐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장마와 고온다습한 여름은 균과 박테리아 등을 불러오는 데 안성맞춤이다. 식물 스스로도 안간힘을 쓰며 생존을 위해 애쓰겠지만 사람의 힘도 필요하다. 쑥쑥 자라는 잔디는 이제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잘라줘야 더 촘촘해지고 빳빳한 힘을 갖는다. 실내에서 키우고 있는 식물들은 이제 바깥 외출이 가능한 시기다. 아파트에 있다면 베란다로, 주택이라면 마당으로 실내 식물을 옮겨 신선한 자연의 공기를 쐬어주면 더욱 힘을 낸다. 7월의 정원, 목마른 계절
여름 더위의 본격적인 시작인 소서(7일)와 그야말로 더위 그 자체인 대서(23일)가 있다. 축축했던 장마가 끝난 후 이제 날씨가 푹푹 찌는 고온다습의 열대기후를 보인다. 하지만 공기 중에 습기는 가득해도 더위 때문에 화분의 경우, 자칫 물주기를 하루라도 잊을 경우 말라죽는 현상이 생긴다. 물 빠짐이 심한 진흙 화분 속에 식물을 심었다면 심지어 아침저녁으로 물주기를 해줘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텃밭 정원은 이제 심어 놓은 과일채소, 잎채소 등을 수확할 수 있는 시기다. 모든 식물을 한꺼번에 심지 않고 일주일 간격으로 심어 두었다면 수확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화단은 여름 꽃이 본격적으로 피어날 텐데 화단은 한번에 결코 만들어지지 않음을 기억하자. 이제 막 조성한 화단은 1년 동안 지속적으로 그 철에 나오는 식물을 보강해줘야 비로소 다음 해부터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화단이 완성된다. 꽃이 지고 난 후에는 모든 식물은 곧바로 씨를 살찌우는 작업에 들어가고 이때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꽃을 좀 더 오랫동안 즐기고 싶다면 꽃대를 잘라주는 일을 지속해야 한다. 8월의 정원, 가을의 정원을 준비하자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8일),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처서(23일)가 있다. 8월 중순 이후에는 바닷물도 차가워서 더 이상 해수욕이 불가능해진다. 꽃을 피웠던 식물들이 열매를 맺고 있을 즈음이다. 잔디를 깎는 횟수도 일주일에 한 번에서 2주에 한 번,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인다. 화분의 물을 주는 횟수도 매일에서 이틀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등으로 줄여주는 것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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