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PB CENTER 증권 부문 삼성증권 SNI

증권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산관리 경험과 노하우를 자랑하는 삼성증권 SNI(Samsung & Investment)가 최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SNI 조직을 가볍게 줄이고 일반 지점 내 SNI 전담팀을 두어 고객 접근성을 강화한 것인데 업계도 이 같은 이유 있는 변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의 주역들이 함께 자리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남경욱 팀장, 김정민 차장, 정유승 주임, 김원준 주임, 김도연 부장, 황선이 과장, 이재문 지점장, 정수영 차장, 김준오 과장.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의 주역들이 함께 자리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남경욱 팀장, 김정민 차장, 정유승 주임, 김원준 주임, 김도연 부장, 황선이 과장, 이재문 지점장, 정수영 차장, 김준오 과장.
삼성증권 SNI는 이미 증권가와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명품 PB 서비스’로 통한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 창구에서는 SNI에서 팔린 상품이라고 설명하면 고객들의 신뢰도가 급상승하는 일명 ‘SNI 효과’까지 있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SNI의 고객들은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들이며, 고객 상당수가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2000년대 초반부터 증권업의 특성을 살려 자산관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쌓아왔다. 2010년에 선보인 SNI라는 자산관리 브랜드는 한마디로 삼성증권의 풍부한 경험이 녹아 있는 엑기스인 셈이다.


조직 몸집 줄여 초고액자산가 서비스에 집중
현재 삼성증권은 SNI강남파이낸스센터, SNI호텔신라, SNI코엑스인터컨티넬탈에 전담 지점을 두고 있으며, 이곳에서 10조 원이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작년에 부산과 서울파이낸스센터 2곳의 지점이 통폐합 됐는데 사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말들이 많았다. 한때 7개의 전담 지점을 두며 확장일로를 걷던 SNI 조직에 빨간불이 들어온 게 아니냐는 우려였다.

이에 SNI의 총괄을 맡고 있는 이재경(48) 상무는 “그동안 SNI 전담 지점과 일반 지점의 차별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SNI의 타깃 고객을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로 명확히 하는 작업으로 봐 달라”며 “일반 지점도 5억~10억 원의 자산가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데 SNI의 전략적 타깃을 분명하게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SNI 전담 지점을 줄이는 대신 부산·분당·도곡지점에 프라이빗뱅커(PB) 3명 정도로 구성된 SNI 전담팀을 배치해 고객접근성을 높였다. 향후 이 같은 스몰 SNI는 많게는 20~30개 정도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직의 몸집이 줄어든 대신 유연성과 속도감은 배가 됐으며,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은 올라갔다는 것이 이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일반 지점으로 고객 이관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며 SNI의 PB 1인당 관리 고객도 주 계좌 기준 30명으로 줄어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차별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실제 2013년부터 진행된 SNI의 몸집 줄이기로 인해 한결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투자 스피드도 빨라졌다. 또 소수의 초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비상장 주식 투자나 투자은행(IB) 영업이 원활해지며 수익률도 크게 향상됐다.

고객군이 넓을 경우 일반 상품들을 포트폴리오에 끼어 넣을 수밖에 없지만 소수의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할 경우 10명을 모아 50억 원대 비상장 주식에 5~10년 정도 장기 투자를 하는 것도 가능해지고, IB쪽 딜을 추진해 수익원을 다양화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작년에 다음, 현대엔지니어링, 픽셀플러스와 같은 비상장 주식에 투자해 2~3배 수익을 챙기고, 중국 후강퉁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11월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낸 후 빠르게 빠지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것도 조직이 한결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증권사 중에 가장 앞서 후강퉁 투자에 선도적으로 움직였는데 초창기 대부분은 SNI에서 진행한 건이었다.

이 상무는 “투자 수익률을 결정짓는 경쟁력은 바로 스피드”라며 “자산이 쌓여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지점을 무리하게 확대하다 보면 수익을 내는 데 적어도 4~5년은 걸리기 마련이며, 속도감 있는 투자 실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SNI 조직의 몸집을 줄이고 집중을 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잘 열리고 정보 전달이 빨라 시장에 조기 진입해 수익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PB 1인당 생산성 10억, 일반 지점의 2배
초고액자산가에 집중하다 보니 매월 2~3번 진행하는 자산가 대상 세미나도 깊이 있는 주제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시황이나 경제 이슈 등을 다루는 틀에 박힌 세미나에서 탈피해 3D 프린터, 바이오,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주제를 선택해 20~30명 정도의 소수 인원으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것. 한번은 전기차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하며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울 강남 일대를 시운전하도록 해 호평을 듣기도 했다.

SNI가 타 금융사와 차별점을 두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IB다. 고객 중 상당수가 기업 오너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의 이야기가 오가게 되고 기업과 투자 주체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 IB와 PB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 작년에는 대규모 M&A와 IPO가 발생하며 수익도 쏠쏠했다는 후문이다. SNI 측에는 다양한 수익원을 공급해주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던 셈이다.

현재 SNI의 PB 1인당 생산성은 10억 원 규모로 일반 지점의 2배가 넘으며 자산관리 규모는 3배가 넘는다는 것이 이 상무의 전언. 향후 목표는 삼성증권 전체 조직의 5%에 속하는 SNI가 소수 정예 인원으로 수익률 면에서 톱클래스의 반열에 올라서는 것이다.

이 상무는 “과거 웰스매니지먼트(WM) 비즈니스는 금융사의 입장에서는 구색을 갖추는 정도의 비즈니스였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삼성증권은 이미 거기서 벗어나 수익원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로 정착됐다”며 “이는 고객의 수익을 높여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일반 지점에서도 SNI의 서비스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전담팀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자산가 ‘황금의 문’ 지킴이 삼성SNI는
[BIG STORY] 고액자산가 집중 공략 ‘고수익률’에 함박웃음
SNI는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 이상 최고의 자산관리 역량을 쌓아온 삼성증권의 자존심이다. 예탁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및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론칭한 브랜드다. SNI는 ‘Samsung & Inves- tment’, ‘Special, Noble and Intelligent’, ‘Samsung & I’ 등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황금의 문을 지키는 그리핀’을 형상화한 브랜드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SNI강남파이낸스센터, SNI호텔신라,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의 전담 지점에서 10조 원이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SNI의 총괄을 맡고 있는 이재경 상무(48·사진)는 삼성 금융 계열 첫 여성 임원으로 발탁된 인물. 한국씨티은행을 거쳐 삼성증권에 입사해 2005년 삼성증권 첫 여성 지점장을 지냈으며, 이후 펀드리서치 파트장, 투자컨설팅팀장(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10년 12월 SNI의 전신이기도 한 UHNW(초고액자산가)사업부장(상무)이 됐다.

SNI는 예탁 자산 30억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전용 상품 및 헤지펀드 등 다양한 맞춤형 사모 상품을 서비스한다. 특히 SNI는 사모펀드와 자문형 랩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 더불어 세무, 부동산, 가업승계 컨설팅 등 자산관리 전 분야 및 투자은행(IB)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SNI사업부에는 전담 회계사, 변호사, 부동산 전문가 등이 배치돼 있고, 본사 전문가 컨설팅그룹의 지원도 받고 있다.


한용섭 기자 poem1970@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