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한 아름다움, 드레스 워치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에 충실한 ‘드레스 워치’는 절제미가 특징이다. 전혀 화려하지 않은 외관과 복잡하지 않은 기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취향만 갖고는 결코 소유할 수 없는 드레스 워치가 있다. 아는 사람들만 아는 최고급 시계 브랜드의 양대산맥, 바쉐론 콘스탄틴과 파텍 필립이다.
18세기 나폴레옹의 손목을 빛냈던 바쉐론 콘스탄틴은 1755년, 시계 제조업자였던 장 마르크 바쉐론이 제네바의 심장부에 워크숍을 열면서 시작됐다. 1819년 사업가 프랑수아 콘스탄틴이 합류하면서 오늘날의 ‘바쉐론 콘스탄틴’이란 브랜드가 됐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끊인 적 없이 역사를 이어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다. 부품들마저 수공으로 처리하는, 완성도 높은 독창적인 공정으로 유명하다. 모든 제작 과정이 숙련된 장인들의 100%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에 1년에 약 2만 개 정도 소량 생산된다. 어제처럼 오늘도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는 기술과 아름다움, 그리고 마무리 이 3가지 기준에서 탄생된다.
무결함의 정수, 패트리모니
바쉐론 콘스탄틴 컬렉션의 중심에는 ‘패트리모니(Patrymony)’가 있다. 1950년대 중반에 탄생한 패트리모니는 순수한 스타일과 무결함의 정수를 보여준다. 간결한 직선과 부드러운 곡선이 선보이는 완벽한 균형은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구현하고 있다. 불필요한 요소라곤 찾아볼 수 없는 간결한 디자인은 무엇 하나 더하거나 뺄 것 없이 그 자체로 완벽하다. 매끈한 바신느 형태의 케이스와 볼록한 돔형 다이얼 및 사파이어 글라스, 캠버형 인덱스와 반구형으로 양각 처리된 미니트 트랙 등 시계의 모든 부분들이 절묘한 원형 실루엣을 이루고 있다. 최상의 시계를 제작하기 위한 철저한 연구 결과로 탄생한 패트리모니는 엄격한 미학적 가치를 반영하며 가장 섬세하고 우아하며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을 바쉐론 콘스탄틴을 대표하는 시계의 정통을 이어받는다.
파텍 필립 PATEK PHILIPPE
파텍 필립의 역사는 1839년, 앙투안느 노르베르트 드 파텍과 시계장인 프랑수아 차펙이 파텍 차펙이라는 회사를 세우면서부터 시작됐다. 1851년 시계기술자 장 아드리앙 필립을 파트너로 합류시키면서 지금의 ‘파텍 필립’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시계 제조 역사상 최초로 크라운으로 시간을 조정하는 시계를 비롯해 수많은 혁신적인 모델을 만들어온 파텍 필립은 왕족과 귀족뿐만 아니라 저명한 정치가, 예술가, 과학자 등으로부터 애용되며 지위를 상징하는 역할을 했다. 2009년부터 스위스 고급 시계임을 인증하는 ‘제네바 실’ 대신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자체 품질 인증 마크인 ‘파텍 필립 실’을 채택하고 있다. 모든 시계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한편, 설계와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해결한다.
클래식의 정석, 칼라트라바
파텍 필립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컬렉션인 ‘칼라트라바(Calatrava)’는 1932년에 첫 선을 보였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부족함이 낫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하는 독일의 건축학교 바우하우스의 미니멀리즘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케이스에서 뻗어 나온 날렵한 형태의 러그, 우아한 케이스 형태, 그리고 정제된 다이얼은 단숨에 수많은 모방을 낳았고 드레스 워치 디자인의 모범 답안으로 자리 잡았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됐지만, 단순함을 추구한다는 원칙은 그대로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