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위스키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세계 3대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 그란츠가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위스키업계에서 33년간 종사한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사진 중앙)가 기자간담회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위스키업계에서 33년간 종사한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사진 중앙)가 기자간담회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계 3대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 그란츠가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2월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16년 전통을 갖고 있는 특유의 삼각형 병의 ‘그란츠’를 세계 2위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 한국에서 출시한다고 밝혔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세계 1위 싱글 몰트위스키 글렌피딕과 세계 최고가 수제 위스키 발베니를 판매하는 회사로 이번에 출시하는 제품은 ‘그란츠 셀렉터 리저브’와 ‘그란츠 18년’ 2종류다.

‘그란츠 셀렉트 리저브’는 옅은 피트 향과 달콤함이 특징이고 스모크한 맛도 풍부하다는 평이다. 또 ‘그란츠 18년’은 꿀과 향신료, 견과류, 포트와인의 향이 묻어나는 등 화려하고 강렬한 느낌을 준다.

시장 공략의 책임은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만 33년을 종사한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가 맡았다. 그는 위스키업계에서는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인물로 현재 국내 1위인 윈저를 출시하고, 수입 위스키 1위인 발렌타인 초대 브랜드 매니저를 지낸 인물이다. 임페리얼의 위조 방지 캡 키퍼를 개발해 윈저의 매출을 따라잡은 것은 업계에서는 신화로도 통한다. 지난 2009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알코올 36.5도의 저도 위스키 ‘골든 블루’를 직접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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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작년 국내 위스키 시장이 참담한 역성장을 보인 가운데 그가 직접 개발한 골든블루(57%),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에서 판매하는 글렌피딕(7.4%)과 발베니(32.2%)만이 순성장을 기록해 시장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작년 전체 위스키 판매량은 약 178만7350상자(상자당 500ml×18병)로 전년 185만2884상자에 비해 약 3.5% 감소했다.

김 대표는 “저희는 그란츠를 통해 전통과 새로움을 추구하려고 한다”며 “어떻게 보면 두 단어가 안 맞는데 116년 전통을 갖고 있는 위스키로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기존 제품의 식상함을 떨쳐 버리고 삼각형의 특별한 패키지가 주는 새로움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그란츠의 품질은 세계 12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고 세계 3위에 오른 제품이라는 점에서 이미 검증은 끝났다는 것이 그의 전언.

그란츠는 세계 1위 싱글 몰트위스키업체의 몰트 원액과 스코틀랜드 거번 증류소의 싱글 그레인을 블렌딩했다. 거번증류소는 진공 증류기를 사용해 낮은 온도에서 보다 깨끗하고 순도 높은 알코올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위스키 시장은 최근 7~8년 감소해왔으나 올 하반기 정도 되면 감소 추세가 멈춰지면서 정체 내지는 소폭 성장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불황에는 오히려 신제품을 내라는 마케팅의 역설적인 이론도 있는데 그란츠가 시장에 자극을 주면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용섭 기자 poem197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