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금융권은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 시련의 계절을 보내야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종료와 일본 엔저, 유로존 디플레이션 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 움직임을 보였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부자들의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은행 프라이빗뱅커(PB) 4인이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지난 11월 14일 서울 청담동 TWG tea 살롱&부티크에서 열린 ‘한경 머니’ 주최 ‘PB와의 송년 파티’에 김영주 신한은행 PWM 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 현권수 하나은행 여의도 골드클럽 센터장, 황세영 씨티은행 CPC강남센터장이 함께했다. 이들은 2014년 금융권의 핫이슈를 정리하고, 2015년 시장 전망 및 투자 전략을 내놨다.
[SPECIAL PARTY WITH PB] 은행 PB센터장 4인의 특별한 송년파티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만난 각 은행 대표 프라이빗뱅커(PB)들의 얼굴에는 피로감이 묻어났다. 2014년 글로벌 변동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금융권, 그 가운데서도 VIP 자산관리의 최전선에서 잘 버텨온 이들은 서로의 고충에 공감했고, “고생 많았다”며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 PB 4인방은 “초저금리 기조로 인해 갈수록 보수적인 투자가들이 늘어나고 자산가들의 재테크 개념 역시 돈을 ‘불린다’가 아닌 ‘지킨다’ 쪽으로 굳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양적완화 종료·일본 엔저 등 변동성 컸던 한 해
한경 머니(이하 머니) PB와의 송년 파티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말이라 많이 바쁘시죠.
박승안 센터장(이하 박) 이런 행사에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5년 시장 전망이 여기저기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데 사실 저는 매크로한 마켓을 단기적으로 예측한다는 게 모순인 듯해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어요. 그동안 우리가 너무 많이 당해온 것도 있죠(웃음). 연말에 예측한 것이 다음 해에 가면 하나도 안 맞는 경우가 많아요. 눈에 딱 보이는 정보만 고객들에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김영주 센터장(이하 김) 저희는 2008년 금융위기 때부터 지속되고 있는 고객의 손실 자산에 대한 리밸런싱 작업을 9월 말부터 계속하고 있습니다. 중국 후강퉁(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 증권거래소 간의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정책) 실시와 관련해 중국 본토 투자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많아 함께 케이스스터디도 하고 있고요.

황세영 센터장(이하 황) 저는 10월 조기 금리인상설이 나오면서 많이 바빠졌습니다. 상반기까지는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조기 금리인상설이 나오면서 조정을 받았었습니다. 시장이 단기간에 우리가 생각한 대응선 아래로 급락해 힘들었지만 다행히 미국 시장이 반등하고 국내 주식이 1900선까지 올라와 버텨주었지요. 그런 경험을 하니까 고객들도 움츠러들더군요. 저 역시 변동성에 대비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머니 올 한 해 금융권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한 가지씩 꼽아주시죠.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가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글로벌 시장 중 거의 유일하게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경제 환경을 감안하는 동시에 과다 유동성으로 인한 리스크를 사전에 축소하기 위해 Fed는 양적완화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대외 변수이며, 2015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긴축정책) 시기와 맞물려 역시 가장 주목되는 이슈입니다.

반대로 일본은 아베 정부가 불황에 빠져 있는 일본 경제를 살리고자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지요. 이에 따라 한동안 주춤했던 엔저 현상이 급격하게 재현되는 양상을 보였어요. 이는 일본과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관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에도 돌발변수로 작용하면서 자칫 국제적 지위를 갖는 통화가 없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화 역시 이에 동조하면서 1100원까지 상승하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보여 불안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현권수 센터장(이하 현) 국내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이후 배당 확대 정책에 시선이 쏠렸죠.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현 정부의 경기활성화 노력이 실제 경제 환경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머니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슈들 속에서 올 한 해 자산가들에게 가장 주목받았던 금융상품은 무엇이며, 반대로 인기가 떨어진 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저금리 기조 아래 자산가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투자의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았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수익 구조가 안정적인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이 사랑을 받았지요.

동감합니다. 금리가 낮아지고 시장의 움직임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보다 횡보세 국면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안정성을 보이는 낮은 배리어의 지수형 ELS가 히트했죠. 상대적인 고금리, 비과세 혜택이 부각되면서 저축성 보험도 인기였고요. 반대로 지난해 연말과 올 초까지 사랑받았던 롱쇼트펀드는 대규모 자금이 한꺼번에 몰려 효과적인 쇼트 플레이가 어려워짐에 따라 자금 유출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우량 신용등급의 중국계 은행 예금 상품이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주목받았습니다. 브라질 채권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시들해졌던 것은 의외였습니다. 브라질 경제 체력이 약해졌고, 원화 강세 분위기로 인해 브라질 채권의 환차손이 확대된 데 따른 현상으로 보입니다.
[SPECIAL PARTY WITH PB] 은행 PB센터장 4인의 특별한 송년파티
저금리 시대, 중위험·중수익형 상품이 최고 효자로
머니 그렇다면 2014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재테크와 관련한 자산가들의 관심사는 어디에 있습니까.
당연히 저금리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이슈는 투자자와 금융기관에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고액자산가들은 재테크를 돈을 ‘불린다’는 개념보다는 돈을 ‘지킨다’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는 상황입니다. 0.1%라도 높은 수익률을 원하며, 리스크 테이킹을 거의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고객 포트폴리오를 짜면서도 주식 비중은 많이 줄이고 원금 보존 추구형 파생결합사채(ELB)·주가지수연동예금(ELD) 상품, 단기 채권이나 채권혼합형 펀드와 같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주로 권해드립니다.

맞습니다. 저희도 사실상 제로(0) 금리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에 기댄 자산 운용이 어려워진 투자 환경을 걱정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엔 안정적인 운용을 추구하되 예금금리 대비 우위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형 투자 상품만 한 효자가 없죠. 또 국내 임대형 부동산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최근 부쩍 높아졌습니다.

다들 의견이 비슷하시군요. 고객 중 한 분이 국내 주식시장의 전망을 좋게 보고 지난 8월과 9월 두 달에 걸쳐 국내 주식형 펀드에 25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시장의 조정을 받으며 하락했고, 10월에는 일시적으로 코스피 1900선이 무너지기도 했죠. 저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손실을 일정 부분 내에서 관리하자고 제안하고 손실 한도를 -8% 선인 2억 원으로 설정했습니다. 손실이 -5%를 넘어서면서부터 매일 손실 금액과 시장 움직임에 대해 정보를 나누었고 다행히 손실 한도를 넘지 않고 시장이 반등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이 고객의 자산 중 변동성이 큰 중국 펀드를 환매하고 글로벌 채권 펀드를 늘렸으며, 미국 주식과 하이일드 등도 내년 초까지 심도 있게 검토해 필요하다면 포지션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머니 최근 ‘슈퍼달러’의 여파로 신흥국 증시가 출렁이고 있는데요, 2015년 주식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상반기는 미국의 제로 금리 종료로 과도기적 조정 국면이 펼쳐질 것이고,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경기 개선은 한국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연기금 및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 유가 하락, 중국 자본시장 개방으로 전반적인 주식시장은 긍정적으로 예상합니다.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져 우리나라 대미 수출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기업 배당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또한 초저금리 지속 및 노령화에 따라 배당투자가 늘어나는 선진국형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개별 주식 ELS의 기초자산 가격 하락, 급매물량 출하 등으로 인한 시장 혼란 가능성 등은 부정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긍정적 요인이 강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에는 주가가 최근 주거래 범위인 1900~1980선보다는 평균적으로 위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하나은행의 입장을 종합해보자면, 2015년 글로벌 경제는 안정된 물가 속에서 완만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은 민간 부문의 체력이 강화됨에 따라 빠르게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구조조정이 지속될 전망이나 경기 하강에 대한 정부의 미세 부양책이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정부의 재정 확대와 주택가격 부양 등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이 펼쳐질 것입니다.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의 밸류에이션 매력과 글로벌 경제 회복, 국내 부양책 등에 힘입어 상저하고(上底下高)의 완만한 상승을 전망합니다.

저는 솔직히 너무나도 많은 변수 속에서 매크로한 마켓을 단기간에 예측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1년을 목표로 해서는 투자 제안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그동안 우리는 이러한 예측에 너무 당해오지 않았습니까. 다만 유동성이 풀려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지키는 게 맞다고 봅니다. 내년이 될지 후년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풀린 유동성에 대한 위기는 한 차례 올 것이라고 봅니다. 여기에 대비해 자산관리를 하는 게 맞죠.


머니 부동산 시장은 어떤가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 등으로 부동산은 전반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초저금리에 따라 이자소득이 감소하니 월세 등의 일정 소득을 얻고자 하는 투자 욕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죠. 2015년에도 임대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상가 등의 투자처가 인기를 끌 전망입니다. 전세의 월세 전환에 따른 주거비 상승으로 집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도 증가하겠지요. 다만 일본의 예에서 보듯, 노령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가계부채마저 끝없이 늘고 있어 부동산 급락이 우려되는 점은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자 마인드를 지속적으로 떨어뜨릴 겁니다.

올 하반기 7·24 대책(금융 규제 완화), 9·1 대책(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등으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10월 이후 다시 상승 모멘텀을 잃었으며, 2015년 실수요자와 교체 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시장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가 및 중소형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서는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가 예상됩니다.


선진국형 투자… 대형 수출주보다 가치주 적합
머니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어떠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한국 시장은 미국의 슈퍼달러와 일본의 엔저 지속 환경에 노출되며 수출 중심의 경제 및 증시 환경에 많은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수출주를 중심으로 한 대형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펀드 투자가 적합할 것으로 보입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점까지는 본격적인 금리 상승이 지연되겠으나 현재의 낮은 금리 수준을 감안한다면 채권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낮춘 보수적 접근을 추천합니다.

저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자산 운용을 중심으로 하되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고금리 해외 채권 및 이머징마켓 주식 관련 투자 비중을 갖추어 긍정적인 시장의 턴어라운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 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변동성 증가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당분간 미국 등 확실한 경기 회복과 안정성을 보이고 있는 핵심 시장으로 투자 지역을 좁히고 자산은 여전히 채권 대비 주식을 선호하나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도록 하이일드 등 채권 비중도 적절하게 유지하기를 권합니다. 달러를 일정 부분 가져가는 등 보완 가능한 투자자산 비중을 늘려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성을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국 주식 및 뱅크론 펀드, 배당주 펀드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합니다. 저는 특히 턴어라운드 스토리에 주목하는데요. 중국 외에 올해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화된 유로존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환율 약세 및 양적완화 효과로 지표가 돌아설 경우 2015년에는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5년 상반기까지는 다소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권합니다. 하반기를 대비해 유동성 비중을 높이는 한편 위안화예금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쿠폰이 낮은 지수형 ELS 등 다소 보수적 투자 상품을 권합니다.
[SPECIAL PARTY WITH PB] 은행 PB센터장 4인의 특별한 송년파티
TWG Tea 살롱&부티크에서 티와 함께 즐기는 정찬
[SPECIAL PARTY WITH PB] 은행 PB센터장 4인의 특별한 송년파티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싱가포르 차 브랜드 TWG Tea
TWG Tea 살롱&부티크에서는 TWG Tea를 사용해 만든 신선한 티 페이스트리와 훌륭한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럭셔리하고 우아한 황금빛 건물 외관에 총 70여 석을 구비하고 있는 이곳은 국내에서 고급 라이프스타일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의 사교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층은 다양한 차 제품을 비롯해 디저트를 구매할 수 있는 부티크로, 2층은 차와 함께 차를 우려내 만든 디저트, 요리 등 미식을 즐길 수 있는 티 살롱으로 꾸며졌다. 이날 차려진 음식은 TWG Tea 1837을 우려 마리네이트한 참치를 구워 올린 ‘구운 참치 샐러드’와 TWG Tea 티베탄 시크릿 티를 넣은 망고 살사와 트러플 에멀전, 새콤한 토마토 콩피를 곁들인 메로 구이, 팬에서 정제 버터로 구워낸 한우 스테이크와 TWG Tea 아이언 몽크 티 소스를 곁들인 요리 등이다. 디저트로 제공된 마카롱은 부드러운 아몬드 비스킷에 TWG Tea만의 대표적인 티가 우러난 부드러운 세터가 샌드됐다. 최상급 티를 우려 만든 조각 케이크 페이스트리 컬렉션과 홍차, 백차, 정향, 계피 등 향신료가 잘 어우러진 블렌딩 티 노엘노엘과 함께 제공됐다. PB들이 즐긴 칵테일은 TWG Tea 프레스티로 섬세한 버블의 스파클링 와인과 싱가포르 블랙퍼스트 티가 어우러져 달콤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다.
[SPECIAL PARTY WITH PB] 은행 PB센터장 4인의 특별한 송년파티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인물)│장소 협조 청담 TWG Tea 살롱&부티크(02-547-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