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재 하나대투증권 WM본부 이사

권이재 하나대투증권 WM본부 이사는 주식 및 펀드 전문가다. 특히 권 이사는 우수한 사모펀드를 활용해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투자처를 찾기 힘든 현재 자산 시장의 키워드는 사모펀드와 비과세 상품, 환율 상품라고 말한다.
경력 13년, 베테랑 프라이빗뱅커(PB) 권 이사의 투자 노하우를 들었다.
[Dinner with PB­­­] “주식으로 성공한 부자들은 그들만의 투자 노하우가 있죠”
권이재 하나대투증권 WM본부 이사는 증권사 출신의 PB다. 1990년 대한투자신탁에 입사해 압구정점, 대치역점, 법인부 등에서 근무했다. 법인부 근무 시절엔 자금 운용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기관 투자가들을 상대하며 많은 운용사 네트워크를 쌓았다. 그때 쌓은 네트워크 덕에 지금도 우수한 사모펀드로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PB 생활은 입사 11년 차이던 2001년 시작했다. 2001년은 한국에 PB 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던 때로, 많은 금융기관들이 앞 다투어 PB 사업을 시작했다. 대한투자신탁에서도 PB 업무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는데, 당시 공모를 통해 발탁된 3명의 PB 중 한 명이 그다. 증권사 출신 PB답게 전문 분야는 주식과 펀드다.

PB는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부의 축적을 넘어 고객이 더 여유롭고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진실한 집사’다. 고객의 집사로서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면서 느끼는 보람을 PB의 가장 큰 보람이자 매력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자산가들과 오랜 기간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며 세 가지 투자 원칙도 얻었다. 첫째, 행복한 자산관리다. 수수료나 보수에 얽매이기보다 수익률을 통해 고객이 행복한 자산관리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철저한 고객 우선주의다. 마지막으로 장기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다는 장기 투자의 원칙이다.

‘새벽닭’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는 지금도 7시 30분이면 회사에 출근해 금리와 환율, 주식, 부동산 등과 관련한 각종 경제지표를 확인한다. 이 밖에도 고액순자산가(HNW: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 자산 100만 달러 이상)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예술품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오페라나 뮤지컬을 챙겨 보고 문화예술 관련 강의를 듣는다.


매일 다양한 경제지표를 확인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자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 논란으로 큰 폭의 조정을 보였던 자산 시장은 출구전략의 이연 전망에 따라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도 2.61% 수준이고, 6월 말 3.12%까지 치솟았던 국고 3년물도 2.80% 수준에서 안정돼 있습니다. 미국의 고용보고서와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면서 외국인들은 한국의 주식시장에서 26일째 순매수를 하고 있고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매수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 미국의 소비 수요도 회복세고, 유럽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제조업지수도 50선 위에서 긍정적인 지표를 보여주고 있고요. 한국 자산 시장도 금융 환경이 개선되고 있어서 투자에 좋은 환경이 펼쳐질 거라고 예상합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 고액자산가들은 어떤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습니까.
“자산가들의 최대 관심은 여전히 비과세 상품입니다. 세제 혜택이 있는 금융 상품에 관심이 집중돼 있죠. 한·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라 세금이 면제되는 브라질 채권이나 해외 금융기관이 발행한 후순위 채권이 그런 상품이죠.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외화 표시 채권(Korean Paper)도 관심 대상입니다. 특히 한국의 금융기관이나 대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은 주요 투자 상품 중 하나입니다. 리스크를 선호하는 고객들은 직접 주식투자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대형 우량주나 정기예금보다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지주사, 우선주 종목 등이 그 대상입니다. 고배당을 획득함으로써 비과세와 함께 정기예금 플러스알파(+α)의 금리를 추구하는 거죠.”


최근 원화가 강세라 자산가들 사이에 달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듯도 한데요.
“초과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시장 모니터링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가격 변동에 순응하고 역사적인 저점 부근에서 자산을 편입하는 거죠. 가격의 최저점은 알 수 없지만 과거 가격과 비교해 낮은 가격이라고 판단이 되면 과감히 자산을 편입하면 됩니다. 말씀대로 최근 원화 환율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2년 43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와 2013년 7월까지 37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 강세를 이어가기에 충분한 조건입니다. 1050원 내외에서 달러 자산을 편입하면 충분한 보상이 있었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1050원 내외에서 달러 투자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만난 고객 중 가장 현명한 투자자가 있다면 투자 사례를 들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의 큰 부자들은 부동산으로 부를 쌓았다고 생각하지만, 제 고객 중에서는 의외로 주식투자로 큰 부자가 된 분들도 많습니다. 주식으로 성공한 부자들은 될 성 부른 종목에 장기 투자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주식 및 주식 관련 펀드에 투자해 적정 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장기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꾸준한 실적을 통해 전통을 다져온 장수 기업, 능력이 뛰어나고 통찰력이 있는 최고경영자(CEO)가 경영하는 기업 등에 투자한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는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과 함께 매매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습니다. 주식투자에 리스크가 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확신이 섰을 때 리스크는 곧 수익률로 연결됩니다. 고액자산가들은 그걸 알고 투자에 활용하는 거죠.”
[Dinner with PB­­­] “주식으로 성공한 부자들은 그들만의 투자 노하우가 있죠”
외국의 고액자산가들은 전체의 10% 이상을 대체투자처에 담는다고 합니다. 한국의 투자자들은 어떻습니까.
“정기예금 금리가 2%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2%대의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아 대체투자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지수형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 해외 채권, 중위험·중수익인 롱숏 펀드, 헤지펀드가 주된 대상입니다. 선박 펀드와 유전 펀드는 분리과세 이점이 있는 대체투자 상품이나 최근 경기 위축으로 활성화돼 있지는 못합니다. 또한 부동산 및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상품도 경기 침체로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특정 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ETF 유형은 다양합니다. 코스피200 등 시장지수에 연동해 운용되는 펀드와 섹터 지수(자동차·IT 등), 스타일 지수(가치주·성장주 등), 테마 지수(그룹주 등), 채권 지수(국채·통안채 등), 상품 지수(골드·은·콩 등)에 투자해 운용되는 ETF 등이 있습니다.”


실제 대체투자에 성공한 사례가 있나요.
“지수형 월지급식 ELS의 경우 녹인(knock in·원금 손실 구간 진입)이 없고 지수 하단도 낮기 때문에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또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롱숏 펀드도 주식을 매수하고 홀딩하는 전략이 아닌 고평가된 선물이나 현물을 매도하는 전략을 취하기 때문에 현 장세에서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실례로는 2009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해 크게 성공한 분이 있습니다. 코오롱 195회 분리형 BW였는데, 표면금리 3%에 만기 6% 수익률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발행됐습니다. 신주인수권 행사 가격이 2만6800원이었는데 9만 원 이상에서 처분해서 큰 차익을 얻었죠. 같은 해 발행된 기아차 275회 BW도 마찬가지입니다. 표면금리 1%, 만기 보장 5.5% 수익률이었습니다. 신수인수권 행사 가격이 6880원이었는데, 거기에 20억 원을 청약해 4만 주가량을 배정받았습니다. 그 뒤 기아차 주가가 5만 원이 넘었을 때 매도했으니까 거의 10배 정도의 차익을 거둔 거죠.”


현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면 어떻게 제안하시겠습니까.
“투자 성향에 따라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나올 겁니다. 제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면 국내 주식 22%, 해외 주식 23%, 대안투자 30%, 국내 채권 15%, 현금(CMA) 10% 정도로 구성하겠습니다. 국내 주식은 성장형과 가치 성장형을 동시에 추구하는 주식형 펀드에 12%, 삼성전자·현대차 등 우량주 개별 종목에 10%를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대안투자 분야는 브라질 은행 달러 채권 10%, ELS 20%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10년 넘게 웰스매니저(WM)로 활동하셨는데요, 은행 PB와 증권사 WM의 차별점이 있다면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요.
“증권사 WM은 리서치, 펀드, 구조화 상품, 직접투자에 강점이 있습니다. 펀드를 예로 들자면 고객의 특수한 성향을 분석해 자산 배분을 실행하고, 기간별, 통화별, 투자 상품별 분산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수익률을 관리해 드릴 수 있습니다. 증권사에서도 기존의 자산관리 서비스 외에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고객 자녀 맞선행사, 세계 예술품 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파악할 수 있는 소더비 아트 투자 세미나, 럭셔리 요트 체험 프로그램 등에 고객들을 초청해 고객이 교양과 지혜를 겸비한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의 투자자산 수익률을 관리해 드리기 위해서 매일 아침 금리, 환율, 주식, 부동산 등 각종 거시경제지표를 확인하고 특히 주식 부문에서는 경기, 기업실적, 밸류에이션, 수급, 투자심리 등 세부적으로 구분해 흐름을 파악한 후 투자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자산관리에 정답이 있다면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투자를 권유할 때는 단기간에 큰돈을 번다는 것보다 장기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지향하도록 접근해야 합니다.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하고, 우량한 주식과 펀드에 가치투자를 하는 전략을 취하도록 권하는 거죠. 그게 자산관리의 원칙이자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떤 점을 경계해야 할까요.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칙을 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첫째,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를 정해야 합니다. 위험이 낮은 상품에 투자할 것인지, 위험이 높은 상품에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투자에 임해야 합니다. 둘째, 기간별 재무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단기(1년), 중기(5년), 중장기(10년), 장기(20년) 등 투자 기간을 정하고 거기에 적합한 상품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투자 전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입니다. 시장이 성장기에 있는지, 후퇴기에 있는지 분석하고 경기 후퇴기에는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성장기에는 안정성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운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넷째, 금리 등의 점검입니다. 금리는 보통 시장의 수급 요인, 시중 자금 사정, 경기 동향, 물가 수준, 통화정책, 재정정책, 환율, 국제 금리 등에 의해 결정됩니다. 반대로 일확천금이나 대박을 꿈꾸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시각으로 투자를 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자신이 부담할 수 없는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는 것 또한 피해야 합니다.”



와인이 있는 편안하고 따뜻한 집
뱅가의 교자와 양갈비
[Dinner with PB­­­] “주식으로 성공한 부자들은 그들만의 투자 노하우가 있죠”
교자는 중국 음식인 만두와 서양 식재료인 푸아그라가 만난 뱅가만의 독특한 요리다. 한 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녹아내리는 푸아그라의 고소하고 녹진한 맛과 버섯의 쫄깃한 식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메인 요리인 라타투이와 포트와인 소스를 곁들인 양갈비는 정통 프렌치 스타일의 양갈비 스테이크다. 양갈비는 로즈마리로 마리네이드 향을 더하고 양 특유의 냄새를 잡으며, 최대한 부드럽게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프로방스 지방의 전통적인 채소 요리인 라타투이와 포트와인 소스를 더했다.



매칭 와인 몬테스 폴리(Montes Folly)
[Dinner with PB­­­] “주식으로 성공한 부자들은 그들만의 투자 노하우가 있죠”
폴리(folly)는 말 그대로 ‘어리석음’을 뜻한다. 몬테스가 칠레 최초로, 그것도 경사 45도의 산중턱을 깎아 시라를 심었을 때 사람들이 던진 말로 지금은 당당히 와인 이름이 됐다.

몬테스 폴리는 심오한 루비 빛깔의 와인으로, 비범함이 느껴지는 완숙한 검은 과일과 훌륭한 시라에서 찾을 수 있는 복잡 미묘한 향을 간직하고 있다. 중후장대하게 입 안을 가득 채우면서 벨벳과 같은 질감 위에 대단히 긴 여운을 남긴다.

칠레의 ‘컬트시라’로 불리는 몬테스 폴리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시라 와인의 하나이며, 20년 이상 장기 숙성이 가능한 컬렉터의 아이템이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장소 및 와인 뱅가 02-516-17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