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0년,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남기 ‘조용한 대공황’
[BOOK] 앞으로 20년,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남기 ‘조용한 대공황’ 外
2008년 경제 위기 뒤에 시작된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경기 침체를 ‘조용한 대공황’이라고 정의한다. 현재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정도로 큰 규모의 위기 상황임에도 각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해 공황 상황을 은폐하거나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비교경제사학적 방법으로 20세기 초 세계화로 인한 대공황의 발생 과정과 현재, 즉 21세기 초의 경제 위기 진행 과정이 비슷한 경로를 거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 정도의 작은 규모가 아닌 자본주의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만큼 거대하다고 진단한다. 물론 책 속 내용은 저자가 일본과 세계 경제를 종횡으로 분석해 나온 진단이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저자의 일본 경제에 대한 진단이 현재 한국의 많은 이들이 느끼는 경제 문제와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일본’을 ‘한국’으로 바꾸어도 전혀 흐름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저자 또한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세계화의 정도가 더 많이 진행돼 있어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악영향을 고스란히 뒤집어쓸 수 있다”라고 우려한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 및 이에 근거한 세계화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한국 사회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비판적 성찰을 유도하고 있다.

시바야마 게이타 지음, 전형배 옮김, 200쪽, 동아시아, 1만2000원



MBA 강의실에는 없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
‘가이 가와사키의 시장을 지배하는 마케팅’
[BOOK] 앞으로 20년,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남기 ‘조용한 대공황’ 外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제품과 가게, 기업이 등장하고 사라진다. 좋은 제품, 편리한 서비스를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사랑해주길 바란다면, 시즌마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하고 싶다면, 설명하지 말고 호소하지 말고 ‘매혹하라’. 수억 애플 마니아를 탄생시킨 전설적 마케터, 애플을 단순한 기업이 아닌 ‘영혼의 구원자’로 포지셔닝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닌 ‘사랑’하도록 만든 마케팅계의 거장 가이 가와사키의 ‘주장’이다. 가와사키는 세계 초일류 기업들의 요람이자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창업지로 손꼽히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4개 기업을 설립, 모두 성공시켜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 투자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물. 이 책에서 저자는 기존의 마케팅 책이나 MBA 강의실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에반젤리즘 마케팅’ 원칙을 96가지 액션 플랜으로 소개하며 25년간 애플과 실리콘밸리를 이끌어온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한다.

가이 가와사키 지음, 노지양 옮김, 280쪽, 모멘텀, 1만5000원



골프에서 배우는 인생철학
‘내 생애 최고의 골프’
[BOOK] 앞으로 20년,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남기 ‘조용한 대공황’ 外
흔히 골프는 인생 그 자체와 비유된다. 골프가 그만큼 우리 삶의 여정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바로 골프를 ‘인생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는 이유다. 골프와 인생과 철학과 영적인 세계까지 총망라한 책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내 생애 최고의 골프(GOLF in the Kingdom)’가 처음 발간된 것은 1971년이다. 이후 이 책은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150만 부 이상이 판매됐고 19개국(한국은 20번째 나라다)에서 30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등 ‘골프의 고전’이 됐다. 이 책은 저자가 젊은 시절 스코틀랜드 여행 중 우연히 만난 신비로운 골프의 달인 쉬바스 아이언스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담고 있다. 저자는 실제로 인도의 힌두교도들이 수행하며 거주하는 스리 오로빈도에서의 여정을 마친 후 이 책을 썼다. 선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사람들과 스포츠에서 성공을 거둔 선수들의 유사성에서 영감을 얻은 것. 골프가 어느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은 어느 단계에 이르면 반복 훈련을 통해 아무리 기술의 숙련도를 높이더라도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그 경계선에서 고민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만날 필요가 있다. 골프가 어떻게 영혼을 반영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우리의 내적 시야를 변화시키는지 그 초월의 과정을 설명해줄 테니까.

마이클 머피 지음, 민훈기·강영렬 옮김, 439쪽,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1만7000원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