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원 신한PWM 목동센터장

정해원 신한PWM 목동센터장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꼬박 10년을 프라이빗뱅커(PB)로 일했다. 그간 서울파이낸스센터, 잠실센터, 목동센터 등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을 두루 거쳤다. 현재 신한PWM 목동센터장으로 있는 그에게 부자들의 특별한 자산관리 노하우를 들었다.
[Dinner with PB­­­] “목동 부자들은 ELS 팔고 방카슈랑스 상품 사고 있죠”
정해원 신한PWM 목동센터장은 자산관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신한은행의 1세대 PB다. 2003년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을 시작으로 2006년 잠실센터 수석팀장을, 2010년부터는 신한PWM 목동센터장을 맡고 있다.

풍부한 경험에 PB 본고장인 스위스, 프랑스, 홍콩 등 금융 선진국에서 연수한 경험도 가진 그의 전문 분야는 펀드 관리와 아트테크, 기업승계다. 특히 아트테크는 개인적 관심에서 출발해 미술 관련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안목을 키웠고, 동국대 사회교육원에서 미술 아트테크 과정을 수료하며 전문성을 더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을 두루 거친 그는 부자들의 투자 성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누구보다 밝다. 전통적인 투자처인 부동산과 주식이 투자 매력을 잃은 지금, 정 센터장에게 투자의 길을 물었다.


목동은 전통적인 부촌인 성북동이나 강남에 비해 자산가들의 연령대가 낮습니다. 신한PWM 목동센터의 고객은 대체로 어떤 분들입니까.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과 부천이나 인천에 사업체를 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전문직은 보통 40~50대가 주를 이루고, 사업하는 분들은 50~60대가 많습니다. 연령대에서 알 수 있듯이 중고등학생 자녀의 교육을 위해 목동으로 이사한 분들이 많습니다. 자산 규모는 고객에 따라 다른데 금융 자산을 기준으로 5억 원에서 많게는 100억 원대까지 있습니다. 대다수 고객은 10억~20억 원의 금융 자산을 가진 분들입니다.”


강남이나 성북동 등 전통적인 부촌에 거주하는 고객과 목동 고객의 차이점이라면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요.
“목동만의 특징이라고 말하기는 뭣하지만 자산을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저희 고객 중에서도 2~3개 은행을 동시에 거래하는 분들이 계세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은행도 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잖아요. 그 때문에 자산을 금융기관별로 분산하는 듯합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주거래 은행을 정하고 전체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게 유리하다고 권해드립니다. 투자 상품별로는 40대 젊은 고객들은 아무래도 자산 형성기이기 때문에 수익률에 관심이 많습니다. 반대로 나이 드신 분들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성에 더 큰 관심을 갖죠.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겪은 후 펀드에서 손실을 본 분들은 원금 보장에 대한 니즈가 굉장히 높고요. 이런 분들은 절세에 대한 관심도 많아서 올 초 방카슈랑스 상품을 많이 사셨습니다.”
[Dinner with PB­­­] “목동 부자들은 ELS 팔고 방카슈랑스 상품 사고 있죠”
절세에 대한 관심을 말씀하셨는데요, 그밖에 요즘 목동 자산가들의 또 다른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교육열이 어느 곳보다 높다 보니 자녀 교육과 결혼, 자산 이전 등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습니다. 다른 곳보다 연령대가 낮다 보니 아직 자산 증식에 대한 요구도 꾸준하고요. 따라서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처 발굴에 열심입니다. 선호 상품은 일반적인 트렌드와 비슷합니다. 브라질 채권에 투자한 분들도 많은데 환율 하락으로 걱정들이 많죠.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관심도 꾸준한데, 수익률이 10%에서 5%대로 떨어지다 보니 지금은 판매가 주춤한 상태입니다. 반면 방카슈랑스 상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합니다. 안전한 데다 비과세라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작용한 거죠.”


주택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주택 시장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입니다. 목동은 그 대상지로 큰 관심을 받았는데 실제 시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수직 증축도 추가 비용이 들게 마련입니다. 그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입니다. 나이 많은 고객들은 이사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요. 재건축 기대도 있기는 하지만 15층 이상 중층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사업성에 확실한 메리트를 못 느끼는 듯합니다.”


저금리와 경제 불안 등의 여파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만족할 만한 수익을 올리는 고객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리먼 사태 때 미국 부동산에 투자했다 돈을 번 분도 있고, 금 투자로 짭짤한 재미를 본 분도 있습니다. 어떤 고객은 저금리를 예상하고 몇 년 전 5.55%의 확정금리 보험 상품에 가입해 지금까지 보유하기도 하고요. 가장 최근에는 신한은행에서 판매한 ‘가치주 특정금리 신탁’ 상품으로 재미를 본 고객들이 있습니다. 신한은행 신탁부에서 운영하는 상품으로 저평가 종목 30~40개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1년 5개월 수익률이 약 30.7% 되니까, 10억 투자했다면 3억 원 정도 번 셈이죠.”


반대로 자산관리를 잘 못하는 고객도 있을 텐데요.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하락장을 버티지 못하고 펀드를 환매해 손실을 본 분들이 대표적이죠. 리먼 사태는 많은 교훈을 안겨줬는데요, 그중 하나가 복잡한 금융 상품을 꺼리는 태도인 듯합니다. 고객 중에는 기초자산은 단순한 게 좋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아요. 복잡한 금융 상품은 수수료도 높고 어떻게 운용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꺼리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오히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사실 합리적인 투자자는 대중이 가는 방향과 반대로 투자합니다. 주가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으면 이번에는 3000포인트까지 가겠지 하는 바람에 사고, 하락기에는 손절매하지 못하고 참다 참다 바닥에서 던지는 게 일반적인 투자자들입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그 반대로 해야죠.”


투자 시기를 판단하는 개인적인 기준이 있으신가요.
“저는 신문에서 힌트를 얻습니다. 주가가 올라 환호하는 사진이 신문에 실리면 머지않아 주가가 빠지더군요. 반대로 주가가 떨어져 울상을 짓는 사진이 신문에 실리면 그때가 주식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질 때더라고요.”


PB분들은 고객 컨설팅도 하지만 반대로 고객들에게 배울 때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정 센터장님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저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재밌는 사실은 고객들은 자신의 투자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버신 분들은 지금도 부동산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럴 수 있죠. 하지만 부동산 중에서도 트렌드에 맞는 다른 상품을 선택해야죠. 요즘은 땅이나 아파트로 돈 벌기 어려운 세상이잖아요. 이럴 때는 땅보다 상가에 투자하는 게 현명한 거죠. 실제로 저희 소개로 3건 정도의 상가 거래가 있었습니다. 상가당 20억 원 정도인데 고객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주식으로 돈을 번 분도 적지 않죠.
“많은 분들이 주식 투자로 손해를 보지만 주식으로 큰돈을 버신 분들도 있습니다. 10년 전에 만난 고객 한 분이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가치주에 투자하는 분이셨는데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를 하셨어요. ‘배당금 받아서 대출 이자 갚을 정도만 되면 투자해볼 만하다’는 게 그분 주장이었어요. 배당 잘 하는 기업은 현금흐름도 좋고, 최고경영자(CEO)의 자질도 좋다는 게 그분 논리였어요. 아니나 다를까 몇 해 지나지 않아 그분은 큰돈을 벌었고, 주식시장에 그런 트렌드가 생기더군요. 그분, 지금은 대출금 갚고 배당금을 연금처럼 받고 계세요.”


요즘도 주식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요.
“저는 국내 주식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예견된 상황에서 인도, 브라질 등은 아무래도 불안합니다. 한국은 양적완화 축소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경상수지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이머징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것도 투자 메리트죠. 저평가 종목이나 우량 종목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전체 자산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딱 하나를 말하긴 어렵습니다. 고객들에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안합니다. 예전에는 분산투자라고 브라질 채권, 일본 펀드 등에 투자했잖아요. 그런데 금융위기가 오니까 전부 빠지더군요. 따라서 자산 성격이 다른 상품들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 듯합니다.”


정 센터장님께서는 어떻게 자산을 관리하시는지요.
“직장생활 열심히 하는 게 자산관리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엔 일반 직장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급여의 10% 정도는 펀드에 넣고, 주가가 빠지면 추가로 납입하는 거죠. 또 하나는 우리사주를 통한 신한지주의 꾸준한 매입입니다. 외환위기 때 보통주 1주를 사면 2주를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팔았습니다. 주가가 3000원까지 떨어진 때였는데, 나중에는 그게 큰 수익을 안겼습니다. 현재 주가가 4만 원이 넘으니까요.”


아트테크 전문가라고 알고 있습니다. 끝으로 아트테크에 대한 투자 팁을 하나 주신다면.
“4~5년 전만 해도 미술품에 투자하는 분들이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시장이 얼어붙어서 투자하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아트테크의 기본은 미술품에 관심을 갖고 즐기는 데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길 바라고 투자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게 아트테크입니다.”



더 반 프라임 스테이크 하우스의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Dinner with PB­­­] “목동 부자들은 ELS 팔고 방카슈랑스 상품 사고 있죠”
2010년 7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더 반 프라임 스테이크 하우스(The BARN prime steak house)’는 국내 미식가들 사이에서 정통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더 반(The BARN)의 ‘반(barn)’은 미국 전통 농가의 축사로 사용되는 ‘헛간, 곳간’이라는 뜻이다.

더 반에서 제공하는 스테이크는 ‘드라이에이징(dry-aging)’ 기법으로 숙성시킨 고기를 사용한다. ‘드라이에이징’이란 고기를 공기 중에 노출시켜 자연 그대로 수분을 증발시키는 육류 숙성 방식으로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고기의 질감과 풍미가 향상된다. 미국의 경우에는 스테이크 하우스마다 독자적인 드라이에이징 방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프리미엄 스테이크에 가장 완벽한 숙성 방식이다. 더 반은 이렇게 숙성시킨 후 브로일러(broiler)를 사용해 단시간에 고기를 구움으로써 육즙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고기 맛을 최상으로 살린 스테이크를 제공한다. 특히 포터하우스(porterhouse: 뼈를 중심으로 등심과 안심 두 부위가 있는 스테이크)는 한정된 양만 나오는 부위인 만큼 예약이 필요하다.


매칭 와인 바소 VASO
[Dinner with PB­­­] “목동 부자들은 ELS 팔고 방카슈랑스 상품 사고 있죠”
나파밸리는 다양한 철학을 가진 혁신적인 와이너리들이 포진한 미국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다. 동아원의 다나 이스테이트는 나파밸리에서도 최근 괄목할 만한 발전과 업적을 이룬 대표적인 와이너리다.

다나 이스테이트는 이곳에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한다. 그중 온다도로(Onda d’Oro)와 바소(VASO)는 국내 전용으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와인이다. 이 중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와 매칭한 바소는 다나 이스테이트의 기본급 카베르네 소비뇽이다. 바소는 이탈리아어로 ‘화병 또는 항아리’를 뜻하며, 와인 라벨 전면에 등장하는 달항아리를 통해 이 와인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동양적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장소 및 와인 더반 02-547-6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