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페르슈롱 NH-CA운용 사장

NH-CA운용은 레버리지 인덱스펀드의 대표 주자다.
미국의 출구전략에 따라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지금, NH-CA운용은 글로벌 매크로 펀드를 새로 출시했다.
2011년부터 NH-CA운용 사장으로 있는 필립 페르슈롱에게 투자의 지혜를 구했다.
필립 페르슈롱 사장은… 1962년 프랑스 출생. 프랑스 파리제2대학 경제측정학 석사·통계공학 및 전산학 석사·재무학 석사. 1992∼2004년 CA앵도수애즈슈브르운용 채권운용담당 상무. 2005~2010년 NH-CA자산운용 자산운용부문 전무(CIO). 2010∼2011년 체코 IKS-KB 자산운용부사장(아문디 합작사). 2011년 8월~ NH-CA자산운용 대표이사.
필립 페르슈롱 사장은… 1962년 프랑스 출생. 프랑스 파리제2대학 경제측정학 석사·통계공학 및 전산학 석사·재무학 석사. 1992∼2004년 CA앵도수애즈슈브르운용 채권운용담당 상무. 2005~2010년 NH-CA자산운용 자산운용부문 전무(CIO). 2010∼2011년 체코 IKS-KB 자산운용부사장(아문디 합작사). 2011년 8월~ NH-CA자산운용 대표이사.
‘2010년 금 관련 주식(39%), 2011년 부동산 관련 주식(9%), 2012년 유로하이일드(28%).’최근 3년간 연도별로 최고 수익을 거둔 자산들이다. 올해는 어떤 자산이 1위 투자 상품으로 꼽힐까. 급변하는 투자 환경과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갈 곳을 잃고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아 헤매고 있다.

어떤 투자 전략을 취해야 할지 전문가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국내 주식만 바라보기보다는 글로벌 증시로 투자 레이더를 좀 더 넓혀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NH-CA자산운용도 이 같은 투자 환경을 감안, 최근 글로벌 거시경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집중 투자하는 신규 펀드 ‘NH-CA글로벌매크로’를 내놨다. NH-CA자산운용은 농협금융지주와 프랑스 자산운용사 아문디(Amundi)가 각각 60대40으로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사로 이번에 내놓은 신규 펀드도 아문디의 자문을 받아 운용될 예정이다.

“어느 한쪽 자산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우선 연말까지는 유럽 경기 회복에 주목해야 합니다. 유럽 경기가 완벽하게 정상을 되찾은 것은 아니지만 뚜렷한 개선세에 관심을 두고 투자 기회를 노려볼 만합니다.”

필립 페르슈롱 NH-CA자산운용 사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며 “유럽 주식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력적이라 중단기적으로 경기민감주에 투자하기 적절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증시에서도 경기 순환과 관련된 기술주, 산업재 업종에 관심 둘 것을 조언했다. 국가별로 독일이 다른 지역 대비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산업재 업종 비중이 높은 DAX 지수의 상승을 점쳤다.

이와 함께 프랑스 증시의 주요 비중을 차지하는 명품 업체, 식품 업체도 이머징마켓의 내수 소비 성장세를 감안할 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출구전략 우려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머징마켓에서의 외국인 이탈 수준은 극단적이란 게 페르슈롱 사장의 평가다. “현재 자금 유출 폭은 아시아 신흥국의 펀더멘털(내재 가치) 대비 과도한 상황”이라며 “쌍둥이 적자 등 내부적인 경제 이슈는 국가별로 존재하지만 15년 전 아시아 지역이 겪었던 외환위기와는 현재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인도, 인도네시아는 외환 보유고가 충분한 상황이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더라도 이들 국가들이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투자자들은 국가별로 심층적인 펀더멘털 분석을 통해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 중국 등 북아시아 증시는 매력적이다. 최근 큰 폭의 조정을 겪었던 인도 역시 펀더멘털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한 증시로 꼽았다. 반면 인도네시아 증시는 그동안 상승폭이 컸기 때문에 현재 밸류에이션은 상대적으로 비싼 수준으로 분석했다.


ELS 쏠림현상 다양한 투자 기회 놓칠 수도
투자자 사이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맞게 금융투자 상품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이 시급해졌다.

“이머징 주식 대신 유럽, 미국 주식을 선호하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겁니다. 헤지펀드에서 활용하는 글로벌 매크로 전략을 토대로 자산 간 경계를 넘나드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고, 원금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페르슈롱 사장은 지금은 적극적인 자산 배분으로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원금을 최대한 보존해 줄 수 있는 상품이 부상하는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지수의 상승에 따라 수익을 추구하는 1.5배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를 1조 원 규모로 운용 중인 NH-CA운용이 최근 글로벌 매크로 전략의 상품을 신규로 출시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이 벤치마크(기준 수익률)가 없다는 점을 이 펀드의 특징”으로 소개했다. 또 역동적 자산 배분, 핵심 자산의 집중 투자, 유연한 시장 대처, 철저한 위험관리 등을 투자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는 “펀드별로 매년 운용 성과는 다르기 때문에 분산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글로벌 거시경제를 분석해 투자하는 이 펀드는 급변하는 투자 환경에서 투자 기회를 적시에 포착하는 게 운용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MARKET LEADER] “유럽 증시의 경기 민감주를 보라 독일 산업재·프랑스 명품 주목해야”
그는 “한국의 금융 상품 시장은 현재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같은 구조화 상품으로 크게 양분돼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은 현재 원금 손실을 보는 벤치마크 추종 펀드를 다소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원금 보존이 가능한 구조화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몰려들었지만 투자 기간이 제한돼 다양한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단점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 유럽 증시가 상승하고 있지만 지난 10년간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거의 제로 수준이며, 이머징 국가 역시 부진한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펀드들은 대부분 시장 수준(벤치마크)을 추종하는 전략을 취해왔지만 시장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더 이상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수준의 수익을 내기가 힘들어졌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지금이 중국 주식투자 적기일 수도
글로벌 투자 환경에서 연말까지 염두에 둬야 할 변수는 미국의 경기 회복과 양적완화(QE) 축소다. 그는 “미국의 노동 시장 회복이 더뎌 출구전략(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도 시장의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주택건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증시 랠리 속에서 관련 ETF들은 연초 이후 15% 하락했다”며 “주택 경기 활성화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한 가지 변수는 시리아 공습이다. 페르슈롱 사장은 “투자자 관점에서 석유 가격 상승, 에너지 가격 상승은 투자 기회로 볼 수 있다”며 “향후 포트폴리오 내 주요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단기적 관점에서 중국에서도 자산 배분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시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만 바라보고 있지만 7%대의 성장률도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시진핑(習近平) 정권을 감안할 때 지금이 중국 주식에 대한 저렴한 투자 기회”라고 설명했다.

페르슈롱 사장은 NH-CA자산운용의 최고운용책임자(CIO)부터 사장을 맡기까지 8년간 한국 시장을 지켜봐 왔다. 그는 국내 증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외국인 자금 유입에 대해서는 당연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 증시의 위상은 높다”며 “이머징 국가에서 자금 유출에도 불구, 한국 시장은 외환시장, 주식시장 모두 안정적이다 보니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 시 안심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한국경제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