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기업공개(IPO)를 한 새내기주 10곳 중 9곳이 8월 11일 현재 공모가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종목은 공모가보다 2배 이상 높은 주가를 기록하며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처럼 주목받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높은 시초가를 형성한 뒤, 증시가 열리면 상한가를 기록하는 ‘잭팟’을 터뜨리는 경우도 많아 투자자들의 신규 상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1800~2000 사이의 박스권에서 못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에 나서거나 공모주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금호엔티 6거래일 만에 213.87% 수익률 기록

7월 11일 기준으로 올 들어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입성한 종목은 총 17개다. 유가증권 시장 신규 상장 종목은 초고강도 특수 합성섬유 로프를 주로 생산하는 DSR가 유일하다. 코스닥 시장 신인은 포티스, 아이센스, 우리이앤엘, 아이원스, 지디 등 16개에 달한다. 2013년 신인 종목 17개 중 지난 8월 9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 이상을 기록한 종목은 15개(88.23%)다.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윈팩(-28.25%), 우리이앤엘(-20.2%)을 제외한 나머지는 공모가 대비 10~213%의 상승률을 보였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지난 8월 2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된 자동차 등 산업용 부직포 생산업체 금호엔티로 나타났다. 공모가 31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금호엔티는 8월 9일 9730원으로 마감, 6거래일 만에 공모가 대비 213.8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투자자가 9일 종가로 팔았다면 약 일주일 만에 20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는 뜻이다.

자동차부품업체 삼목강업(141.92%), 진단시약업체 엑세스바이오(120.22%), 혈당측정기 등 제조업체 아이센스(109.21%)도 상장 후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수익률을 보였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엑세스바이오는 미국 회사라는 이유로 공모가 자체가 할인 책정된 영향도 있다”며 “올해 매출은 회사 예상(4300만 달러)보다 10% 가까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주가가 올라갔다”고 했다. 김현태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이센스에 대해 “3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19억 원, 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8%, 267.7%씩 증가할 것”이라며 “송도 공장과 원주 공장의 가동률 증가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로 수익성 개선이 지속돼 3분기에 분기 최대 이익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 시장 강세+희소성에 인기몰이

신규 상장주들이 잘나가는 이유는 희소성 때문이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2010년 109개에 달했던 신규 상장 종목은 2011년 78개, 2012년 30개로 줄었다. 현재는 16개에 불과하다. 여기에 증시 침체에도 IPO를 추진하는 주식들은 ‘그만큼 성장성에 자신 있는 기업’이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상장 주관사들이 우량한 예비 상장 업체의 상장을 독려하는 분위기도 신규 상장주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올 들어 신규 상장한 17개 종목 중 16개가 상장한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시장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공모주 시장이 관심을 받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은 “올 들어 부침이 있긴 했지만 코스닥 시장의 흐름이 좋았던 영향이 컸다”며 “공모가가 과거보다 보수적으로 책정되면서 예전보다 상장 후 높은 주가 상승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 8월 9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58.61포인트(11.8%) 상승했다. 최 팀장은 “업종의 성장 가능성이나 해당 종목의 실적 상향이 좋은 종목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며 “신규 상장 종목은 공모가와 실적뿐 아니라 향후 벤처캐피털 등의 물량이 나와 주가에 부담이 될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규 상장 종목은 공모가와 실적뿐 아니라 향후 벤처캐피털 등의 물량이 나와 주가에 부담이 될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신규 상장 종목은 공모가와 실적뿐 아니라 향후 벤처캐피털 등의 물량이 나와 주가에 부담이 될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공모주 펀드 가입도 유효한 투자 방법

하반기 신규 상장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대어(大魚)급 신규 상장주는 찾기 힘들지만 알짜 중소형주들은 코스닥 시장 상장을 노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미동전자통신(차량용 블랙박스), 라이온켐텍(합성왁스·인조 대리석), 내츄럴엔도텍(여성 호르몬제), 해성옵틱스(렌즈·카메라 모듈), 램테크놀러지(반도체 식각액), 파수닷컴(기업용 문서보안 솔루션), 미르기술(LED 검사장비), 디엠티(셋톱박스), 오이솔루션(광트랜시버), 한국정보인증(공인인증서 PKI 솔루션) 등이 코스닥 시장 입성을 준비 중이다.

엘티씨(LCD 및 반도체용 박리액), 에이씨티(기능성 화장품 원료), 아미코젠(바이오 신소재), 지엔씨에너지(소형 열병합발전 설비), 테스나(반도체 테스트), 하나머티리얼즈(실리콘 캐소드) 등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다만 현대로템, 아주베스틸 등 대어급 유가증권 시장 예비 상장 업체들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유가증권 시장 부진으로 연내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밖에 공모주는 아니지만 하나그린스팩과 합병해 10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선데이토즈도 관심을 끌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카카오톡 게임 ‘애니팡’을 출시한 모바일게임업체로 지난해 매출 238억 원, 순이익 75억 원을 기록했다. 내년 상반기엔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상장이 예상된다.

신규 상장주에 투자하는 방법은 공모주 청약이 있다. 단, 청약 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미리 내야 하고 경쟁률이 높을 경우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주식을 배정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다른 방법은 공모주 펀드 투자다. 공모주 펀드는 포트폴리오를 채권과 공모주로 구성한 상품이다.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펀드에 공모주를 담는 식이다. 안정형 상품이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이 높진 않지만 그만큼 손실을 낼 확률도 높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 펀드 48개의 올해(7월 말 기준) 평균 수익률은 0.92%로 ‘메리츠세이프밸런스’(4.45%), ‘GB100년공모주1호’(2.94%), ‘유진챔피언공모주’(2.65%) 등의 수익률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정수 한국경제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