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를 통제하라
직장을 가진 싱글족이라면 소비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재정적으로 풍족해질 수 있다.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필수 생활비 지출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서비스(BS) 전문 허브포털에 따르면, 젊은 싱글족 대부분이 ‘현재지향형’ 소비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젊은 싱글들이 트렌드에 맞춰 의류, 외식 등에 방만한 소비지출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0대 싱글족은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실질소득이 3.6% 높은데도 소비 성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현재 생활을 즐기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령 1인 가구의 빈곤율(76.6%)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면(OECD·2011년), 싱글족도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 소비를 통제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카페라테 효과’라는 말이 있다. 하루에 4000원 정도 하는 커피 한 잔 값을 한 달간 아끼면 12만 원, 5년이면 800만 원, 30년이면 1억 원에 달하는 목돈이 된다. 불필요한 곳에 계속해서 지출하는 비용은 없는지 점검해보자. 큰 고민 없이 카드를 긁다 보면 버는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소비하는 습관이 굳어진다.
최근 몇 달간의 카드명세서를 확인해보면 습관적으로 지출하는 소비 항목을 찾아낼 수 있다. 스마트폰을 쓴다면 가계부 앱(App)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디에 얼마나 지출하고 있는지 현재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으면 어디서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 판단하기도 수월해진다. 위험을 최소화하라
같이 생활하는 가족이 없는 싱글족은 혹시 모를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 첫째, 본인의 소득이 유일한 수입원이므로 상해 등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워지면 회복 불가능한 재정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갑작스레 소득이 끊기며 생활비와 의료비 공백이 생기고, 이러한 공백이 경제활동 복귀를 늦춰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꼼꼼하게 간병비와 의료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일반 가구에 비해 자산유동성이 취약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자산이 부동산이나 적금 등의 장기 금융 상품에 묶여 있으면,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경우 중도 해지로 손실을 보거나 은행이나 제2금융권에서 고리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통계청 2011년 가계금융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는 총자산 중 부동산 자산이 77%에 달해 유동성에 취약하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위험에 동시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 보험이다. 보험사의 약관대출을 이용하면 보험 해약환급금의 70% 내에서 수시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보험료 납부만으로도 위험을 대비하는 동시에 급전을 마련할 수 있는 자산유동성을 확보하는 셈이다. 보험, 상해보험을 통해 미래의 의료비와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는 한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통해 적정 수준의 현금성 비상 자금을 마련하도록 한다. 자산을 연금화하라
대체소득원이 없는 싱글족은 국민·퇴직·개인연금을 통해 다른 사람들보다 적극적으로 노후소득원 마련에 힘써야 한다. 먼저,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공단(www.nps. or.kr)에서 본인의 수령액을 확인할 수 있다. 퇴직연금을 받는 급여소득자들은 가입된 퇴직연금 보험사별로 누적된 연금액이 얼마인지 알아보도록 한다. 단, 국민·퇴직연금을 통해 확보되는 연금은 노후 필요 소득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부족한 소득을 보충해줄 가족원이 없는 싱글족은 개인연금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은퇴 후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서는 필요한 생활비를 계산해보고 연금을 통해 부족분을 미리 채워나가는 것이 좋다.
세제적격 연금은 연 400만 원 한도로 소득공제도 가능하다. 과세표준 구간이 4600만 원 이상이면 소득세율 26.4%만큼 혜택을 받아 약 105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기혼 가구에 비해 세제 혜택 면에서 여러 가지로 불리한 싱글족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제도다.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
싱글족은 여러 면에서 일반 가구와 다르다. 먼저, 자녀 부양 부담이 없다. 둘째로 가족들을 위해 큰 집을 얻는 등 부동산에 크게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마지막으로 본인에게 수익이 돌아오지 않는 사망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본인의 노후를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부양해줄 가족이 없는 만큼 위험 대비와 자산 유동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 등에 의한 노동력 상실에 대비해 상해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고, 곁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는 만큼 의료비와 간병보험, 그 밖에 비상 자금 등을 더 여유 있게 마련해야 한다. 특히, 의료비와 간병비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크게 늘어나므로 가능한 미리 준비하도록 한다. 또한 저렴한 거주용 부동산만을 임차, 구매해 비싼 부동산 실물자산에 자산이 묶이는 것을 피하고 다른 투자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백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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