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의 길:경방] 기업은 사회의 공기(公器), 창업주 뜻 이어받아 본격 3세 경영

국내사례 1 - 경방

1970년대 초 고 김각중 회장(오른쪽 끝)이 경방 공장을 시찰하고 있는 모습.

올해로 94주년을 맞아 100주년을 코앞에 둔 경방은 여러 면에서 상징성이 크다. 일제강점기에서 1인 1주 공모주 방식으로 자본금을 마련해 세워진 최초의 근대적 기업이라는 점이 그렇고, 회원번호 ‘001번’의 국내 최초 주식회사라는 점도 그렇다. 그러나 무엇보다 창업과 더불어 이어져온 기업 정신과 철학은 경방의 존재감을 더욱 굳건히 해준다.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한 창업주의 뜻을 훼손하지 않고 세 번째 세대교체까지 성공적으로 이룬 경방의 역사는 곧 정신적 유산을 소중히 여긴 김씨 가문의 철학과도 닿아 있다.

경성방직의 창업주인 인촌 김성수 선생은 1917년 경성직뉴주식회사를 인수, 경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1919년 10월 민족 최초의 근대 기업인 경성방직주식회사(이하 경성방직)를 설립했다. 우리 민족이 입을 옷감은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신념하에 설립된 경성방직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민주 형식의 주식회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달랐다. 3·1운동 직후 김성수 선생이 전국을 돌며 각 지방의 유지들로부터 1인 1주 공모 방식으로 자본금을 마련한 것. 주당 가격은 50원으로 세워질 당시 주식 2만 주는 모두 한국인이 소유하고 있었다.

경성방직의 초대 사장은 갑신정변의 주역인 박영효로 16년간 사장 자리를 지켰지만, 본격적인 황금기는 2대 사장인 수당 김연수가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인촌 김성수의 친동생인 김연수는 형의 권유에 따라 1922년 경성방직 상무 겸 지배인으로 취임했고 1935년 제2대 사장에 올랐다. 김연수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만주 시장의 본격적 개척이 이뤄지는 등 성장가도를 달렸다.

2002년 이한동 당시 국무총리를 초청, 전경련 회장단·중진회원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고 김각중 회장 (왼쪽에서 두 번째).

최초의 주식회사, 국내 1호 상장사 타이틀 영예

그러나 경방의 실질적인 창업주로 불리는 이는 김용완 회장이다. 인촌 김성수 선생과 처남 매부지간인 김 회장은 1938년 경성방직 지배인으로 시작해 1946년 제4대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해방 이후 면방직 산업이 번창하면서 경성방직을 대표적 섬유 수출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인해 잿더미가 된 뒤에는 경성방직을 재건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후 1956년 경성방직은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 국내 1호 상장사가 된다. 같은 해 대한증권거래소가 출범하며 시작된 국내 주식시장은 3월 3일 증시 개장 당시 조흥은행, 한국상업은행, 대한해운공사, 조선운수 등 모두 12개 종목이 상장됐는데 경성방직은 그 가운데 회원번호 001번을 받았다.

1970년에는 주식회사 경방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단순히 회사 이름만 바꾼 것이 아니라 탈 섬유를 통해 경영 다각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는 등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다. 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1975년 김용완 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인 김각중 당시 부사장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것. 김각중 회장의 취임과 함께 경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1987년 수출 1억 달러 돌파라는 신기록을 달성했고, 1994년에는 경방필백화점과 한강종합유선방송주식회사를, 2001년에는 우리홈쇼핑을 설립하는 등 사업 다각화와 함께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타임스퀘어 내부.

그러나 이러한 사업 다각화 전략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겹치면서 2000년대 이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를 맞는다. 그 일환으로 비전문 계열사에 대한 정리 작업이 시작돼 2001년 경방기계의 소유 주식 전량을 매각했고, 2002년에는 한강케이블TV의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했는가 하면, 2006년에는 우리홈쇼핑 주식을 롯데쇼핑에 전량 매각했다. 2007년 7월에는 신세계와 업무 협약을 맺고 경방필백화점의 운영을 향후 20년간 위탁하기로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2008년 2월 경방필백화점을 폐점하고, 오랜 준비 끝에 2009년 9월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오픈했다.

2007년은 두 번째 세대교체가 이뤄진 시기이기도 하다. 1975년 이후 경방을 이끌던 김각중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되고 제12대 사장을 역임한 이중홍 사장이 회장으로, 김각중 회장의 장남인 김준 부사장이 사장으로 취임했다. 김준 사장의 취임은 동생인 김담 부사장과 함께 경방의 3세대 경영의 시발점이 됐다. 현재 김준 사장은 면방직 사업과 투자부문 계열사를, 김담 부사장은 경방타임스퀘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2009년 9월 타임스퀘어가 오픈하는 데는 김담 부사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

타임스퀘어 전경

공선사후의 기업 정신, 사회적 역할 강조

경방이 이처럼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하며 오랜 역사를 지켜오고 있는 데는 대대로 이어져오는 기업 정신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사사로운 경영자의 입장을 내세우기보다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경방의 창업 정신은 ‘공선사후(公先私後)’다. 공적인 일을 우선하고 사적인 일은 뒤로 한다는 뜻으로, 인촌 김성수 선생이 이 말을 경방의 창업 정신으로 내세웠다. 기업과 개인의 이익보다는 우리 민족이 필요로 하는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그의 뜻이었다. 창업주의 뜻을 이어받은 김용완 회장도 ‘기업은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말을 달고 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사회적 책임뿐만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도 유난했는데,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로 종업원 모두가 피난길에 오를 무렵, 당시 김용완 사장의 지시에 따라 회사 경리직원들은 종업원들의 월급봉투를 챙겨 피난지를 찾아다니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월급을 지급한 일화도 있다. 평생을 통해 기업가로서의 신념을 실천한 김용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도 소유했던 경방의 주식을 한 주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경방 임직원들의 후생 사업을 위한 자금으로 희사해 모범이 되기도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는 김각중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상식과 양식에 따른 경영’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웠던 김각중 회장은 늘 “산업 발전과 동시에 기업에 종사하는 직원과 그 가족들의 생활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경방을 관통해온 기업 정신은 3세대로 세대교체가 된 뒤에도 변함이 없다. 현재 고모부인 이중홍 회장과 함께 경방을 이끌고 있는 김준 사장과 김담 부사장은 평소 선친들이 말이 아닌 실천으로 몸소 보여준 기업가의 정신과 철학을 물려받아 경방의 100년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방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하며 오랜 역사를 지켜오고 있는 데는 대대로 이어져오는 기업 정신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김준(왼쪽) 사장은
1963년생. 1986년 고려대 화학과 졸업. 1992년 미국 브라운대 화학과 석사. 1993년 경방 입사(차장대우). 2005년 (주)경방유통 이사. 현 (주)경방어패럴 대표이사, (주)이벤처캐피탈 대표이사, (주)경방 대표이사 사장, 대한방직협회 회장.

김담 부사장은
1965년생. 1989년 인하대 경영학과 졸업. 1991년 경방 입사. 1997년 (주)경방유통 입사. 1999년 (주)경방유통 이사. 2000년 (주)한강케이블TV 이사. 2001년 (주)경방 상무이사. 2002년 (주)경방유통 대표이사 사장. 2005년 (주)우리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현 (주)경방 대표이사 부사장.


인터뷰-경방 3세대 경영의 주역, 김준 사장 & 김담 부사장
“선친들이 남긴 정신적 유산이 경방의 경쟁력”

두대표가 함께 인터뷰 자리에 나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했다. 맡고 있는 사업 분야도 다르고 어떤 면에선 경영 스타일도 다른 두 사람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힘은 100년 역사를 바라보는 경방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경방이 써나가야 할 미래 역사에 대한 책임감이었다. 지난 2007년 세대교체와 함께 3세대 경영이 본격화된 지 6년, 경방의 대표이사인 김준 사장과 김담 부사장은 오늘날 경방이 있게 한 ‘힘’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



경방이 100년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자부심, 사명감이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준- 두 가지 면이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100년 역사를 바라보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겠지요. 밝은 면이라고 한다면 100년간 기업을 존속하는 것도 힘든데 3대에 걸쳐 잘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이고, 반대로 역사에 비해 기업이 많이 성장하지 못했다는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할아버님도 그렇고 아버님도 그렇고 기업을 키우는 데 그다지 욕심이 있는 분들이 아니었어요. 이제 우리 세대로 넘어왔는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숙제와 고민이 많지요.

김담- 몇 해 전 90년을 넘기면서 중압감이라고나 할까, 무거운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곧 100년을 맞이하게 되는데 100년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해서 앞으로의 동력으로 쓸 것인지, 또 우리는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을 하게 했지요.

두 분이 그리는 경방 100주년의 그림은 어떤 것입니까.

김준- 100주년까지 6년이 남았는데, 그 안에 대단히 큰 변화를 일구기는 어렵겠죠. 하지만 경방이 과거에 비해 변신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는 지금보다 더 나은 100년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방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엄청나게 변했던 1960~80년대에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었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변화 속도가 느려진 것에 비하면 꽤 변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태껏 이어온 경방의 역사와 비전을 잘 이어간다면 의미 깊은 100년의 역사를 맞이하게 되겠죠.

김담- 저는 경방이 100주년을 맞는 그때, 사회에 또 우리 직원들에게 지금보다 훨씬 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 나아갈 방향을 지금부터 잘 정립해야겠죠.

경방이 국내 기업 역사에서 갖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까.

김담- 할아버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는데, 할아버님 어록 중에 ‘경방은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할아버님이나 아버님이나 굳이 저희 형제가 회사를 이어가기를 원하지도 않았어요. 회사 자체가 사회의 것이라는 의식을 가졌던 분들이었기 때문이죠. 할아버님이 싫어하신 말 중 하나가 바로 ‘기업의 오너’라는 것이었어요. 대주주면 대주주지 어떻게 ‘오너’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었죠. 어떤 면에선 그런 정신이 바로 경방의 경쟁력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경영을 하는 저희들이나 기업 자체로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일 등은 아예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지요.

승계 과정이 여느 기업들과는 달랐습니다. 선친들이 후계 경영을 위해 전략적으로 지분을 물려준다거나 일찌감치 경영 수업을 시킨다거나 하는 절차도 없었는데, 혹 섭섭하지는 않으셨는지.

김준- 솔직히 말하면 섭섭함도 있었지요. 선친들이 이야기한 ‘사회적 공기’라는 정신에 반(反)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공기’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영향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도 조금 달랐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회에 나오고 회사를 경영해보니 그분들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할아버님이 가지고 있었던 자산이란 게, 아버님이 강조했던 정신이란 게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느끼게 된 겁니다. 게다가 두 분의 존재로 인해 제가 기업을 하면서 ‘누구의 손자, 누구의 아들’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얻고 있으니 그분들이 쌓았던 덕에 대해 정말 감사하고, 또 훼손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도 느끼고 있지요.

김담- 물질적으로 물려주는 것 말고도 정말 많은 걸 물려받았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 기업하는 두 분을 보면서 분위기를 익힌 것이라든가, 평소 그분들의 말씀에서 배운 것 등이 아마 자산 가치로 보면 더 클 겁니다. 물론 어린 시절에 답답함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후대에 뭔가를 물려주는 방법 면에서는 그분들이 현명했다고 생각합니다.

선친들에게 물려받은 가르침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인가요.

김준- 할아버님 때부터 들어온 가르침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이었어요. 하나는 정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경방에 들어올 때 할아버님은 썩 달가워하지 않으셨어요. 선생을 하라고 하셨죠. 결국 제가 원해서 경방에 들어왔는데 그때 하신 말씀이 “윗사람이 아랫사람은 못 속인다”는 것이었어요. 아랫사람은 항상 위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니 아예 속일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하셨지요. 또 하나는 착실하고 성실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우리 형제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자유롭게 자랐어요. 기본적으로 나쁜 것에 대해서만 제재를 가했고, 그 전까진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주셨죠. 그런데 전제가 있었어요. 열심히 하지 않으면 하지 말라는 것이었죠. 경영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겸손에 대한 가르침도 받았는데, 그분들 자체가 굉장히 겸손한 분들이었어요. 할아버님도 아버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오래 하셨지만, 그것 역시 굉장히 수줍어하셨죠.

이런 면은 본받고 싶었다 하는 게 있었다면 뭔가요.

김준- 덕이죠. 두 분은 적이 거의 없었어요.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과 아주 잘 지냈죠. 하지만 분명한 철학이 있되 안 되는 건 아주 단호했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연연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도 참 지혜로우셨죠. 열정도 중요하지만 적당할 때 멈추거나 포기하는 지혜도 아무나 갖출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김담- 저와 할아버님은 워낙 닮았어요. 하다못해 걸음걸이도 닮아서 오래된 임원들이 제가 걷는 걸 보면 할아버님이 생각난다는 말들을 많이 해요. 아버님은 냉정함이 있었어요. 안 되는 걸 굳이 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죠. 그뿐만 아니라 되는 일과 안 되는 일의 판단을 굉장히 빨리 하고 잘 접을 줄도 알았어요. 심지어 돌아가실 때도 그랬습니다. 림프암 진단을 받고 본인이 힘든 걸 싫다고 해서 항암 치료도 안 했을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과 의연하게 작별인사를 하는 초연함을 보여주셨죠.

부친인 김각중 전 회장이 명문가의 후손으로서 기업 경영을 하는 경영자의 고뇌에 대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두 분은 어떠신가요.

김준- 아버님은 그런 부담이 많았는데 저희에겐 오히려 그런 부담을 안 주셨던 것 같습니다. 아버님은 한번도 ‘우리 집안이 훌륭하니 어떤 사람이 돼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어요. 물론 누가 주지 않더라도 분명 느끼는 바가 있긴 하지만, 아버님에 비하면 덜했지요.

김담- 아무래도 아버님과의 제일 큰 차이는 시대적인 차이, 사회적 배경의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그 시절 명문가의 아들이라고 하면 상당한 부담이 더했겠지요. 지금 시절은 ‘가문’이라는 말보다는 ‘어느 기업의 누구’라는 게 더 무게감이 있으니까요.

향후 경방이 150년, 200년 역사를 써나가는 토대를 두 분이 만들어야 할 텐데요. 경방의 비전은 어떤 것입니까.

김담- 저는 경방의 시작 자체가 남다른 기업이었고, 그로 인해 갖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 모양을 잘 보존하는 게 우리의 과업이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지켜야 할 도덕성 같은 것들을 충분히 지켜서 훼손시키지 않는 게 가장 큰 과제겠지요. 구체적으로 보자면 우리의 사업 분야가 두 가지인데, 처음부터 시작한 섬유가 첫 번째고 우리 회사의 자생력이라 할 수 있는 타임스퀘어가 두 번째입니다. 이 두 가지를 주축으로 해서 각자의 분야에서 개혁도 하고 성장도 더 해야 하겠죠. 또 하나,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사회적 기업을 실현하고 싶은 게 제 소망입니다. 물론 재단이나 장학 사업 등을 통해 사회적 역할을 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잘 하는 게 기업 경영이니 그것을 통해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죠.

김준- 아직 우리 회사는 갈 길이 멉니다. 할 일도 굉장히 많아요. 역사는 긴 데 반해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죠. 김담 부사장이 말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일단 회사 규모를 키우고 보다 이익을 많이 창출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기업이 오랜 역사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김담- 저는 정신적 유산이고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들이 건전하고 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어디에 속해 있건 주주가 어떻건 간에 생명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