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LEADER'S MANNER

“20세기가 말하는 자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경청하는 리더의 시대가 될 것이다.” 미래학자 톰 피터스(Tom Peters)의 말처럼 경영 일선에서는 소통과 경청의 리더십이 주된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이는 조직원들이 최대 성과를 발휘하도록 하는 리더의 소통법이 집단의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들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CEO의 비언어 대화법, 관찰 리더십을 아시나요?
세계적인 제약회사 화이자의 제프 킨들러(Jeff Kindler) 회장은 주머니에 동전 10개를 넣고 자신이 조직원의 생각을 충분히 들어 주었다는 생각이 들면 하나씩 동전을 옮기는 경청법으로 소통의 대가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킨들러 회장이 자신만의 경청 훈련법을 만든 것처럼 경청을 잘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에서 귀로 듣는 경청과 더불어 눈으로 관찰하고 소통하는 방법으로 고민을 확대해 볼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인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은 전체 커뮤니케이션의 93%가 비언어적 행위에 의해 이루어지고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표현이 거의 70만 가지 이상이라고 했다. 이 이론은 다양한 이미지 연출법의 중요성으로 강조되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주목해야 할 핵심은 바로 비언어를 통해서 전달되는 메시지가 더 의미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행동 메시지를 연출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의 행동 메시지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언어 커뮤니케이션과 달리 뇌의 변연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달자의 숨은 뜻을 감추기 어렵다는 데 있다.

경청과 관찰을 통한 비언어 소통

신체 언어에 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접근을 한 사람은 미국연방수사국(FBI)의 심리 수사를 맡았던 조 내버로(Joe Navarro)일 것이다. 그는 행동심리학을 활용해 심리 수사에서도 성과를 냈고 그 후에는 많은 기업인의 컨설팅과 행동심리학 자문으로 활동했다.

그의 저서 ‘FBI 행동심리학’에는 눈에 띄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가 비언어 컨설턴트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을 때 회의 참석자들에게 준비된 안건을 하나씩 읽어 주기를 지시했다. 그리고 그 안건에 직접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안건을 듣고 한 참석자가 입을 오므리는 행동을 하는 것을 관찰했고 그 안건을 다시 검토할 것을 조언했다. 그로 인해 안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고 침묵으로 인해 낭비될 수 있었던 1350만 달러를 안건을 수정함으로써 절약할 수 있었다. 좋은 아이디어가 누락되거나 문제의 여지가 있는 안건임에도 전체 분위기에 따라 마지못해 기획될 경우 비언어적 표현을, 혹은 관찰하는 리더의 대화법을 통해 소통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고경영자(CEO)는 조직원의 다양한 생각들을 읽어 낼 수 있고 그 속에서 잠재력을 찾아내는 관찰력이 있어야 한다. 이 관찰력은 중요한 핵심 요소를 파악하게 하고 조직원이 조직의 위계와 질서 때문에 반대 의견을 말하지 못하더라도 몸으로 드러나는 신체 언어를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조직원의 숨은 생각을 눈으로 관찰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표면화시키고 열린 사고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의 소통법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회의 시 조직원의 행동과 소통하기

의견 일치를 보이지 않는 사람의 비언어에 주목해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한다. 입 오므리기, 눈 가리기, 앉은 자세에서 다리를 문지르거나 손바닥을 비비는 것은 불안함을 드러내는 행동이다. 입술을 숨기고 입을 U자로 만드는 것은 불쾌함을 나타낸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거나 상대방을 불편하게 느끼면 몸을 약간 멀리해 거리를 둔다. 양손을 깍지 끼고 꽉 잡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보편적인 행동이다.

업무 지시 때 조직원의 행동과 소통하기

업무를 지시할 때 조직원에게 수용 가능한 스트레스인지, 목 주변을 만지며 스트레스를 낮추려는 노력을 하는지 보고 상대에게 작업을 전달한다. 목을 만지거나 쓰다듬는 것은 스트레스에 반응할 때 가장 자주 나타나는 진정시키기 행동이다. 또한 다리를 문지르는 비언어 행동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표시이므로 특별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뭔가 걸리는 것이 있다면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방해 요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일을 추진한다. 덧붙여 조직원들과 열린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리더의 비언어 대화법을 살펴보자.

위계의 힘을 숨겨라-악수는 평등하게

악수는 소통의 시작이다. 악수하는 방법은 신입 직장인 사내 예절의 기본에 항상 등장하는 부분이지만, 종종 국가 간 정상들도 국가의 권력을 드러내는 권력형 악수를 하기도 하고 상대를 높여 스스로 굴종의 악수를 하기도 한다. 악수는 손의 접촉면이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나의 손으로 상대방의 손을 누르지 않도록 하고 또한 상대방의 손을 위로 보내지 않도록 한다. 상대방이 억압적인 악수를 시도한다면 자연스럽게 양손을 마주 잡아 양손의 균형을 잡아 굴종의 악수를 거부하고 상대방이 굴종의 악수를 한다면 이 또한 바로 세워 평등의 악수를 한다.

권위는 의전팀에 맡겨라-시선은 정면으로

권위를 드러내는 데 있어 상대가 압박을 느끼는 것은 제대로 된 권위가 아니라 본인의 오만함을 드러내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며 기자들을 향해서 고개를 쳐든 행동으로 굳어진 캐릭터가 영화 이미지의 한 장면으로 쓰이기도 했다. 소통에 열린 리더는 강한 조직을 만들고, 권위와 위엄은 강한 조직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되겠다.

진정한 경청이란 태어나 60년이 걸려 이순(耳順)이 돼서야 가능하다는데 관찰도 그만큼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소통의 방법에는 경청의 방법뿐만 아니라 관찰의 방법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오늘부터 관찰을 통한 비언어 소통 경영법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허은아 (주)예라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