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HERITAGE STORY
물려 주고, 물려 받고. 보이는 것일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더라도 절대 변하지 않는, 그리고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게 무엇이든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한 세대의 시간을 담아 또 한 세대의 시간을 담아 가고 있는 위대한 유산에 대해.홍쏘니아 ·홍화진 모녀 “화려한 주얼리를 좋아해요. 특히, 커스텀 주얼리는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있어 가격 면이나 활용도 면에서 완벽한 아이템입니다. 빈티지한 발렌시아 목걸이는 저에게 있어 굉장히 소중해요. 하지만 소중하기 때문에 제 딸에게 물려준 거예요. 아마 모든 어머니라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어머니 홍쏘니아
해외 출장이 잦은 탓에 인터뷰하기도 쉽지 않은 파렐라 미디어 그룹 한국지사 홍쏘니아 대표. CEO로서가 아니라 어머니로서 카메라 앞에 섰다. 친구 같은 모녀, 주얼리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홍화진 씨와 어머니 홍쏘니아 씨. 언제쯤, 어떻게 구입했습니까.
“1988년도 당시 근무하던 영국 회사에서 처음으로 한국지사의 대표로 발령받아 한국으로 나오면서 구입한 목걸이다. 커리어우먼으로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즐겨 애용할 수 있는 제품을 찾던 중 눈에 띄어 구입하게 됐다.”
특별히 그 아이템을 물려준 이유는.
“내가 아끼는 제품 중에서도 딸이 유난히 좋아했다. 언제 어디서나 빛을 발하는 아이템을 엄마로서 딸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항상 생각했었다.”
딸에게 어떤 의미가 되길 바라는지.
“착용하든 안 하든 항상 패셔너블한 엄마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으면 한다. 물론, 딸 역시 이 아이템을 즐겨 사용했으면 한다.” “항상 멋진 제품들을 착용한 어머니를 보고 자라왔기 때문에 주얼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다르게 발전해서 오늘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욱 어머니께 감사드려요.”-딸 홍화진
서울 한남동에 주얼리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화진 씨.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면서 성인이 된 기념으로 어머니의 목걸이를 물려받았다. 오렌지색 원피스와 함께 착용한 블랙 오닉스가 포인트인 빈티지한 골드 목걸이는 발렌시아 제품.
평소 패션 스타일은.
“편안하고 캐주얼한 스타일에 볼드한 액세서리를 레이어드해 착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네온 컬러나 패턴 위주로 포인트가 들어간 옷을 주로 즐겨 입는다.”
어떤 스타일에 착용하는지.
“어떤 옷에 매치해도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빈티지하면서도 고급스러워 패션을 완벽하게 완성시킬 수 있다.” 어머니의 아이템 중 혹 탐나는 아이템은.
“다이아몬드 반지. 외할머니께서 어머니께 물려주신 보석들이 여러 개 있다. 그중에서도 다이아몬드 반지가 제일 탐난다.”
물려받은 아이템이 주는 의미는.
“어머니께서 아끼시던 제품이기도 하고, 저도 좋아했던 제품을 물려받아 저한테는 소중한 제품이며 가치를 따지기보다 어머니를 항상 생각할 수 있는 하나뿐인 추억의 아이템이다.”
한성진·한주연 부녀 오래전에 딸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나를 따라 음악을 듣던 아이가 어느새 연주자가 됐습니다. 좋은 동반자로서 자신을 대변해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길 바라며 다른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좋은 연주를 들려주기를 바랍니다.-아버지 한성진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주연 씨.그녀는 항상 아버지와 함께 악기를 손질한다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다. 자신의 키보다 큰 콘트라베이스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아버지께서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물려주신 것이다.
평소 패션 스타일은.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여성스런 요소를 가미해 살짝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한다.”
아이템과 함께 완성하는 자신의 스타일은.
“콘트라베이스는 악기 중에서도 사이즈가 큰 편에 속한다. 본 오케스트라 공연 연주 시에는 슬림한 핏의 블랙 정장에 화사한 메이크업을 한다. 연습 시에는 활동하기 편한 캐주얼 스타일로 입는다.”
그 아이템이 주는 의미는.
“악기는 그냥 나 자신인 듯. 아버지께서 주신 콘트라베이스는 내 인생의 반을 함께한 친구이자 애인이자 가족이다.”
민옥영·이산호 모녀
약 10년 전 남편에게 선물 받은 시계예요. 남편은 스포티한 타임마스터를, 나는 클래식한 이 모델을 같이 했어요. 이런 소중한 시계를 딸에게 물려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오랜 시간 딸의 손목 위에서 함께 하길 바라요.- 어머니 민옥영
아버지께서 시계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계를 알고 관심 있는 편이었다는 산호 씨. 단아한 블랙 케이프형 원피스와 함께 착용한 시계는 올해 초, 시계 브랜드 홍보 업무를 시작하면서 어머니께 물려받은 제품이다. 크로노스위스 제품.
평소 패션 스타일은.
“스커트를 좋아한다. 하지만 170cm가 넘는 키 때문에 미니 스커트는 잘 입지 않는다. 그 대신 여러 아이템을 매치해 다양한 스타일로 입는 걸 좋아한다.”
아이템과 함께 완성하는 패션 스타일은.
“깨끗한 화이트 셔츠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클래식한 모델이라 아무래도 유행에 전혀 상관없는 타임리스 아이템인 화이트 셔츠와 함께 자주 착용하고 있다.” 어머니의 아이템 중 혹 탐나는 아이템은.
“어머니께서 구두를 좋아하신다. 다양한 브랜드의 다양한 디자인의 구두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사이즈 차이가 많이 나서 그림의 떡이다.”
물려받은 아이템이 주는 의미는.
“어머니가 물려준 시계는 이제 같은 디자인으로는 살 수 없는 시계다. 나에게 있어서는 착용할 때마다 어머니가 생각나는 소중한 추억이고 보물이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사진 강건호(PIUS studio)
헤어·메이크업 박성미·장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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