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OF THE MONTH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사장이 펀드슈퍼마켓 초대 대표이사로 내정, 9월 취임을 앞두고 있다. 설립준비위원회는 펀드슈퍼마켓이 금융 상품 판매 채널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는 거대 움직임인 만큼, 경험과 실력을 두루 갖춘 차 사장이 수장으로 적임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은행원, 자산운용사 사장을 거쳐 펀드슈퍼마켓의 리더로 나서는 그의 인생 3막에 응원과 기대의 목소리가 뒤따르고 있다.‘펀드슈퍼마켓’은 현재 금융투자 업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다. 내년 1월 문을 여는 펀드슈퍼마켓은 은행과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자산운용사가 투자자에게 직접 펀드를 소개하고 낮은 수수료로 거래하는 개방형 펀드 판매망이다. 투자자들은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다양한 펀드를 한곳에서 비교해 선택할 수 있게 돼 현재 은행 중심의 펀드 유통 구조에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자산운용사, 펀드평가사, 한국예탁원 등 46개 증권 유관기관이 출자해 226억 원이 넘는 자본금을 모았다. 자산운용사들은 거액의 출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운영 방향과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진력과 열정, 철저한 준비성 등으로 정평이 나 있는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사장을 수장으로 앉힌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는 1954년생으로 1972년 부산은행에 입사해 동화은행 지점장, 제일투자신탁과 우리투자증권을 거쳐 2005년부터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2010년부터 현재까지 우리자산운용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유리자산운용 시절 4년 여간 수탁액을 8300억 원에서 4조 원대로 성장시켰고, 우리자산운용 취임 당시 16조 원이던 수탁고를 올해 상반기 창사 이래 최대 수치인 22조 원으로 끌어올려 주목을 받았다. 주식형 펀드의 성과는 취임 당시 하위권에서 상위 30%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모범적으로 금융인의 길을 걸어온 그이기에 세 번째 도전에 앞서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차 사장은 어떻게든 오픈 초기에 수익을 창출할 것이며, 향후 펀드 시장 전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회사 비용이 부족하면 사재를 털어서라도 일으켜 세우겠다는 ‘배수진’까지 쳤다.
하지만 펀드슈퍼마켓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당장 금융실명제가 걸림돌이다. 온라인으로 펀드에 가입을 하려면 본인 실명 확인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금융기관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펀드 쇼핑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그는 “낮은 수수료로 펀드 가입을 돕고 높은 수익을 돌려준다면 펀드를 외면하는 투자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차 사장은 지난해 자신의 금융 인생을 담아낸 책 ‘긍정으로 턴어라운드하라’를 펴냈다. 책 제목처럼 긍정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절실히 요구된다.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 사진 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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