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와 하의가 한 벌이라는 의미를 가진 슈트는 영국의 상류 계층에서 입었던 제복에서 진화한 옷으로 처음에는 베스트까지 갖춰진 스리피스 슈트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남성 패션은 이탈리아가 중심이지만, 그 기본은 영국에서 시작됐으며, 슈트의 전통은 영국에 있다. 슈트는 나라별 특징에 따라 영국식, 미국식, 이탈리아식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무엇보다도 슈트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입기 전에 자신의 체형에 맞는 스타일을 찾는 것이다.
슈트의 기본적인 디테일 용어는 알아야 한다
① 고지 라인(Gorge Line) 깃의 칼라와 라펠을 서로 이은 봉제선 ② 라펠(Lapel) 아랫깃 ③ 칼라(Collar) 윗깃
④ 암홀(Arm Hole) 몸통과 소매를 연결하는 둥근 부분, 진동 둘레 ⑤ 브레스트 포켓(Brest Pocket) 포켓스퀘어를 꽂는 부분 ⑥ 프런트 다트(Front Dart) 가슴 아래에서 앞 주머니에 걸쳐 좌우에 한번 집어서 꿰맨 세로선
⑦ 포켓(Pocket) 주머니 ⑧ 벤트(Vent) 뒤판에 있는 트임 ⑨ 프런트 커트(Front Cut) 앞 판에서 서로 겹쳐지는 아래 부분의 둥근 커팅 스타일을 타고난 슈트, 이탈리아 ITALIA STYLE 클래식과 트렌드가 섞인 이탈리아식 슈트는 몸의 곡선을 입체적으로 살린 우아한 실루엣이 특징으로 특히, 어깨 패드를 최대한 자제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어깨선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어깨 너비가 조금 넓고 높은 라펠, 곡선 처리된 아랫단, 살짝 들어간 허리선, 노 벤트 형태로 주로 얇고 부드러운 원단을 사용한다. 밀라노, 피렌체, 나폴리 등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디테일을 보이지만 크게 로만 스타일과 나폴리 스타일로 구분된다. 최근 이탈리아 슈트의 정석처럼 일컬어지는 것이 바로 나폴리 스타일이다. 어깨 패드를 사용하지 않고 암홀 부분을 작게 해 셔츠의 어깨처럼 주름을 만드는 마니카 카파치아(manica camicia) 공법, 재킷의 버튼 홀이 세 개로 3버튼으로 보이지만 맨 위 버튼이 라펠과 함께 접혀 2버튼처럼 보이는 스트라파타(strapata), 소매의 버튼을 실제로 여닫을 수 있는 리얼 버튼 홀(real button hole), 브레스트 포켓을 배의 밑면처럼 둥글게 처리해 입체감을 준 라 바르카(la varca), 칼라와 라펠이 만나는 선이 높고 넓게 벌어지는 와이드 노치트 라펠(wide noched lapel)이 나폴리 슈트의 차별화된 디테일이다. 모든 작업이 슈트 장인들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며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키톤, 브리오니, 체사레 아톨리니, 까날리,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이 있다. 실용주의 슈트, 미국 AMERICAN STYLE Ralph Lauren Purple Label
실용성과 기능성을 중시한 미국식 슈트는 어깨에 패드를 넣지 않는 내추럴 숄더(natural shoulder)와 허리를 강조하지 않은 박시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흔히 말하는 아저씨 슈트로 자루처럼 펑퍼짐하다 해서 색 슈트(sack suit)라고도 불린다. 허리선을 전혀 강조하지 않고 어깨와 품이 넓으며 덮개가 있는 플랩 포켓, 2버튼, 센터 벤트가 있는 형태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 입었던 내추럴 숄더의 헐렁한 2버튼 슈트가 미국식 슈트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편안함을 강조한 보수적인 느낌으로 대량 생산 방식을 추구하며 대표적인 브랜드는 브룩스 브라더스, 랄프로렌, 톰 브라운 등이며 최근에는 좁은 소매, 허리선을 강조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슈트의 원조, 영국 BRITISH STYLE
Alfred Dunhil
신사의 나라 영국은 슈트의 본고장으로 전통적이며 엄격하고 품위 있는 클래식 슈트의 기본을 보여준다. 어깨가 높고 허리를 졸라매는 군복의 양식이 기초가 된 영국식 슈트는 어깨 패드를 넣어 각진 어깨를 부각시키고 허리선을 강조해 몸에 꼭 피트 되는 타이트한 실루엣이 특징이다. 주름 없이 깔끔한 재단으로 넓은 가슴을 강조하며 3버튼, 귀족들의 승마 시 편안함을 위해 2개의 사이드 벤트가 있는 형태로 전통 있는 최고급 양복점들이 모여 있는 런던의 새빌로(Savile Row) 거리가 발상지로 새빌로 스타일로도 불린다. 영국 최고의 로맨티스트이자 멋쟁이인 에드워드 8세, 슈트의 교과서로 불리는 찰스 왕세자 모두 클래식한 영국식 슈트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개별 맞춤을 고집하며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알프레드 던힐, 버버리, 폴 스미스 등이 있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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