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한국마사회장

날카로운 개혁의 칼날을 휘두르는 경제 관료 출신 수장. 시를 쓰는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회장님.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을 이르는 말이다.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적절히 가미한 장 회장의 리더십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CEO OF THE MONTH] 시를 쓰는 마음으로 말(馬) 산업을 선도하다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지난 5월 31일 2013년 한국CEO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한국CEO대상은 사단법인 한국전문가경영인학회가 경영자로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준 전문경영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 구자홍 LS그룹 회장, 이석채 KT 회장 등이 수상한 바 있다.

장 회장은 2011년 11월 한국마사회의 수장으로 부임한 이래, 공기업들이 등한시하는 경영효율화와 마케팅을 강조하며 마사회의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경제 관료로 반평생을 지내온 그는 지난해 경기 불황의 여파로 매출이 감소세에 접어들자, 경영 위기 상황임을 선포하고 비용 절감과 다각적인 매출 진작책을 실시, 역대 최고 매출액(7조8397억 원)을 달성했다. 특유의 리더십으로 노동조합을 설득, 11년간 지연돼온 3급 이하 연봉제를 관철시켜 ‘혁신의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 지난 7월에는 종합경영관리시스템을 구축, 마사회 모든 업무에 대해 계획부터 성과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해 효율성을 높였다.

이처럼 경영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장 회장이 자신하는 또 다른 분야가 있으니, 바로 문학이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글 솜씨가 뛰어나 고교 시절 문예반 활동도 했던 그다. 공무원 시절에는 공무원 문학모임 ‘사민문학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장 회장은 올 초, 제16회 한국문학예술상에서 시집 ‘강물은 바람 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로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이례적으로 문학상을 받았다. 30여 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썼던 시들을 모았는데, 주변 사람들은 평소 그의 뚝심과 소신이 행간에 묻어난다고 말한다.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삶의 철학을 통해 소신과 원칙에 따라 목표를 관철하는 외유내강형 경영자임을 알 수 있다.

장 회장은 지난해부터 마사회의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경마에만 편중됐던 사업 영역을 넓혀 말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경마 시행 100주년을 맞아 비전 2022를 선포하고 2022까지 경마수익 1조3000억 원 달성, 경마 외 사업수익 30% 달성, 말 10만 두 육성, 고객만족도 및 국민체감도 최상위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
사진 한국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