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생활주택의 진화
도시형 생활주택은 몇 년 사이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수익형 부동산이다. 그 결과 최근에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의 흐름과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사례를 분석해본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1, 2인 가구 증가에 따라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한 부동산 상품이다. 최근에는 무분별한 건립으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까지 낳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의 도시형 생활주택은 공실률이 두 자릿수를 넘는다는 게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높은 지가로 인해 다른 지역에 비해 월세가 높게 책정되다 보니 소형 임대주택으로서 매력이 떨어진 것이다.박근혜 정부가 1, 2인 가구의 주거 복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행복주택도 도시형 생활주택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철도 부지와 유수지를 활용해서 행복주택이 지어지면 인근 임대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1, 2인 가구 수요가 많은 대학가 등 일부 지역에 단독주택을 소유한 투자자라면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해 여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 대학가가 아닌 경우에는 지하철 역세권을 중심으로 신혼부부 등을 겨냥해 차별화된 형태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고려해봄 직하다. 앞으로 소개할 사례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성공 사례로 투자자들에게 성공 투자에 대한 팁을 제공할 것이다.
┗Case.1┓
자투리땅의 공간 활용도를 높인 중층 구조
방배동 중층 다가구주택
2011년 7월 완공된 방배동 다가구주택은 초소형 필지의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곳이다. 총 7세대로 구성된 이곳은 먼저 독특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두 가지 톤의 화강석을 사용한 외부 마감재는 볼륨감을 최대한 부각시켰다. 여기에 수평과 수직을 강조해 디자인된 창문은 다양하면서도 작은 건물 특유의 아담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건물주인 M 씨는 몇 년 전, 주변에 재건축이 진행되던 방배동의 작은 필지를 아내 명의로 매입했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저렴했기 때문에 지가 상승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생각만큼 지가가 오르지 않았다. 그런 데다 해당 토지가 재건축지구에서 풀리면서 부부의 고민은 시작됐다. 오랜 고민 끝에 두 내외는 토지를 매각하는 것보다는 수익형 부동산을 지어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적어도 198㎡ 이상의 토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해당 토지는 면적이 132㎡에 불과해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 M 씨는 건축사의 권유에 따라 도시형 생활주택과 유사한 수익형 원룸을 짓기로 결심했다.
수익형 원룸은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 다가구주택, 고시원 등의 형태가 있다. 임대수익률만 본다면 고시원이 가장 유리하지만, 고시원은 소방법 등 관련법을 어길 소지가 있다. 또 다른 형태인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건물주의 아내는 직업 특성상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대지 내 공지가 도시형 생활주택은 1m, 다가구주택은 50cm이기 때문에 초소형 대지 특성상 다가구주택으로 짓는 것이 유리하기도 했다. 결국 부부는 다가구주택을 지어 임대사업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1층 필로티 공간에 주차장이, 2~4층에 전용면적 23~36㎡의 7가구로 구성된 다가구주택이 탄생했다. 문제는 초소형 대지임에도 법정 주차 대수인 가구당 0.5대를 적용 받아 주차대수 4대가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부부는 오히려 5대까지 주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방배동 일대는 16㎡ 이하 초소형 주택보다 공간적으로 여유 있는 집을 찾는 세입자가 많다. 따라서 25㎡ 안팎으로 세대 공간을 계획하고, 차량을 갖고 있는 세입자가 많아 주차장도 넉넉하게 마련한 것이다.
다가구주택은 주차장을 제외하고 3개 층만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제약으로 건물은 4층으로 지었다. 다락 공간을 넣은 4층은 층으로 공간이 분리돼 투룸처럼 이용할 수 있는 데다, 테라스 공간도 독립적으로 쓸 수 있게 지었다. 차별화된 공간으로 세입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그 덕에 보증금 1000만 원, 월 80만 원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100만 원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현재 2층과 3층의 6세대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70만 원. 7세대에서 나오는 임대료는 매월 520만 원이다.
┗Case.2┓
최상층 전체를 주인 세대로 계획
안암동 도시형 생활주택
도시형 생활주택은 관련 규칙이 정비된 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어졌다. 안암동의 도시형 생활주택도 2011년 3월 착공해 9월 사용 검사를 완료했다.
외관 디자인은 노출 콘크리트, 우드 패널, 컬러 강판 등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토지 특성상 경사지대의 사선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저층부의 매스도 사선으로 약간 돌출시켜 진입부로서의 성격을 부각시켰다. 안암동 도시형 생활주택은 원래 단독주택이었다. 소유주는 거주하던 단독주택을 허물고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어 임대사업을 계획했다. 집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터라 자신이 거주하면서 임대사업을 하도록 설계를 의뢰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기로 결정한 그는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사업비 일부를 조달했다.
그렇게 해서 대지 330㎡ 위에 도시형 생활주택이 들어서게 됐다. 해당 토지는 접한 도로와 레벨 차이가 있어 지하 1층에 주차장을 두기로 했다. 그럴 경우 1층 면적을 확보할 수 있어 용적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설계 과정에서 대지면적에 비해 세대수를 많이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고심 끝에 좁은 평형으로 세대를 분리하기보다 2인 거주가 충분히 가능한 넓은 원룸을 계획했다. 1층 전면에는 근린 생활시설을 넣고, 후면에 8대의 주차가 가능한 필로티 주차장을 계획했다. 문제는 소유주가 최상층에 거주를 희망한다는 것이었다. 당시는 법적으로 주인 세대 거주가 불가능했다. 하나의 건축물에 도시형 생활주택과 그 밖의 주택을 함께 건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 소유주 대부분이 다른 주택에 거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011년 4월 6일,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과 50㎡를 초과하는 일반주택 1세대를 같은 건축물에 지을 수 있게 됐다. 1세대에 한해 면적 제한 없이 주인 세대가 거주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변경된 법령의 수혜를 보게 된 것이다. 소유주가 거주하는 5층은 세 개의 침실이 들어섰다. 커뮤니케이션 공간은 탁 트인 오픈형 주방과 거실의 통창으로 자연광이 최대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현관 입구는 한옥에서 볼 수 있는 툇마루를 현대적인 라인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마루는 양쪽으로 기다란 벤치와 넉넉하게 짜인 신발장으로 연결돼 공간의 재미와 입체감을 더한다. 주인 세대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면 넓은 옥상 정원이 펼쳐진다. 이곳은 정원 겸 가족들의 휴식공간이다.
┗Case.3┓
새로운 주거 문화로 부상
연희동 셰어하우스
연희동 셰어하우스는 신개념의 주거 공간이다. 1, 2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개발한 이곳은 주거용과 함께 유러피언 스타일의 카페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상업시설이 아닌 입주자들의 실생활과 주변 주거환경과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곳이다. 앞으로는 다채로운 이벤트와 함께 북 카페, 스터디 공간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연희동 셰어하우스는 대학가에 위치했을 뿐 아니라 도보로 2분 거리에 버스정류장이 있어 혼자 사는 대학생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일본 도쿄의 리비타를 모델로 설계된 이곳은 혼자 사는 대학생과 직장인 수요층을 겨냥한 맞춤형 셰어하우스다. 셰어하우스는 세대 내부가 비교적 면적이 작은 방인 점을 감안해 한정된 공간 안에 너무 많은 기능을 넣기보다는 필요한 역할만을 할 수 있도록 계획해 공간의 이용률을 최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즉, 각 세대는 공부방과 침실의 역할을, 주방과 거실은 공용 공간으로 이끌어 내면서 보다 넓고 쾌적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일본의 셰어하우스는 침실만 개인 공간으로 분리하지만, 한국인들은 욕실까지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이곳에는 개인 공간에 욕실을 포함시켰다. 또한 보일러실을 외부에 두어 외부인이 보일러를 점검할 때 주거 공간에 대한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셰어하우스는 입주자들에게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불법 다가구 건축물이나 주방 설치가 불가능한 고시원과 같은 준주택의 합법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층 카페는 카페뿐 아니라 입주자들의 공용 공간 역할도 겸한다. 벽면 반대편에는 입주민이 직접 요리를 해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식사도 하고, 입주민끼리 모여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연희동 셰어하우스는 획일화된 원룸에서 탈피하기 위해 37세대를 모두 다른 유닛으로 계획했다. 가구는 각 유닛에 맞게 맞춤 붙박이로 디자인했으며, 깔끔하고 개성 있는 공간 연출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1층 각 세대는 개인 전용 테라스를 두어 단연 인기다. 지인들을 초대해 오붓하게 대화를 하거나 늦은 오후 티타임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테라스 전면에는 화단이 조성됐다. ‘마이바움 연희’의 히든카드는 바로 공용 공간에 카페가 입점했다는 것이다. 답답한 방에서 나와 카페테라스에서 햇살과 바람을 즐기며 입주민들 간에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친구가 찾아오면 바로 1층의 카페를 만남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가 있다. 특히 마이바움 연희 입주자에게는 카페바움의 모든 메뉴를 3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되며, 다채로운 이벤트와 함께 북 카페, 스터디 공간 등의 역할로 다양하게 활용될 예정이다.
전문가 조언
2013 도시형 생활주택 투자 체크포인트 10 -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
① 컨설팅을 통해 사업의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라.
사업성에 영향을 끼치는 세대수, 수요자에 맞춘 상품의 구성, 금융 구조, 사업 기간 등 전문가와의 컨설팅 자문을 통해 사업의 방향을 올바르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디자인이 최고의 마케팅이다.
젊은 수요자들을 흡수하기 위한 최고의 임대 마케팅은 디자인이다. 건물의 외관뿐만 아니라 특히 내부는 디자인이 좋고,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구의 선택이 중요하다. 컬러, 조명 등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③ 관리하기 쉬운 재료를 선택하라.
내·외장재 등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교체가 쉽고, 내구성 있는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관리상의 문제를 최소화시키면서 유지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④ 임대관리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게 효과적이다.
안정적인 수익 유지와 지속적인 관리로 건물의 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주택임대관리업체를 선정해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입주자의 편의성을 도모하고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건축주의 수고를 덜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⑤ 입주자의 생활 서비스에 신경을 써라.
보안, 정보기술(IT), 청소, 세탁 등과 같은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서비스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1, 2인 가구를 위한 편의시설을 입점시키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⑥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사는 것도 상품의 경쟁력!
단지형으로 계획할 때, 기존의 획일화된 주거 형태가 아닌 다양한 세대가 함께 교류하는 세대 공존형 상품을 계획하는 것도 경쟁력이다.
⑦ 셰어하우스로 입주자 만족도를 높여라.
셰어하우스의 공용 공간은 연면적 산정에서 제외되고, 수익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주거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
⑧ 상품에 주제를 넣어 공실률 극복하라.
취향과 성향 등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를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파악하고, 주제를 설정해 상품을 계획한다면 차별화를 통해서 공실률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⑨ 이제는 콤팩트 맨션(compact mansion) 시대다.
초소형 주택의 공급 과잉으로 최근 수익률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실수요자 중심의 콤팩트 맨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다소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실수요자 위주의 상품이 오히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⑩ 일조권 사선제한 완화를 최대한 활용하라.
1인 가구를 위한 공간이 필요에 따라 2~3인 가구를 위한 공간이 되는 등 가변적 공간은 다양한 수요자에 대응하고, 시장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마이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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