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들어간 코스닥

박근혜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던 코스닥 시장이 횡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과열에 따른 조정, 기대에 못 미친 실적, 대표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KOSDAQ] 이익 실현으로 조정기 진입…7월 개장 코넥스 시장도 관심
올 들어 기세등등하던 코스닥 시장이 ‘잠시 멈춤’이다. 지난 5월 28일 코스닥 지수는 585.76까지 오르며 600선 돌파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이후 코스닥 시장은 조정을 받으며 5월 29일부터 6월 7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 6월 초 530선까지 미끄러졌다. 코스닥 지수는 그간 하락을 만회하는 차원에서 다시 반등을 시도하고 있어, 그간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에 다시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월 개장하는 코넥스(KONEX) 시장도 관심을 끈다.


600선 넘보다 현재는 조정과 횡보
최근 코스닥 시장의 조정 및 횡보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올 들어 고점까지 18.02% 오르며 과열 국면이 이어진 데 따른 조정이라는 게 중론이다. 코스닥 시장으로 몰렸던 자금이 차익 실현을 할 시기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유가증권 시장에서 뱅가드 펀드의 매물 완료가 임박하면서 유가증권 시장의 대안으로 각광받았던 코스닥 시장의 매력이 한풀 꺾인 탓도 있지 않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 기대도 그간 코스닥 시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약발’이 다했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닥 지수 상승이 무색하게 코스닥 시장 상장사들의 지난 1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웠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1분기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 기업 615개사의 총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36% 증가한 26조9834억 원이었지만, 총 영업이익은 17.48% 줄어든 1조1286억 원에 그쳤다.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보다 17.81% 감소한 9222억 원이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보다 1.26%포인트 줄어든 4.18%를 보였다.
[KOSDAQ] 이익 실현으로 조정기 진입…7월 개장 코넥스 시장도 관심
최근 조정은 상승폭이 컸던 코스닥 종목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도 컸다. 일부에서는 가격 매력을 되찾은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을 다시 이끌어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올 들어 코스닥 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던 주요 종목들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악화된 것도 한 요인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바이오주다. 올 들어 코스닥 시장의 바이오주는 악재가 줄을 이었다. 알앤엘바이오가 상장 폐지되고,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매각 발언 및 실적 의혹에 이어 젬백스의 췌장암 백신 임상 3상 실패 등이 바이오주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알앤엘바이오, 셀트리온, 젬백스의 악재는 개별 기업의 문제라는 게 증권 업계의 분석이지만,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주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IT부품주들도 올 들어 기록한 52주 신고가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 기대로 올 초 주가가 상승했으나, 고(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논란이 일고 갤럭시S4 세계 판매량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여기에 JP모건 등이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논란을 일으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대는 낮게, 종목 찾는 눈은 크게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 지수 조정에 대해 “기대는 낮추되, 종목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강세를 이끌었던 배경들이 퇴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 530선은 과열이 해소되는 수준이고, 520선은 대기 매수세가 기대되는 선”이라고 덧붙였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은 “코스닥 시장이 조정을 받긴 했지만 그간 상승분 전체를 반납하는 수준은 아니었다”며 “최근 조정은 상승폭이 컸던 코스닥 종목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도 컸다”며, “오히려 가격 매력을 되찾은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을 다시 이끌어낼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 심리 위축의 직격탄을 맞은 바이오 업종에 대해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바이오업체들은 4월 말부터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조정을 받은 후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조만간 투자 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 단계의 바이오 기업들은 큰 방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7월 1일 코넥스 개장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1일 코넥스 시장이 문을 연다. 6월 초 한국거래소의 코넥스 상장 신청 접수 결과 중소기업 21개가 도전장을 냈다. 신청 기업의 평균 자기자본은 103억 원, 매출 286억 원으로 지난해 코스닥 신규 상장사의 절반 정도 규모다. 순이익은 14억 원으로 코스닥 신규 상장사의 20% 수준이다.

현재 코넥스에 도전장을 낸 기업들은 상장 요건인 자기자본 5억 원 이상, 매출액 10억 원 이상, 순이익 3억 원 이상(세 가지 요건 중 한 가지만 충족하면 됨)을 대부분 충족시켰다. 업종별로는 바이오 기업(5개)과 반도체 장비 기업(4개)이 많았다. 코넥스 지정자문인을 맡은 증권사들이 사업성 등을 검토해 제출한 기업들이라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상장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들은 7월 1일 상장돼 거래를 시작하게 되며, 지정자문인인 증권사를 통해 수시로 코넥스 상장 기업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코넥스 상장 기업들이 코넥스 시장에서 성장해 코스닥 시장으로 넘어갈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된다.
[KOSDAQ] 이익 실현으로 조정기 진입…7월 개장 코넥스 시장도 관심
이고운 한국경제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