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는 상상 못할 힘이 있다. 이제는 그립기만 한 내 젊은 날의 추억도, 여전히 가슴 시린 옛 사랑의 기억도, 철없던 시절 웃음 나는 장면도 모두 그 안에 있다. 여기 아주 특별한 뮤지컬 두 편이 있다. 제목만으로도 이미 기억은 세월의 강을 건너고 있다.

깊이가 다른 명곡의 감동 뮤지컬‘그날들’ vs ‘젊음의 행진’
깊이가 다른 명곡의 감동 뮤지컬‘그날들’ vs ‘젊음의 행진’
심장 뛰는 김광석의 노래들 ‘그날들’

‘서른 즈음에’,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그녀가 처음 울던 날’, 그리고 ‘그날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청춘의 고비를 넘을 때마다 들었던, 제목만 들어도 심장 뛰게 하는 이 노래들이 뮤지컬 ‘그날들’에 모두 담겨 있다. 이미 17년 전 세상을 떠난 김광석은 여전히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사람들 곁에서 숨 쉬고 있다. 그걸 가능케 하는 힘은 물론 그의 노래들.

뮤지컬 ‘그날들’은 고(故) 김광석의 노래로 만들어지는 본격적인 최초의 대형 뮤지컬이다. 공연 소식이 전해지자, 생전에 대학로에서 1000번이 넘는 소극장 공연을 펼쳤던 그의 노래를 대학로의 한 무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관객들의 마음은 설레었다.

‘그날들’은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하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한다. 그뿐만 아니라 화려한 캐스팅에서 또 한 번 완성된다. 지난해 드라마를 통해 ‘국민남편’으로 등극한 유준상이 경호부장 정학 역을 맡아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고, 연기 내공이 탁월한 오만석 역시 정학 역으로 분했다. 이 밖에도 지창욱, 오종혁, 김정화 등 기본기와 실력을 갖춘 배우들이 고된 연습과 뜨거운 열정으로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

기간 6월 30일까지
장소 대학로 뮤지컬센터 대극장
문의 1577-3363
깊이가 다른 명곡의 감동 뮤지컬‘그날들’ vs ‘젊음의 행진’
즐길 준비 됐나요? ‘젊음의 행진’

‘젊음의 행진’은 창작 뮤지컬의 스테디셀러다. 2007년 초연을 시작한 이래 올해 6번째 공연되는 ‘젊음의 행진’은 이미 30~40대에겐 ‘관람 필수’가 됐다.

이 공연은 30~40대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1980년대 최고의 인기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을 토대로 했다. 떠오르는 청춘 남녀 스타들이 MC로 무대에 섰고 송골매, 소방차, 강수지, 이지연, 김완선, 박남정에서 신승훈, 신해철, 서태지와 아이들까지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들이 총출동해 폭발적이고 열정적인 무대를 장식했다. 왕영은과 함께 대표 MC였던 송승환이 ‘젊음의 행진’ 제작자라는 사실은 깨알 같은 즐거움마저 준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주인공은 역시 1990년대 대표적인 만화 캐릭터인 영심이다. 서른세 살의 어엿한 공연기획자로 성장한 영심이가 전기안전점검을 위해 공연장을 방문한 왕경태를 우연히 만나 옛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는 내용. 이승철의 ‘마지막 콘서트’,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김건모의 ‘핑계’, 신해철의 ‘그대에게’ 등 전주만 들어도 짜릿한 8090시대의 대표곡 30여 곡이 흐르는 가운데, 객석의 동요는 이미 시작됐다. 자, 즐길 준비 됐는가.

기간 6월 23일까지
장소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
문의 02-736-8289



박진영 기자 bluepjy@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