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 WEALTH MANAGEMENT
올 초 세법 개정으로 많은 금융자산가들이 비과세 상품인 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신 정부 출범 후 차명계좌 단속 및 과세가 강화됐고 최근 북한의 정치적,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는 등 투자 환경이 불안해진 데서 금 인기의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또 눈에 띄는 금융 자산보다는 양도나 증여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골드바를 선호하면서 실물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금 투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할까.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세법 개정으로 인한 차명계좌 단속, 과세 강화 등과 대내외적인 투자 환경 불안 등의 이유로 많은 금융자산가들이 비과세 상품인 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렇다면 금에 투자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실물 금 즉, 골드바를 매입하는 것이다. 서울 중심가의 귀금속 도소매 상가 밀집지역에서 누구나 손쉽게 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일부 금융기관이나 백화점에서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골드바를 판매한다.
골드바를 매입할 경우 국제 금 시세와 달러·원 환율에 따라 기준 매매 가격이 결정된다. 골드바 기준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와 매입 수수료(4~5%)가 발생하며, 다시 매입한 은행에 되팔 때는 매도 가격의 약 5% 수준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개인사업자나 법인 고객은 금 거래 계좌를 통해서도 거래할 수 있으나 금융기관을 통한 재매입은 불가하며, 개인 고객만 재매입할 수 있다. 둘째, 금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금 관련 예금으로는 원화로 투자해 입출금이 자유로운 골드 예금과 원화로 투자하는 자유 적립식 예금인 금 적립 예금이 있다.
금 지수 연동 파생상품으로는 금 가격 연계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증권(DLS)이 대표적이다. 또 금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펀드 및 금 관련 주식투자 펀드로는 금 선물·금 ETF에 투자하고 원·달러 헤지가 가능한 ETF 골드 펀드와 국내외 금 및 귀금속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글로벌 골드 펀드, 글로벌 금·광업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골드 마이닝 펀드가 있다. 이러한 금 관련 펀드는 가입 시 약 1~2%의 수수료가 발생하며 이익 발생 시 이익 금액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과세한다. 은행에서 골드바를 구입하는 경우 부가세 10%와 매입비용 약 5%, 매도비용 약 5%로 합계 약 20% 정도 비용이 발생하므로 금 가격이 일정 수준 오르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또 달러화의 환율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금 가격이 오르더라도 달러화 약세 시 원화 기준으로는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 골드바 구매 후 과세당국에 신고 없이 증여하거나 상속하다 과세당국에 적발되면 해당하는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런 약점에도 금은 요즘처럼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는 분산투자의 일환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안전 자산이며, 과잉 유동성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지금 같은 시기에 달러화 약세에 대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볼 만한 투자 자산이다. 따라서 투자 관점에서만 보자면 낮은 수수료와 달러화 헤지를 하고 있는 금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골드바를 구매하는 것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하겠다.
요사이 금 가격이 하락한 원인은 지난 1분기 주요국 성장 회복 속도 둔화에 따른 성장 훼손 우려와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8%까지 하향 수정, 중국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실망감, 금 등 안전 자산으로의 투자선호도 약화, 미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 전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완화(QE) 규모 축소 움직임 등이다. 최근 국제 금 가격이 33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함에 따라 금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금 가격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금의 인플레 헤지 기능과 달러화 변동에 대한 대체 투자 수단 등 기본적인 투자 수요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므로 하반기 금 상품은 주목할 만한 대체 투자 자산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연초까지만 해도 점진적 하락을 예상했으나 대북 리스크, 일본의 엔저(円低)에 따른 국내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과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하에 의한 국내 자본 유입 가능성 등 달러 약세 기조가 예상돼 단기에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그러나 원·엔 환율 하락세에 대한 정부 당국의 경계감 강화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추세는 제한될 전망이다. 이렇듯 환율을 예측한다는 것은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만약 원·달러 환율이 금 투자 시점보다 하락한다면 금 투자에 대한 수익도 같이 하락할 수밖에 없으므로 금 투자 시 환헤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수정 외환은행 스타타워지점 PB팀장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