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공매 트렌드] 성공하는 동산 공매 노하우. “관심 갖고 찾아보면 ‘의외의 횡재’가 숨어있다”

part#2 Public Auction

누구나 한번쯤 세관에서 밀수품이나 수입 금지 품목을 반입하다 압수, 압류되면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해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공매에는 부동산 외에도 세관, 경찰청 등 국가 기관이 압류한 물품이나 유실물도 매물로 나온다. 특이한 물건으로 7.09캐럿의 다이아몬드, 말, 반달곰, 금괴 16kg, 단원 김홍도의 인물화 등도 공매를 통해 매각된 바 있다. 동산 공매의 경우 잘만 찾으면 흙 속의 진주를 발견하는 쏠쏠한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세관 압류 물품

세관에서 압수, 보관한 물품에 대해 보관 기간이 다 지나도 관세를 내지 않은 물건은 공매로 처분한다. 기존에는 사업자 대상으로 공매가 진행됐지만 2005년 11월부터 개인 참여가 가능해졌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 입찰이 도입돼 관세청이 매각하는 압류 물건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압류 물건에는 해외 여행 시 구입해 국내에 갖고 들어오다 압류된 명품 백, 골프채 등 고가의 물품도 찾아 볼 수 있다.

이렇듯 일반 수입물품과 여행자 휴대품으로 유치, 보관된 물품을 공매 처분하는 것을 체화공매라고 한다. 관세청 홈페이지(www.customs.go.kr) 상단의 체화공고 안내에 들어가면 전국 세관별로 공고가 나와 있다. 입찰은 전국 세관별로 연 4회 진행되며 공매 시작 10일 전부터 공고를 한 후 진행된다. 해당 입찰에 들어가면 공고된 물건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보관 창고를 직접 방문해 물품을 확인할 수 있다.

물품을 선택해 입찰 금액을 입력하고 입찰 보증금을 납부한 후 입찰서를 제출한다. 입찰 보증금을 납부하기 위해 사전에 인터넷뱅킹에 등록돼야 한다. 낙찰되지 않은 사람은 보증금을 환불 계좌로 환불받는다. 낙찰이 되지 않은 물건은 5일의 간격을 두고 6회까지 재공매가 실시된다. 회를 거듭할수록 기준 가격은 처음의 10%씩 내려간다. 만일 낙찰을 받으면 잔금을 내고, 직접 수령하거나 택배를 통해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차량 공매

법원 경매에서도 채무자의 자동차가 매각된다. 반면 공매에서는 세금을 체납한 자동차를 매각하거나 정부 및 공기업의 관용 차량 등이 내구연한이 지나 매각하는 것이 차이라 할 수 있다. 일반 자동차나 법원 경매보다 유리한 점은 중고 자동차는 사고를 속이거나 미터기를 조작하는 속임수가 많은데 공매 자동차는 이런 일이 거의 없다.

법원 경매 자동차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유치권, 주차비 등을 인수하면서 일반 매매보다 더 손해를 볼 수 있지만 공매 차량은 이런 문제가 없다. 지방세 체납으로 압류된 차량의 경우 법원 경매 차량보다는 대체적으로 차량 인수에 문제가 없고 주차비용과 유치권이 없다는 점에서 안전하다. 감정평가사에 의해 감정가액의 상하 10% 범위에서 공매 예정 가격이 결정된다. 관용차 매각 공매 중고차 중 관리가 잘 된 차를 살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각 부처의 장관 등 차관급 이상 공무원에게 배정되는 전용 승용차는 신규 등록일부터 5년, 업무용 승용차는 6년이 지나면 교체할 수 있다. 온비드를 통해 관용차를 처리하는 한편, 관련 기관 홈페이지에서 매각할 차종과 일시를 알린다.

사설 자동차 공매장에서도 매각이 이뤄진다. 오토마트(www. automart.co.kr)에서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금융기관이 압류한 차량을 대상으로 한 자동차 공매제가 이뤄진다. 불법주차로 견인된 차량 중 장기간 찾아가지 않는 차량도 포함된다. 2000년 선보인 이래 공매 실적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 공매가 인기인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중고차 시세의 70~80% 수준에서 입찰이 시작돼 싸게 구입할 수 있고 공매에는 낙찰자가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2.2%)가 없다. 공매로 매각되면 대포차든 무보험차든 세금, 과태료, 압류, 근저당, 가압류 등 권리가 소멸된다. 회원 가입을 한 후 맘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데, 입찰 권한은 입찰 가격의 10%에 해당하는 입찰 보증금을 입금해야 한다. 매일 자정이면 입찰이 마감되고 개찰 결과와 매각 결정은 다음 날 오후 2시에 발표된다.

경찰청 유실물 공매

경찰청 유실물센터에서 실시하는 공매는 다양한 물건이 나온다. 유실물이나 점유 이탈된 동산이 대부분이다. 서울지하철공사나 도시철도공사는 유실물 중 귀중품에 한해 일주일간 보관하다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관할 경찰서로 이관하고, 서울지방경찰청은 1년 6개월간 보관한 후 공매로 매각해 국고로 산입된다.

유실물 공매는 현재 성동경찰서 경리계에서 대행해 치르고 분기별(3·6·9·12월)로 입찰을 진행하고 9월에는 보석류를 별도로 공매한다. 금, 다이아몬드 같은 귀금속은 시가보다 저렴하게 공매에 붙여지고 휴대전화, 노트북, 카메라 등은 낱개로 팔지 않고 일괄 처리해 매각한다.

따라서 보통 업자들이 주로 참가하는데 400~500개에 달하는 유실물을 100만 원 안팎에서 모두 입찰해 구입할 수 있다. 이 중에는 고가의 물건도 상당히 있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공영주차장 사업자·매점운영권 등

과거, 학교나 도서관과 같은 공공기관의 매점은 대개 기존 사업자가 연속성을 가지고 운영해왔고, 운영권에 대한 정보를 아는 극소수만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깜깜이 시장이었다.

그러나 2006년부터는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의 보유 자산을 매각할 때 온비드 시스템(www.onbid.co.kr)을 반드시 이용하도록 지정, 고시하게 됐다. 2012년 온비드에서는 총 8190여 건의 임대권이 입찰에 부쳐져서 4144명의 국민에게 제2의 인생을 열었다.

권리금이나 보증금 없이, 초기 비교적 저렴한 자금으로 수요처가 확보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온비드의 공공기관 임대 물건의 장점이다. 다만, 각 기관별 유동인구 수나 주변 상가들과의 경쟁관계 등이 운영수익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므로 입찰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꼼꼼한 사전조사도 수반돼야 한다.



유가증권·콘도·골프회원권 공매

체납자가 부동산이 없거나 압류 회수에 한계가 있으면 조세관청에서 체납자의 유가증권, 콘도, 골프회원권을 압류해 공매에 부친다. 이것들은 현재의 가격과 미래 가치를 따져보고 입찰해야 한다.

유가증권은 기업의 자산이 압류되면서 자사에 대한 주식이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수억 원에 해당하는 주식이 나오기도 한다. 기업 차원에서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체납한 세금을 내고 주식을 찾아오거나 직접 공매에서 낙찰 받는 경우가 있다.

콘도는 거의 지분 입찰이고, 콘도 분양 당시의 약관을 확인해야 하며 멤버십인지 오너십인지 확인해야 한다. 낙찰금 외에 연체된 연회비, 명의 개설료, 시설 보증금 손괴예치금, 취득세 등을 매수자가 부담할 수 있으므로 차후 발생할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사전에 충분히 알아봐야 한다. 골프회원권은 선물의 성격이 있다.

등기도 없고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만 부과된다. 골프장 회원권은 대부분 지분 참여자다. 골프회원권은 주식과 같이 실시간으로 변동돼 그 변동 폭이 크고 주기가 매우 짧다.

자동차부터 전자제품, 명품, 유가증권, 골프회원권, 공공기관 사업권 등 등기가 된 모든 물건이 공매 물건이 될 수 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