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OF THE MONTH
현대·기아차 그룹은 지난 1월 13일 본사의 디자인 조직을 확대하고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CDO)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자동차 디자인 부문에서 손꼽히는 스타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는 지난 2006년 기아차 영입 6년 만에 현대차 그룹 본사의 최초 외국인 사장 자리에 올랐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지난 1월 13일 현대·기아차 본사 그룹 디자인 총괄 사장에 임명됐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각사의 디자인 차별화를 바탕으로 브랜드 혁신을 꾀하기 위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담당직을 신설하고 슈라이어 부사장을 디자인 총괄 사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은 1953년 독일에서 태어나 뮌헨대 산업디자인학과, 영국 왕립예술대(RCA) 자동차디자인과를 졸업했다. 1980년 아우디에 입사하며 자동차 디자인에 발을 들인 뒤, 16년간 아우디 캘리포니아 디자인 스튜디오, 아우디 디자인 콘셉트 스튜디오, 폭스바겐 익스테리어 디자인부문 등으로 자리를 옮기며 자동차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착실히 닦아왔다.
‘유럽의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알려진 그는 지금까지 아우디 TT·A2·A6·A8 모델, 폭스바겐 뉴비틀, 람보르기니 시리즈 등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왔다. 특유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국내외 자동차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그는 지난 2006년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될 당시에도 “나의 디자인 철학에 경영진 측에서 어떤 개입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는 조건을 내걸어 이슈가 된 바 있다.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그는 기아차의 디자인에 ‘타이거 노즈 그릴’을 도입해 기아차의 모든 차종을 새롭고 강력한 스타일로 창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차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권위의 디자인 대상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에서도 상을 휩쓰는 쾌거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입 7년 만에 현대·기아차 그룹의 첫 외국인 사장 자리에 오른 슈라이더 사장은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장기적인 디자인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됐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각사의 비전과 브랜드 방향성에 맞춰 디자인 개발 초기 단계부터 양 사 간의 차별화를 점검하고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처’, 기아차의 ‘직선의 단순화’ 등 각사의 디자인 정체성을 강화하고, 유망 디자이너를 육성하며, 디자이너로서의 경험을 전수하는 등의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슈라이더 사장의 이번 승진이 현대·기아차의 질적 성장을 이끌 디자인 정체성 구축에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디자인 조직 강화 결정 역시 고객이 가장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인 디자인에서의 역량을 더욱 높이겠다는 포부로 분석했다.
김보람 기자 bramvo@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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