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SPACE] So hot, 서울의 새 랜드마크
도시는 끊임없이 변한다. 다만, 그 도시에 대한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유지해주는 건 일종의 상징, 즉 랜드마크(landmark)다. 서울의 랜드마크로는 오랫동안 남산, 한강, 숭례문, 63빌딩 등이 역할을 해온 터.

여기, 최근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이목이 쏠리며 서울을 대표할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는 곳들이 있다.


호텔 그 이상의 가치, 콘래드 서울
이그제큐티브룸
이그제큐티브룸
전 세계 20여 개에 불과한 최상급 럭셔리 브랜드 ‘콘래드 호텔(Conrad Hotel)’이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에 상륙했다. 콘래드 서울은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굴지의 호텔 기업 힐튼 월드와이드의 브랜드로 ‘스마트 럭셔리(smart luxury)’라는 슬로건 아래 모던한 세련미, 스마트한 고급스러움, 현대적·이국적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호텔 문화를 선보인다.

콘래드 서울의 총지배인인 닐스 아르네 슈로더(Nils-Arne Schroeder)는 “호텔은 단순히 하룻밤 묵기 위해 찾는 곳이 아니다. 콘래드 서울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고객들은 콘래드라는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가치’ 그 자체”라고 말하며 “고객 개개인 고유의 가치에 맞는 완벽한 서비스의 경험, 기존에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호텔 문화를 선보일 것”을 다짐한다.

콘래드 서울이 위치한 곳이 서울의 금융 및 업무 중심지인 여의도라는 점에서도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를 이루는 4개 빌딩 중 하나로 서울의 지하철 시스템과 편리하게 연결돼 어디서든 접근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김포·인천국제공항과도 가까워 비즈니스맨 및 외국인들의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 문화시설을 갖춘 인터내셔널 스타일의 쇼핑몰 IFC몰과도 바로 연결돼 있어 호텔 서비스와 함께 휴식, 문화, 쇼핑 등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실용성까지 갖추었다.
37 그릴 앤 바
37 그릴 앤 바
펄스에이트 수영장
펄스에이트 수영장
시설 면에서도 ‘스마트’와 ‘럭셔리’를 빼놓을 수 없다. 38층 규모의 콘래드 서울은 태양열을 이용한 최첨단 친환경 빌딩으로, 국내 최초로 도입한 애플 기반의 최첨단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434개의 전망 좋은 고급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한강과 도시의 전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37 그릴 앤 바’를 비롯해 독특한 콘셉트의 이국적인 레스토랑은 물론, 대형 연회장과 미팅 공간 등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시선이 집중되는 장소는 바로 럭셔리 피트니스 클럽의 진수를 보여주는 ‘펄스에이트(Pulse8)’다. 8층과 9층 두 개 층에 체련장, 수영장, 골프 드라이빙 레인지, 사우나 및 스파를 갖추었으며 테크노짐, 프레코 등 시설 또한 최첨단이다. 더욱 환상인 것은 천장과 유리창을 통해 풍부한 자연 태양광이 쏟아져 마치 야외 리조트 어딘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사실.






[HOT SPACE] So hot, 서울의 새 랜드마크
흥선대원군의 별장을 품은, 서울미술관

삼청동과 평창동 사이 인왕산 자락 부암동에 위치한 서울미술관을 그냥 ‘미술관’의 범주에 넣기란 아쉽다. 그도 그럴 것이 미술관을 둘러싸고 있는 비밀스러운 역사의 흔적이 특별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미술관이 들어선 부암동은 이미 서울의 주요 갤러리 및 미술관들이 밀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곳이 서울의 신 랜드마크로 조명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미술관이 들어선 곳은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알려진 ‘석파정’이다. 본디 석파정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26호로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은 곳이었으나, 지난 2006년 서울미술관 설립자인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이 경매에서 낙찰을 받은 뒤 이곳에 미술관을 짓고, 복원작업을 거쳐 일반에게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서울미술관과 석파정은 도시와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문화와 인간이 만나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
매트릭스 홀
매트릭스 홀
전시관
전시관
석파정 초입에 들어선 서울미술관은 지하 3층, 지상 3층의 큰 규모로 1, 2층에는 전시관이 위치하고 3층은 옥상정원이 석파정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안 회장이 제약회사 영업사원 시절부터 수집한 개인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사립 미술관으로, 사립 미술관으로는 삼성의 리움미술관 다음으로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1층과 2층에는 각각 전시실이 있으며 기획전과 상설전이 열린다. 3층에는 음향과 영상시설을 갖춘 대관홀 ‘매트릭스 홀’과 다양한 작품을 판매하는 뮤지엄 숍이 위치해 있고, 지하 1층 로비에는 커피 향기가 그득한 카페도 들어서 있다.
석파정
석파정
미술관 3층에서 연결된 야외 공간으로 나서면 석파정의 비밀스러움과 마주한다. 옛 한성의 경승지 중 하나로 빼어난 산수와 계곡을 자랑하는 석파정은 조선 말기 김홍근의 주도로 조영된 근대 유적으로 훗날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서로 사용돼 대원군의 호를 따 석파정이라고 불리게 됐다.

석파정은 언뜻 보면 새로 지은 한옥처럼 보이지만 150여 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건물이다. 본래 7채의 건물로 구성돼 있었으나 대부분 유실되고 현재 안채, 사랑채, 별채와 같은 살림채와 중국풍의 정자 등 4개 동이 남아 있다. 사랑채 서쪽 뜰에는 서울시 지정보호수 제60호인 노송이 자리 잡고 있어, 꿋꿋한 절개와 의지로 상징되는 조선시대 학자와 선비들의 기품을 느낄 수 있다.






문화와 지혜의 보고, 서울도서관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거나 빌리는 공간이 아니다. 그 나라와 도시의 문화적 수준을 대변하고, 나아가 시민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도서관의 탄생은 반가움을 넘어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1926년 준공된 옛 서울시청 건물은 등록문화재 제52호로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1946년부터 서울 시민과 함께 해온 옛 서울시청 건물이 4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서울을 대표하는 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도서관은 역사와 전통, 아름다운 건축미까지 자랑하는 세계의 유명 도서관에 버금가는 서울의 대표 도서관 역할은 물론, 서울 지역 도서관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도서관의 허브로 ‘서울의 정보 중심, 도서관의 중심 도서관’을 표방한다.

서울시는 서울도서관을 통해 궁극적으로 서울 시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쉽게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도서관은 주민등록상 서울시 거주자, 서울 소재 직장 및 학교에 재직·재학 중인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도서 대출을 원하는 이용자는 회원증 발급 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회원증 발급은 무료.
벽면서가
벽면서가
서울도서관은 연면적 1만8711㎡(순면적 9499㎡)로 지상 1~4층, 지하 3~4층 규모다. 책을 대출할 수 있는 일반자료실 1·2와 장애인자료실, 서울자료실, 세계자료실, 디지털자료실, 기획자료실, 정기간행물실 등 총 7개의 실과 지하 보존서고를 운영한다. 지상 층에는 10만여 권의 장서가 비치돼 시민들이 대출과 열람을 할 수 있고, 지하층에는 보존서고 10만여 권이 보관된다. 열람석은 총 390여 석이다.

서울광장과 접한 1층 정문 로비로 들어서면 일반자료실 1, 장애인자료실, 기획전시실이 있다. 로비 서편에 위치한 일반자료실 1에는 최근 2년간 발행된 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분야 2만여 권의 도서가 비치돼 있고, 어린이 도서 6200여 권을 비치해 자녀와 함께 가족 단위로 이용하기 편리하다.

동편에 위치한 장애인자료실에는 장애인들의 문화생활을 배려한 점자도서, 촉각도서 등이 1110여 종 비치돼있고, 기획전시실은 다양한 테마도서와 전문도서를 선정해 기획 전시를 하는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도서관 외관
서울도서관 외관
세계자료실
세계자료실
서울시 신청사와 연결된 2층에는 예술, 언어, 문학, 역사 분야의 2만1000여 권의 도서가 비치돼 있다. 눈길을 끄는 건 단연 1층에서 2층까지 이어지는 5m 높이의 ‘벽면서가’. 4200여 종의 영상자료 이용이 가능한 디지털자료실, 휴식공간인 북카페 ‘책사이’도 2층 내에 위치해 있다.

보다 전문적인 자료를 이용하고 싶다면 3·4층을 활용하시길. 3층 서울자료실과 서울기록문학관에는 서울의 행정 및 정책에 관한 일반 자료부터 전문 자료들이 축적돼 있으며, 4층 세계자료실에는 세계 각국의 주한 외국대사관 및 문화원에서 기증받은 자료와 외국어 자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박진영 기자 bluepjy@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