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를 둘러싼 여러 변수들이 복잡해지고 글로벌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자들 사이에 ‘중위험·중수익’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재테크 시장에도 중위험·중수익을 내세운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리스크 선호도별 투자 전략] 재테크 암흑기, ‘시중 금리+α’가 대안이다
전통적인 자산관리 관점에서 사실 중위험·중수익이란 개념은 생소하다. 그동안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상품은 예금을 비롯한 ‘원금 보장’ 상품과 ‘모 아니면 도’ 식의 투자형 상품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과거 상품으로는 더 이상 투자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3%를 갓 넘는 정기예금 금리와 치솟는 물가를 생각하면 더 이상 예금에 의지할 수 없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던 부동산 시장엔 냉기가 가실 줄 모른다. 그렇다고 주식이나 해외 펀드 등 고수익 상품에 섣불리 모든 자산을 투자했다가 소중한 은퇴 자금을 날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은 달리 말하면, 투자의 위험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통제하면서 수익률은 ‘시중 금리+알파(α)’를 안정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낼 수 있는 투자 구조의 상품이다. 홈런을 노리며 삼진을 많이 당하기보다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출루율을 높이자는 얘기다.



금융시장의 ‘셰일가스’를 찾아라

우선 지금이 왜 ‘재테크 암흑기’인지부터 짚어보자. 위기가 있는 곳에 틈새가 있다. 위기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에너지 위기’다. 석유가 고갈되고 석유 값이 치솟으면 경제가 대혼란에 빠진다는 가설이다.

‘셰일가스’ 개발은 에너지 위기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세계는 값싼 에너지를 원했고, 석유 대신 천연가스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은 경제대국으로 전통적인 에너지원을 대체할 제2의 석유가 절실했는데, 결국 셰일가스에서 해답을 얻었고 30년이 지난 지금 결실을 맺고 있다. 실제 셰일가스 매장량의 30% 이상이 북미에 집중돼있어 미국은 제대로 에너지 틈새를 발굴한 셈이다.

위기는 재테크 시장에도 찾아왔다. 우선 원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채권 투자에서는 몇몇 우량 기업의 부도로 회사채 투자에 대한 빨간불이 켜졌고 국채보다 높은 금리를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만 손실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하락해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도 많은 종목의 기초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손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자도 예전만 못하다. 서민들이 고금리 때문에 선호했던 저축예금의 경우도 금리가 2009년 대비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주식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더욱 괴로운 것은 전망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인데, 정치적 변수가 경제에 직접 영향을 주면서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재테크 시장에서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금융 상품의 ‘셰일가스’를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틈새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투자는 수익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실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50% 상승과 40% 하락을 10번 반복하면 결국 41% 손실이 발생하지만, 20% 상승과 10% 하락을 10번 반복하면 오히려 투자 수익은 47% 플러스가 발생한다.
투자는 수익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실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50% 상승과 40% 하락을 10번 반복하면 결국 41% 손실이 발생하지만, 20% 상승과 10% 하락을 10번 반복하면 오히려 투자 수익은 47% 플러스가 발생한다.
1. 롱숏 전략을 쓰는 주식형 펀드

최근 3년간 주식시장은 등락을 반복하면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주식시장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주식을 분석해보면 상승한 종목보다 하락한 종목이 많다는 사실은 의외로 모르는 투자자가 많다. 당연히 주식투자로 수익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발상을 달리해 본다면 오르는 종목보다 하락하는 종목을 맞추는 것이 확률적으로 쉬운 시장이다. 그렇다면 하락에 배팅하는 상품은 없을까.

이 같은 아이디어에서 나온 상품이 ‘롱숏펀드’다. 일반적으로 주식투자는 매수 전략이 기본인데, 롱숏 전략은 주식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주식을 빌려 매도한다. 상승할 종목을 사고, 하락할 종목을 파는 것. 예를 들어 자동차주를 사고 조선주를 파는 것이다. 매수만 했을 때보다 수익 가능성은 높이고 손실 확률은 줄이게 된다.

이 같은 전략을 쓰는 ‘트러스톤 다이나믹 코리아 50 펀드’의 경우 롱숏 전략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 안정적인 수익을 보여 왔다. 투자는 수익을 많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실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50% 상승과 40% 하락을 10번 반복하면 결국 41% 손실이 발생하지만, 20% 상승과 10% 하락을 10번 반복하면 오히려 투자 수익은 47% 플러스(+)가 발생한다.

롱숏펀드는 적은 비용으로 헤지펀드 효과를 누리기 원하는 투자자나 주식 직접투자 대신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 할 수 있다.



2. 최첨단 DLS 하이브리드

두 번째 틈새 중위험·중수익 상품은 ‘하이브리드 파생결합증권(DLS)’이다. 하이브리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하이브리드카’다. 자동차 연료로 가솔린과 전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차다. 하이브리드카는 언제 전기를 쓰고, 언제 가솔린을 사용해야 할지 자동제어시스템을 장착해 저속일 때는 전기를, 고속일 때는 가솔린으로 자동 변환시켜 준다. 속도에 따라 효율적으로 연료가 공급되는 셈.

요즘 관심이 높은 해외 채권 투자에도 경기 속도에 따라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DLS가 있다. 바로 ‘하이일드 본드펀드 로테이터 DLS’다. 이 DLS는 로테이터 전략으로 고금리를 추구한다. 글로벌 경기에 따라 해외 채권 시장이 상승 추세에 있다면 하이일드 채권과 이머징 채권에 100% 투자해서 수익성을 높이고, 하락 추세에 있다면 미국 국채에 투자해서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자동적으로 추세를 판단해 안정성과 수익성에 기여한다는 전략인데, 당연히 한 방향 투자가 성공했을 때보다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손실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로 중위험·중수익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다.

특히, 이 상품의 특징은 해외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을 추종하면서도 원금을 100% 보장해준다는 것이다. 과거 11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연평균 수익률은 9.4%, 최저 수익률은 3.4%, 최고 수익률은 19%를 기록했다.

해외 채권 투자의 매력에 로테이터 전략이 추가되면서 하이일드 채권이나 이머징 채권이 침체일 때 오히려 진가를 발휘했다. 이 상품은 은행예금을 선호하고, 100% 원금 보장을 원하는 투자자, 그러면서도 시중 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 마지막으로 해외 채권 투자에 관심이 있으나 환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가지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3. 위안화 가치 상승이 없어도 4% 수익, 딤섬본드

요즘 흔하게 서울 명동이나 강남에서 중국 관광객을 목격할 수 있다. 그만큼 중국 관광객이 늘었다는 것인데,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니다. 중국인의 해외여행족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해외 소비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며 이는 곧 중국이 강해지고 통화가치가 높아졌다는 증거다.

중국이 강해지면 우리도 혜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바로 ‘딤섬본드’가 있다. 딤섬본드는 홍콩에서 발행된 위안화 표시 채권으로, 우리나라 기업이 외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중국 통화로 해외에서 발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딤섬본드는 위안화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수익률이 비례적으로 상승한다.

또한 위안화 가치의 상승이 없더라도 기본 수익률 4%에 위안화 가치 상승에 따라 초과 수익이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위안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은 비과세 혜택이 있어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도 유리한데, 국내 단기 금융 상품 중 최고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재정절벽으로 달러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시대가 열리면서 경제성장과 위안화 환율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위안화 절상이 딤섬본드 투자에는 아주 유리한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딤섬본드는 1년 미만의 단기 자금을 운용하면서 위안화 절상을 기대하는 투자자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서 절세 고민이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다.
[리스크 선호도별 투자 전략] 재테크 암흑기, ‘시중 금리+α’가 대안이다
4. 절세 효과와 안정적 배당 수익, 유전펀드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에너지 물가상승률에서 난방비가 제일 많이 올랐다고 하니 주부들이 고민이 될 법도 하다. 하지만 유가가 오르면 즐거워지는 투자도 있다. 바로 유전펀드다. 유전펀드는 유전 개발 사업에 투자해 원유 및 가스를 생산,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을 기초로 배당을 분배하는 실물 투자 펀드다. 유가가 오르면 수익률이 올라서 좋고 유가가 내리면 난방비가 줄어서 좋다.

유전펀드는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분리과세 혜택이 있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게 매우 유리한 상품이다. 아쉽게도 수시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어서 희소성이 높다. 유전펀드에 투자하려면 공모 때 청약하거나 이미 상장된 펀드의 주식을 사면 된다. 향후 유가는 전 세계적으로 통화량이 증가하고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면 투기 수요의 증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 진행 중인 중동 리스크는 유가 상승을 유발하는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5. ELS가 랩을 만났다, 자문형 ELS랩

ELS 발행액이 지난해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ELS는 핫(hot)한 상품이다. 하지만 기초 자산을 잘못 선정해 만기에 ‘반 토막 수익’을 기록할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ELS 투자는 원금 보장 상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기초 자산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만 하락하지 않는다면 ELS는 기초 자산이 보통 40% 수준으로 빠져도 10%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뛰어난 투자 수단이다.

최근 출시된 ‘자문형 ELS랩’은 종목 선정에 ‘최고수’인 자문사가 종목 선정을 맡고 판매사는 위험 관리를 맡는다. 5개 내외의 ELS에 분산투자 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고, 편입 ELS의 조기 상환 시에는 판매사 운용역이 최적의 ELS를 찾아 재투자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시황에 맞는 다양한 구조의 ELS 편입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해당자에게는 ‘월 이자 지급식 ELS’를 활용해 수익 발생 시기를 분산시키는 등 새로운 세제개편안에 적극 대응한 것도 장점이다.

이 상품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지수형과 종목형 ELS의 중간 정도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전성을 원하는 기존 주식 투자자와 안전 자산의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고자 하는 은행권 고객 등 중위험·중수익 니즈 고객에게 새로운 투자 대안이 될 전망이다.




조완제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