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 WEALTH MANAGEMENT

경제활동인구는 줄고 노령 인구는 증가하는 고령화 시대, 은퇴 이후의 삶은 과거에 비해 훨씬 길어졌지만 예전처럼 자식들에게 부모 부양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생활 자금 준비가 필수적이다.

즉시연금, 주택연금 등의 상품을 활용하면 매월 일정액의 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과거에 비해 경제활동 기간은 현저히 줄어든 반면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은퇴 후의 삶은 훨씬 길어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는 줄고 노령 인구는 증가하면서 더 이상 젊은 세대가 부모 세대를 부양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현상은 은퇴 후 생활 자금 확보가 매우 중요한 일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은퇴 후 삶을 대비해 미리 자산을 축적한 경우에는 별 걱정 없이 행복한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녀 교육, 부모 부양, 가족의 질병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은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엔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은퇴 자금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채 은퇴를 맞이한 이들이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00세 시대 현명한 은퇴 준비법
100세 시대 현명한 은퇴 준비법
첫째, 즉시연금 상품이다.

즉시연금은 2012년 8월 8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여러 금융 상품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목돈을 예치하면 바로 다음 달부터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어 생활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 크게 상속형과 종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상속형은 피보험자가 사망할 때까지는 이자를 지급받고 사망 시 원금을 지급받는 방식이고, 종신형은 피보험자가 사망할 때까지 원금과 이자를 지급받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A보험사에 가입했을 때(2012년 12월 5일 기준·피보험자 60세·공시이율 연 4.45%인 경우) 20년 만기 상속형 상품은 매월 약 33만2000원을 지급받을 수 있고, 100세 보증 종신형은 매월 약 41만7000원을 지급받게 된다. 단, 즉시연금 보험은 매월 공시이율이 변동되는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최저 보증 이율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반면, 1억 원을 매월 이자 지급식 정기예금으로 1년제에 가입해(연 3.1%인 경우) 기본 세율을 적용할 경우 매월 세후 수령액이 21만8000원 정도다. 또한 예금의 경우 이자 소득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에 합산되므로 최고 세율 구간 적용 시 실 수령액은 월 15만 원 정도로 현저하게 줄어든다.
현금 자산에 여유가 있을 땐 은행예금보다 즉시연금 보험이 생활 자금 확보에 유리하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엔 주택연금을 활용해 볼 만하다.
현금 자산에 여유가 있을 땐 은행예금보다 즉시연금 보험이 생활 자금 확보에 유리하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엔 주택연금을 활용해 볼 만하다.
둘째,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이다.

주택연금이란 만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연금 방식으로 노후 생활 자금을 지급받는 상품이다. 국가가 보증하는 금융 상품(역모기지론)이므로 지급 중단의 위험이 없고, 가입자와 배우자 모두에게 평생 거주 및 평생 연금 지급이 보장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해봤을 때 금리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주택연금의 대출 금리는 일반적으로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1.1%를 더해 측정한다. 저당권 설정 시 등록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 국민주택채권매입 의무가 면제되므로 초기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주택연금 대상 주택에 세제 지원도 주어진다. 5억 원 미만 주택에 한해 재산세 25%가 감면되며(5억 원 초과 시엔 5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감면), 대출 이자 비용은 연간 200만 원 한도 내에서 연금 소득 공제 대상이 된다.

주택연금 지급 방식은 매달 일정 금액을 소멸 사유 발생 시까지 평생 지급받는 종신 지급 방식과 일정 한도(대출 한도 50%) 내에서 수시 인출 한도를 설정한 후 나머지 부분에 대해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받는 종신 혼합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월 지급금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옵션 설정(연간 3%씩)도 가능하다.

연금 지급준비금은 현재의 주택 자산 가치로 매겨지는데 부부가 원하면 언제든지 전액 또는 일부 정산이 가능하다. 부부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의 연금 수령액이 주택의 자산 가치보다 높을 경우 부족한 금액을 따로 청구하지 않는다. 연금 수령액이 주택의 자산 가치보다 적을 경우엔 잉여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주택연금은 자격 제한이 있다. 현재는 주택 소유자 본인과 배우자가 만 60세 이상이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소유자만 60세 이상이거나 주택이 부부 공동 소유일 경우 연장자만 60세 이상인 경우로 제한이 완화될 예정이다. 단, 1세대 1주택 보유자에 한하며 시가 9억 원 이하의 주택 및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된 노인 복지 주택에 해당된다. 또한 본인 또는 배우자가 실제 거주해야 하고 경매, 압류, 가압류, 가등기, 전세권, 임대 계약 등이 없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현금 자산에 여유가 있을 땐 은행예금보다 즉시연금 보험이 생활 자금 확보에 유리하고,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을 활용해 볼 만하다. 단, 즉시연금 보험 가입 시 현금이 장기간 묶이게 되므로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임은영 외환은행 압구정중앙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