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QUEUR SPECIAL
별처럼 반짝이고 투명한 기포가 환상적인 샴페인. 그 화려함 때문에 특별한 자리에서 요란하게 터트려야 할 음료라고만 떠올린다면 그건 편견이다.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톡 쏘는 맛과 상큼한 향을 지닌 황금빛 샴페인은 특별한 순간에는 기쁨을 함께 하고, 특별할 것이 없는 순간에도 위로를 함께 한다. 이렇듯 샴페인은 특별하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시는 그 순간, 특별해진다. 01. 샹파뉴, 그리고 샴페인일반적으로 모든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을 샴페인(Champagne)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전통 샹파뉴 제조 방법으로 생산된 것만을 샴페인이라고 칭할 수 있다. 어떤 나라, 어떤 지역도 기포가 들어갔다고 해서 함부로 샴페인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는 것이다.
샴페인은 샹파뉴의 영어식 표현일 뿐이며, 프랑스 내에서도 부르고뉴, 알자스 지역 등에서 생산된 것은 크레망(crement), 보르도 등 다른 지역들에서 생산된 것은 뱅 무쐬(vin Mousseux)라고 한다. 이탈리아산(産)은 스푸만테(spumante), 스페인산은 카바(cava), 독일산은 젝트(sekt)라고 부른다. 한 마디로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모든 스파클링 와인이 샴페인은 절대 아니다. 02. 병 속에 반짝임을 담다, 돔페리뇽
17세기 샹파뉴 지역 베네딕트 수도원의 와인 담당 수도사였던 돔 페리뇽(Dom Perignon)은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지하 저장고의 와인들이 병 속 효모들로 인해 탄산가스가 만들어져 갑자기 터져 버리는 것을 발견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발효 시 병 속에서 발생하는 탄산가스의 압력을 버틸 수 있는 코르크 고정 철사를 개발했으며 레드 와인 압착 기술도 발전시켰다. 우연에 의해 생겨난 산출물을 구체적인 생산물로 바꾸어 놓은 돔페리뇽은 샴페인을 최초 발명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가 연구한 정제술과 제조 기법은 현재 우리가 말하는 샴페인 제조의 기반이 됐다. 03. 샴페인이 탄생되기까지, 제조 방법
수확(vendanges) 및 압착(pressurage) 당도가 낮고 산도가 높은 9월 중순이나 10월 초, 수작업으로 수확 후 24시간 내에 압착한다. 1차 발효(premiere fermentation) 보통 포도 품종 별로 약 3~8주 동안 1차 발효가 이루어진다. 혼합(assemblage) 각 하우스의 전문가들이 각기 다른 와인을 블렌딩해 고유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병입(tirage) 블렌딩을 마친 와인을 설탕과 효모를 첨가해 병입한다. 2차 발효(deuxieme fermentation) 병을 옆으로 눕혀 수개월 동안 영상 10~12도에서 보관한다. 각각의 병 속에서 탄산가스로 변환되는 이 2차 발효 과정을 거치는 것이 전통적인 샹파뉴 제조방법(methode campenoise)이다. 숙성(sejour en gave) 온도가 더 낮은 곳으로 옮기거나 그대로 숙성을 시킨다.
병 돌리기(remuage) 효모의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병을 거꾸로 세워 여러 방향과 각도로 돌리면서 병 목에 찌꺼기가 쌓이도록 한다. 약 6~8주 동안 진행되며 최고급 샴페인은 아직도 수작업을 거친다. 찌꺼기 제거(degorgement) 영하 25~30도의 냉각 소금물에 병목 부분만 얼려 마개를 따면 병 목에 쌓인 찌꺼기들이 압력에 의해 밖으로 튕겨져 나온다.
도자쥐(dosage) 손실된 와인만큼 일정량의 와인과 설탕을 첨가해준다. 그 후 바로 코르크로 입구를 막고 철사로 단단하게 고정하는 작업이 끝나면 하나의 상품, 즉 한 병의 샴페인이 탄생하게 된다. 04. 포도 품종에 따른 성격 차이 샴페인은 적포도 품종인 피노 누아르(pinot noir), 피노 뫼니에르(pinot meunier), 그리고 청포도 품종인 샤르도네(chardonnay) 이 세 가지 포도를 사용하지만, 샴페인 하우스에 따라 한 품종만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
100% 샤르도네만으로 만든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적포도를 사용한 샴페인을 블랑 드 누아르(blanc de noirs)라 부른다.
핑크빛의 로제 샴페인(rose champagne)은 이미 만들어진 샴페인에 레드 와인을 블렌딩해 만들며, 이 방법은 오로지 샹파뉴 지역에서만 허용된다. 소수의 샴페인 하우스에서는 적포도 껍질을 일정 기간 담가 핑크빛을 내는 경우도 있다.
05. 당도에 따라 달라지는 샴페인
달콤한 샴페인을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높은 산도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설탕을 첨가해 당도를 결정한다. 06. 넌빈티지, 또는 빈티지
샴페인은 여러 지역 밭의 포도, 생산연도가 각기 다른 포도를 블렌딩해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 수확연도가 라벨에 표시돼 있지 않다. 이렇게 불특정한 해에 수확한 포도를 섞어 만들어 생산연도가 표기돼 있지 않은 샴페인을 넌빈티지(non vintage·NV)라 칭한다. 생산연도가 표기된 빈티지(vintage) 샴페인은 포도 품질이 좋은 특정한 해에 수확한 90점 이상 포도의 특성을 살려서 만든 샴페인을 말하며, 그 위로 빈티지이면서 품질이 최고로 뛰어난 해에 가장 작황이 좋은 포도원에서 생산한 100점짜리 최고급 포도만으로 만든 샴페인을 프레스티지 퀴베(prestage cuvee)라 한다. 07. 샴페인에 대한 애티튜드
온도에 약한 샴페인은 차게 마셔야 제맛이다. 서늘한 곳에 두었다가 마시기 전, 약 30분 정도 물과 얼음을 반반씩 담은 아이스 버킷에 담가놨다 마시도록 한다. 보통 잔에 따를 때 섭씨 6~8도 정도가 최적의 온도이며 입에 들어갈 때는 10도 정도가 가장 좋다. 가늘고 긴 플루트(flute) 잔에 3분의 2 정도 따른 뒤, 먼저 눈으로 거품을 즐기고 코로 향을 감상한다. 길쭉한 모양의 플루트는 샴페인의 향과 기포가 가능한 한 오래 남을 수 있도록 해주며 마실 때 손의 온도에 의해 샴페인이 미지근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특히, 요란하게 거품을 내며 샴페인을 터트리는 건 잘못된 상식으로 한 손으로 코르크 마개를 누르고 코르크를 지탱하고 있는 와이어 철사를 풀어 천천히 부드럽게 빼낸다. (왼쪽부터) 페리에 주에 벨레포크 2002
PERRIER-JOUET Belle Epoque 2002
벨레포크는 최상급 포도원에서 재배된 샤르도네가 높은 비율로 블렌딩돼 섬세하고 우아한 맛과 향이 특징. 감귤류와 백색 과일, 그리고 이국적인 과일 향으로 시작해 밀랍과 꿀, 누가, 감초 향기로 끝맛을 감싸준다. 높은 함량의 피노 누아르의 부드러운 맛이 전반적인 틀을 구성하고, 소량의 피노 뫼니에르가 무게를 더한다. 알코올 12.5%, 750ml, 22만 원
도츠 블랑 드 블랑 2004
DEUTZ Blanc de Blancs 2004
1838년에 설립돼 5대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도츠. 100% 샤르도네 특유의 연둣빛이 감도는 황금빛으로 자몽, 말린 꽃, 백도 등의 강렬한 아로마와 더불어 레몬 향이 상큼한 첫맛을 선사한다. 견과류, 구즈베리, 오렌지류의 과일 향이 오래 지속돼 초보자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연 600병만 한정 수입된다. 알코올 12%, 750ml, 가격 미정
돔페리뇽 빈티지 2003
Dom Perignon Vintage 2003
최악의 기후로 기록된 2003년, 모든 악조건을 뛰어넘어 8년간의 숙성을 거쳐 탄생했다. 플로럴 노트와 미네랄 향을 중심으로 설탕에 절인 과일, 장뇌 잎의 향을 거쳐 스파이스와 감초 뿌리의 진한 향으로 마무리된다. 처음에는 부드럽고 미네랄 향이 강렬하게 오래 지속되며 정제된 쓴맛과 요오드의 짠맛이 느껴진다. 알코올 12.5%, 750ml, 30만 원대
멈 밀레짐 2002
G.H.MUMM Millesime 2002
멈 밀레짐 2002는 입 안 가득 풍부한 거품이 느껴지면서도 결코 지나치게 강하지 않고, 부드럽고 완벽한 맛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는 것이 특징. 복숭아, 사과 등 백색 과일의 풍부함에 레몬과 포도 향이 결합돼 신선함과 생동감을 더해주고 캐러멜 향이 가미된 바닐라와 건과류, 꿀맛이 오랜 여운을 남긴다. 알코올 12%, 750ml, 10만 원대
크루그 그랑 퀴베
KRUG Grande Cuvee
크루그의 정신을 표현하는 샴페인으로서 크루그의 우주라 불리며 최대 60년 이상 숙성된 150여 가지의 리저브 와인과의 블렌딩을 통해 생산된다. 활기찬 기포와 풍부하고 우아한 풍미가 특징. 꽃과 말린 과일, 진저 브레드 등의 아로마가 전달되며 시트러스 과일, 브리오슈(버터가 많이 들어간 프랑스 빵)와 꿀의 풍미가 인상적이다. 알코올 12%, 750ml, 30만 원대
모엣&샹동 임페리얼
MOET&CHANDON Imperial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샴페인이며 모엣&샹동의 가장 대표되는 샴페인이다. 신선한 과일 향과 흰색 꽃 향기가 조화를 이루고 브리오슈 향이 부드럽게 미각을 자극하며, 다육질의 향기로운 향을 전달해 신선함이 오래 지속된다. 샐러드 또는 생선이나 흰색 육류로 만들어진 모든 음식 등과 잘 어울린다. 알코올 12%, 750ml, 7만 원대
뵈브 클리코 브뤼 옐로 레이블
VEUVE CLICQUOT Brut Yellow Label
뵈브 클리코 하우스 스타일을 대표하는 옐로 레이블은 특유의 새콤함 때문에 유독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샴페인. 백색 과일 향이 지배적인 첫 번째 향에 이어 브리오슈와 바닐라 향이 느껴진다. 크리미한 질감과 신선하면서도 강렬한 맛으로 시작해 포도, 살구, 복숭아 등 과일의 상쾌한 산도가 섬세하게 퍼진다. 알코올 12.5%, 750ml, 9만2000원 양정원 기자 neiro@kbizweek.com
포토그래퍼 김유철(FIESTA studio: 모델) 강건호(PIUS studio: 제품) 모델 Sander 제품 협찬 도츠 02-3497-6888 페리에 주에·멈 02-3466-5700 돔페리뇽 02-2188-5111 모엣&샹동 02-2188-5111 크루그·뵈브 클리코 02-2188-5100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