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금융시장은 거시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미국 및 유럽의 재정 문제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있지만 필요 시 통화정책의 순응적 기조와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금융시장의 시스템 및 거시금융 측면에서 최대 위험 요인은 가계 부채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문제다. 가계 부채의 적정화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음은 긍정적이나 부동산 가격 조정이 장기화될 경우에 금융권에 미칠 영향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금융시장의 안정성은 가계 부채 문제의 조정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부실 규모의 확대나 유동성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또한 부동산 시장의 상황과 연계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2013년 중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낮지만 금융시장의 최대 잠재 불안 요인임은 틀림없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정책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점은 긍정적이다.
[2013 자산시장 ‘지뢰’ 찾기] 금융시장 “가계 부채, 원·엔 환율 상승 등이 금융시장 최대 불안 요인”
주식시장
환율에 따른 수출 시장의 불확실성이 위험 요소

2013년 주식시장의 경우 기업 부문의 수익성이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내적 내수 기반이나 투자 유인이 완연히 개선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율의 움직임에 따른 수출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은 잔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진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과 금융시장, 가계 부문을 중심으로 한 디레버리지(deleverage)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글로벌 경제의 하방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편 신흥 경제를 중심으로 한 소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뿐만 아니라 중국 및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중산층 수요의 확대는 주식시장의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장기 사이클 국면에 진입하는 산업이나 경기순응성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한 조정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일부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이 대두되거나 금융업의 연체율 추이와 맞물린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부정적 평가가 초래될 경우 주식시장의 조정 국면이 초래될 수도 있다.

투자 수요 측면의 경우 통화정책 기조의 유지 여부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패턴이나 중장기 투자 유인이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유동성에 의한 영향력은 확대될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연기금의 운용 규모 및 퇴직연금의 확대에 따른 중장기 수요 기반을 감안할 때 수요 측면의 위험 요인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 재정 위기가 심화되거나 스페인 구제금융의 지연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이 확대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2013년 중에도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른 이벤트 위험(event risk)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2013 자산시장 ‘지뢰’ 찾기] 금융시장 “가계 부채, 원·엔 환율 상승 등이 금융시장 최대 불안 요인”
채권시장
장기 채권 금리 계속 하락하나

채권 시장의 조정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장기 채권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채권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및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와 일본은행(BOJ)의 엔화 약세 정책에 따라 유동성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채권 시장의 버블이라고 할 만큼 장기 채권 금리의 하락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통화량 확대는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정책의 전환이 초래되거나 인플레이션 헤지에 따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 금리의 움직임은 글로벌 경제의 급격한 회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낮고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유동성을 감안할 때 단시일 내에 급격히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안전 자산 선호가 지속됨에 따른 유동성 자금의 확대는 국채 금리의 급변동 위험을 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사채 또는 기업어음(CP) 시장 등 경기회복세의 약화에 따른 위험을 감안해 양극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회복에 따른 거시경제적 여건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성장성이나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어 신용 스프레드는 다소 확대될 수 있다. 2013년에도 신용 프리미엄에 의한 차별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시장
엔 약세 위협적

2013년 금융시장의 관심은 무엇보다도 외환시장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달러 유동성 위기로 인해 원·달러 환율의 상승 국면이 이어진 바 있었다. 그러나 양적완화와 통합스와프에 의한 정책적 노력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신기술 관련 소비 확대에 힘입은 수출 확대와 경상수지 개선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를 이끌 수 있었다.

특히 유럽 재정 위기를 틈탄 글로벌 자금의 신흥 시장 유입과 BOJ의 양적완화는 아시아 통화의 전반적인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 변화유럽 재정 위기의 불안이 재차 확산되지 않은 한 2013년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반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주로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입과 경상수지 추이와 밀접히 관련돼 있다. 즉, 유럽 시장의 안정화에 따른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 가능성에 대비하고, 원·엔·달러의 약세로 인한 국내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인해 초래될 수 있는 무역수지 악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2013년 외환시장의 핵심 이슈는 원·달러 추이에 비해 엔·달러의 추이와 이와 맞물린 원·엔 시장의 움직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2013년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위험 수준은 대내외적으로 아직까지 잔존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잠재 위험에 대한 인식과 저변이 확대돼 왔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2013년 금융시장의 위험 관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내외 금융시장의 중장기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있을 것이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