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Column

지난 10월, 한국의 ‘글로벌 그린 외교’성과와 리더십이 여실히 드러나며 전 세계의 이목이 다시 한 번 한국에 쏠렸다. 환경 분야에서 세계은행(WB)이라 할 수 있는 ‘녹색기후기금(Global Climate Fund)’을 인천 송도에 유치하면서 녹색성장에 대한 국가적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다.

더불어 ‘글로벌녹색경영연구소(Global Green Growth Institute)’가 출범한 지 2년 4개월 만에 국제기구로 전환되는 성과도 거뒀다. 한국이 지속 가능한 개발과 성장을 염두에 두고, 꾸준히 노력해온 결실을 비로소 맺은 것이 아닐까.

한국 정부가 외교 무대와 국내에서 ‘녹색성장’ 정책을 이끌어 왔다면, 한국 기업들도 이에 맞춰 환경 의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변화해나가고 있다. 자동차, 전자, 식음료 등 여러 산업은 제품 생산 단계에서부터 환경 발자국을 줄이고, 소비자의 환경 의식을 높이기 위한 여러 캠페인을 하기도 한다. 금융권에서는 환경부와 협력해 소비자의 ‘녹색 소비’를 지원하기 위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생활 속에서 만들어가는 ‘그린 리더십’
소비자 작은 실천에서 시작

‘지속 가능한 녹색성장’을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은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고, 세계무대에서 그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의 ‘그린 리더십’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이미 많은 한국 가정에서는 쓰레기 분리수거와 같은 1차적인 녹색 생활을 하고 있고, 국민의 환경에 대한 의식 또한 상당히 높다. 미국 지리학협회인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사이어티(Na-tional Geographic Society)가 올해 7월 발표한 ‘그린덱스(Greendex 2012)’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7개국 가운데 5위로 환경에 대한 소비자 의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의 환경 의식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10개국 소비자 중 약 74%가 비슷한 가격과 품질이라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했으며, 이 중 70% 정도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10개국 소비자 중 60%는 ‘탄소성적표지(carbon footprint)’ 등과 같은 친환경 로고나 용어에 익숙하다고 답해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더욱 환경 의식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의 ‘그린 리더십’, 녹색 소비와 녹색 생활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지속 가능성’에 있다. 국제기구, 국가 기관이나 기업에서 아무리 친환경 정책과 제품을 만들어낸다 할지라도, 소비자들의 의식과 생활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인 녹색성장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단체뿐 아니라 소비자 개개인이 생활습관에서 녹색 소비에 대한 의식을 갖추고, 스스로 정부와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여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녹색성장’을 위한 합의점을 찾는 데 노력해왔지만, 눈앞에 성장을 좇다 결국 이상 기후 현상만을 마주하게 됐다.

일상 속에서 녹색 소비나 녹색 생활을 습관화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쓰지 않는 전자제품의 전원은 뽑아두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거나 사용을 줄이며, 제품 구매 시 탄소성적표지를 확인하는 등 여러 작은 습관들을 먼저 실천할 것을 추천한다. 시작은 일상생활에서부터 작게 시작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린 리더십’ 공동체를 이루게 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성’에 어느 때보다 무게가 실린 지금, 당장의 경제 상황만을 보는 것이 아닌, 우리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소비자들의 환경 의식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하더라도,‘지속 가능한 녹색성장’을 이끌어가는 것은 환경 의식과 책임감을 가진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이며, 상호간의 모니터링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크리스 케니얼리 테트라팩 코리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