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자산관리 트렌드 중 대표적인 것은 월지급식 금융상품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증가하고 있고 201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 내외로 예상되는 등 저성장, 저금리 기조로 인한 월지급식 금융상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고액자산가들에게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가 유동성 확보다. 자산가들은 유동성이 부족한 부동산 등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불확실한 미래의 이익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혜택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는 쉽지 않다. 시중에는 다양한 월지급식 상품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고액자산가들의 관심과 투자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월지급식 상품은 브라질 국채와 즉시연금보험이다. 이들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절세효과 때문이다.

브라질 국채는 한·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라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상품이다. 작년부터 판매가 본격화됐는데 최근 종합과세 한도가 3000만 원으로 하향 예고되면서 총 판매액이 2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현재 브라질 국채의 표면금리는 연 10% 정도다. 만기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만기가 10년 정도 남은 채권은 토빈세, 금융거래세를 빼면 약 6%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즉시연금은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장기 상품이므로 장기적인 계획과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물론 헤알화 가치의 하락으로 걱정하는 투자자도 있다. 그러나 투자 기간 동안 금리도 떨어져 채권가격은 상승했다. 헤알화 가치가 떨어진 것을 채권가격으로 일정수준 상쇄한 것이다. 또한 브라질 정부가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금리를 낮춰서 헤알화 가치를 일부러 떨어뜨린 경향이 있고 2014년 월드컵,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등 메이저 스포츠 이벤트를 감안한다면 향후 헤알화 강세가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브라질 채권을 투자할 때 매달 지급 받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월지급식 상품을 이용하고, 복리투자를 통해 수익을 더하고자 한다면 재투자형 상품을 이용하면 된다.

즉시연금은 시장에 출시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2010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즉시연금 금리는 가입 당시 공시이자율에 따라 연금액이 결정되는데 현재 연 4.4~ 4.9% 정도다. 가입 이후 매월 비과세로 이자를 수령할 수 있다. 공시이율은 3개월마다 변경 공시되며 대부분의 상품들은 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최저 연 2.5%(10년 후에는 2%)의 금리를 적용 받도록 한도를 정하고 있다.

즉시연금은 2012년 세법 개정에 따라 2013년부터 이자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고액자산가들의 가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정세법에 따르면 내년부터 즉시연금가입자는 종신형으로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세가 부과되며 다른 방법을 선택하면 이자소득세 부과에 종합과세 해당 여부까지 따져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대형 보험사의 즉시연금 판매액은 2010년 9800억에서 2011년 1조3000억을 넘어 올해는 상반기만 1조4000억을 넘어섰다.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즉시연금은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10년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장기 상품이므로 장기적인 계획과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1~3개월마다 시장금리를 반영해 공시이율을 변경하기 때문에 연금액이 변경될 수 있어 예상했던 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2011년 8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의 재정 위기 등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 폭이 예측 가능한 범위보다 커졌고 큰 손해를 본 자산가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낮아졌다. 이러한 자산가격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과 향후 저성장에 따른 저금리 기조, 급속한 노령화 삼박자가 월지급식 상품 수요의 확대라는 새로운 자산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ASSET COLUMN] 2012년 자산관리 트렌드  월지급식 금융상품
이승복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